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체코전 482만명, 리모컨 대신 '치지직'…'월드컵 특수' 판 흔든다
2026.06.14 15:18
치지직 역대 최대 접속…네이버 멤버십 효과 기대
SOOP, 입중계…체류시간 확보 경쟁 사활
넥슨 게임 연결…카카오, 오픈채팅 응원전[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북중미 월드컵 개막과 동시에 ‘특수’ 경쟁이 시작됐다. 과거 월드컵이 단순 시청률 싸움에 머물렀다면, 시청자 소비 패턴이 다변화되면서 온라인 플랫폼도 가세해 이용자를 자사 생태계에 붙잡아두는 ‘락인(Lock-in) 경쟁’에 사활을 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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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두드러진 곳은 월드컵 온라인 독점 중계권을 보유한 네이버(NAVER(035420))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이다. 네이버에 따르면 지난 12일 열린 대한민국과 체코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치지직 월드컵 전용 중계 채널과 인기 스트리머의 ‘같이보기’ 방송을 합친 최고 동시 접속자는 482만명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열린 ‘2025 리그오브레전드(LoL) 월드 챔피언십’ 당시 달성한 역대 최고 동시 접속자(76만명) 규모를 6.3배 이상 뛰어넘은 수치다.
특히 인기 스트리머 ‘한동숙’의 같이보기 방송에만 약 36만명에 달하는 이용자가 몰리며 공식 전용 중계 못지않은 열기를 뿜어냈다. 이후 브라질과 모로코의 경기 등 한국 대표팀 외의 조별리그 경기에도 평균 5만여명의 접속자가 꾸준히 유지됐다. 이용자가 선호하는 스트리머 및 다른 팬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함께 응원하는 치지직 특유의 커뮤니티형 시청 문화가 대중적인 스포츠 콘텐츠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증명한 셈이다.
치지직은 인프라 기술력에서도 합격점을 받았다. 네이버 관계자는 “치지직은 대규모 트래픽이 몰린 상황에서도 서버 부하를 효과적으로 분산하며 버퍼링 없는 안정적인 시청 환경을 유지했다”고 강조했다.
방송가에서도 월드컵 효과가 확인됐다. 동계올림픽 단독 중계를 둘러싼 보편적 시청권 논란 이후 지상파 공동 중계전선이 재구축된 가운데, 한국 대표팀 첫 경기 시청률은 KBS가 앞섰다. 닐슨코리아 기준 대한민국-체코전 전국 시청률은 KBS 2TV가 8.5%를 기록하며 JTBC(5.7%)보다 선전했다. 평일 오전 시간대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월드컵 콘텐츠의 흡인력이 여전히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의 관심은 단순 시청자 수에 그치지 않는다. 대규모 트래픽 확보는 곧바로 광고 흥행과 대형 마케팅 효과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동시에 천문학적인 스포츠 중계권료 부담을 상쇄하고 지속 가능한 서비스를 유지하기 위한 ‘수익화 실험’의 무대이기도 하다.
네이버는 이번 치지직 월드컵 중계를 트래픽 선점을 통한 광고 매출 증대는 물론,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가입을 유도하는 핵심 트리거로 설계했다. 일반 이용자는 대한민국 경기를 일반화질(480p)로 무료 시청할 수 있지만, 전 경기를 고화질(1080p)로 보거나 풀영상 다시보기를 이용하려면 월 4900원의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또는 치지직 광고 제거 상품 치트키(월 1만 4300원)에 가입해야 한다. 월드컵 시청 수요를 멤버십 전환으로 연결하고, 이후 쇼핑·결제·포인트 혜택으로 이용자를 네이버 생태계 안에 묶어두겠다는 전략이다.
SOOP(067160)은 ‘입중계’로 대응하고 있다. 실제 경기 화면을 송출하지 않는 대신 ‘감스트’ 등 스트리머가 경기 흐름을 해설하고 시청자와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방식이다. 공식 중계 화면은 없지만 축구 전문 스트리머와 팬 커뮤니티를 앞세워 체류시간을 방어하는 전략이다.
이번 월드컵은 치지직과 SOOP의 플랫폼 경쟁 주도권 싸움을 가르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양사 월간활성사용자수(MAU)는 각각 300만명대 안팎 기록하며 접전을 보이고 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5월 치지직 신규 설치는 21만건으로 엔터테인먼트 순위 8위에 올랐다.
게임업계와의 결합도 눈에 띈다. 넥슨은 네이버와 협업해 치지직 중계 화면에서 축구 게임 ‘FC 온라인’ 기반 미니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구현했다. 월드컵 관심을 게임 접속과 보상으로 연결해 시청과 플레이를 한 화면에 통합한 것이다. 카카오(035720)는 카카오톡 오픈채팅 기반 ‘카톡응원전’을 운영한다. 전용 응원방과 실시간 이벤트를 통해 이용자 체류시간을 늘리고 광고 지면의 가치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월드컵 특수를 누리기 위해선 경기를 송출을 넘어 경기 전후 이용자의 행동을 어디까지 자사 서비스 안에서 이어가게 하느냐가 중요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월드컵 경기마다 방송 시청률, 스트리밍 동시접속자, 멤버십 가입, 게임 참여, 커뮤니티 체류시간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플랫폼 경쟁의 시험대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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