제네시스, 극한 레이스 질주… 유럽 시장 뚫는다
2026.06.15 00:34
13일(현지 시각) 프랑스 도시 르망의 ‘라 사르트’ 서킷에서 열린 세계 최고 권위의 내구(耐久) 레이스 ‘르망 24시’. 1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이 레이스 출발선에 최초로 태극기가 걸렸다. 현대차그룹의 제네시스가 최고 등급 경주인 ‘하이퍼카 클래스’에 출전한 것이다. 이 경주는 차량 1대를 드라이버 3명이 번갈아 운전하며 24시간 내내 평균 215~220㎞의 속도로 서킷을 돌아야 한다. 주행 거리만 총 5000㎞에 달한다. 이 대회를 보기 위해 르망을 직접 찾는 사람만 매년 30만명 안팎에 이른다.
이날 현장에는 정의선 현대차 회장을 필두로 장재훈 부회장, 호세 무뇨스 사장, 루크 동커볼케 최고디자인책임자(CDO) 등 그룹 수뇌부가 총출동했다. 단순한 모터스포츠 관람이 아니라, 제네시스의 글로벌 잔혹사로 꼽히는 ‘유럽 시장’의 돌파구를 찾기 위한 현장 지휘였다.
현대차가 제네시스를 앞세워 유럽의 각종 레이스 무대를 잇따라 두드리는 까닭은 진정한 ‘럭셔리 브랜드’로 인정받기 위해서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유럽에서 총 104만대를 판매하며 폴크스바겐, 스텔란티스, 르노에 이어 4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로 좁혀 보면 성적표는 초라하다. 지난해 제네시스의 판매량은 약 2500대에 그쳤다. 같은 기간 제네시스가 미국에서 8만대 이상을 팔아 치우며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한 것과 대비된다.
유럽은 BMW, 메르세데스-벤츠, 포르셰, 페라리 같은 유구한 역사를 지닌 프리미엄 브랜드들의 본고장이다. 현지 소비자들은 차량 편의사양이나 디자인보다 모터스포츠 무대에서 쌓아 올린 신뢰성과 기술 계보를 중시한다. 출범 11년 차를 맞은 후발 주자 제네시스가 마케팅만으로는 유럽의 두터운 장벽을 뚫지 못하고 고전해 온 이유다. 여기에 최근 가성비와 자율주행을 무기로 파고드는 중국 자동차들의 공습까지 더해지며 샌드위치 신세가 될 우려도 커졌다.
현대차그룹 수뇌부가 내린 결론은 정공법이었다. 자동차의 엔진, 변속기, 냉각장치의 한계를 24시간 동안 시험하며 완주 자체로 기술력을 증명하는 르망 24시에서 포르셰, 페라리와 정면 승부를 벌여 인정을 받겠다는 것이다. 첫 도전에서 완주도 못 하고 실패할 가능성도 없지 않지만 이 대회에서 존재감을 드러낼 경우 유럽 소비자들에게 품질과 브랜드를 한 번에 알릴 수 있다는 계산을 했다고 한다. 실제 유럽의 고급·고성능차 맹주인 페라리, 포르셰, 아우디 등은 오랫동안 이 대회를 주름잡았다.
제네시스는 또 이번 르망 24시 진출을 계기로 유럽 시장 판매량을 2030년까지 현재의 5배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재 유럽 7개국에만 진출해 있는데 2027년까지 폴란드·포르투갈·덴마크·오스트리아에 추가로 진출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내연차와 순수 전기차뿐만 아니라, 제네시스 하이브리드와 EREV(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 등도 내놓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제네시스는 또 이번 르망 출전을 통해 확보한 데이터와 경험을 향후 고성능차 개발 과정에서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현대차그룹은 양산해 일반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고성능 브랜드로 현대차의 ‘N 브랜드’와 제네시스의 ‘마그마’를 각각 따로 두고 있다. 고급차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는 다른 해외 시장에서도 고성능차라는 점을 또 다른 매력으로 앞세울 계획이다.
저작권 보호를 위해 본문의 일부만 표시됩니다.
원문 보기 →댓글 (0)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페라리의 다른 소식
페라리·포르쉐가 장악한 'WEC 심장부'에 韓 슈퍼카 떴다…정의선의 꿈 현실 됐다→"제네시스, 100년 역사 '르망 24시' 최초 도전" 세계 명차와 정면승부 예고
0
모든 소식을 불러왔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