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은 짧다” 정청래 발언 후폭풍…청와대 “당 쪼개자는 거냐” 격앙
2026.06.14 20:18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방선거 책임론과 8월 전당대회 출마 여부를 둘러싼 당-청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청와대 내부에서는 14일 “국민은 영원하고 정권은 짧다”고 한 정청래 대표 발언을 두고 “당을 쪼개자는 것 아니냐”는 격앙된 반응이 터져 나왔다. 이재명 대통령이 전날 “여당의 열정은 ‘우리 진영’이 아니라 ‘국민 전체’를 향해야 한다”는 글을 엑스(X)에 올린 것도 정 대표를 향한 세번째 거취 압박이란 해석도 나온다.
이 대통령이 유럽 순방 중인 가운데 정 대표를 향한 청와대 내부의 불쾌감은 고조되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국민 이기는 정권은 없다. 국민은 영원하고 정권은 짧다”고 한 지난 ★10일★ 정 대표의 발언에 대해 “청와대 내에서 정 대표의 발언을 상당히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당의 분열을 초래할 수 있는 발언”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안에서는 “사실상 이 대통령의 탄핵 가능성까지 염두에 둔 협박성 발언이 아니냐”, “당이 쪼개질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오는데 정 대표 발언은 사실상 당을 쪼개자는 선언 아니냐”는 감정섞인 얘기까지 나온다고 여권 관계자는 전했다.
★이 대통령이 엑스에 올린 ‘여당과 야당 그리고 정치적 책임’이란 제목의 글에서 “신념의 언어보다는 책임의 언어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밝힌 것도 강경 지지층을 중심으로 한 정 대표의 당 운영을 비판한 것이란 해석이 많다. 이 대통령은 이 글에서 “여당의 열정은 ‘우리 진영’이 아니라 ‘국민 전체’를 향해야 한다”며 “대결과 배제보다 끊임없는 대화 소통을 통해 갈등을 조정하고 반발을 최소화하는 ‘큰 그릇’ 역할을 해야 한다. 집권 세력은 구호나 주장이 아닌 냉철한 균형감각에 의한 실행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독일 사회학자 막스 베버와 김대중 전 대통령이 말한 정치인의 덕목을 언급하며 “이상이 없는 현실주의자는 눈앞의 이익만 좇는 기회주의자가 되고 현실이 없는 이상주의자는 해결책 없이 편가르기에 집중하는 무능한 선동가가 된다”고도 덧붙였다. ★이 대통령이 이탈리아 국빈 방문 중임에도 엑스에 글을 올린 것은 여당 내 상황을 강한 우려의 시선으로 보고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를 두고 지난 8일 이 대통령이 취임 1년 기자회견에서 “여당은 그릇이 돼야 하며 포용·통합의 역할을 잘해야 한다”며 여당 지도부에 공개 경고한 것과 9일 유럽 순방 출국 때 정 대표를 부르지 않은 것에 이은 세 번째 여당 지도부 ‘비토’(거부)란 해석이 나온다. 비당권파인 이용우 의원은 지난 13일 페이스북에 이 대통령의 글을 언급하면서 “더는 지도부가 정부에 부담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썼다. 한 호남 다선 의원도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여당이 여당답지 못한 것을 대통령이 지적한 것 아니겠느냐”며 “선거 결과에 대한 책임은 정 대표가 져야 한다”고 말했다.
청와대와 당내 비당권파의 압박이 거세지는 가운데 정 대표는 주말 내내 공개 일정이나 발언 없이 침묵했다. 지난 12일 페이스북에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란 짧은 글을 올리며 정면 돌파를 시사하기도 했지만, 당-청 간 갈등이 일파만파로 번지며 고심이 깊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한 당권파 의원은 “조만간 본인(정 대표)이 어떤 쪽으로든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 안팎에선 민주당이 전당대회준비위원회 설치안을 의결할 24일 최고위원회 이전에는 정 대표가 오는 8월17일 전당대회 출마 여부를 결정할 거란 전망이 나온다. 당 안팎에서는 이 대통령이 유럽 순방 뒤 정 대표와 만날 것이라는 말도 돈다.
정 대표의 침묵이 이어지는 가운데 조승래 사무총장은 정 대표 지방선거 책임론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조 사무총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최초로 여성 광역단체장(추미애 경기지사)을 배출했고, 기초단체장은 역대급 승리를 했다. 2018년 최고의 성적에 비춰 봐도 최고”라고 말했다. 또 이 대통령의 엑스 글에 대해서도 “대통령의 메시지는 특정 개인, 특정 지도부라기보다는 여당이 지방선거 뒤 어떤 자세로 국정운영을 해야 하는지, 책임성을 강조하는 말로 이해한다”며 “특정 인사나 지도부로 좁혀 접근하는 것은 대통령의 뜻을 왜곡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 식으로 곡해한다면 대통령을 정치적 의도로 이용하는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조 사무총장은 ‘6·3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 평가위원회’의 평가 작업에 ‘정부 인사들의 행보’가 포함된다며 정 대표의 잠재적인 당 대표 선거 경쟁자인 김민석 총리를 겨냥했다. 조 사무총장은 “선거가 한창 진행 중인데 ‘총리직을 그만두고 당권에 도전한다’는 기사가 선거에 어떤 영향을 줬겠느냐”고 했다.
이에 비당권파인 이건태 의원은 페이스북에 “국정을 수행 중인 총리의 거취와 당권 도전 가능성이 지방선거 평가와 무슨 관련이 있느냐”며 “정 대표와 조 사무총장은 선거 평가 대상이다. 즉각 사퇴하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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