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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밖서도 ‘여당 질책’

2026.06.14 21:27

유럽 순방 중 이례적 경고성 글
이 대통령, 유홍식 추기경 집전 특별미사 참석 이재명 대통령 부부와 유흥식 추기경이 14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성 바오로 대성전에서 열린 특별미사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당, 진영 아니라 국민 봐야”
지선 후폭풍 여당에 포용 강조
전대 앞두고 당·청 긴장 고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차 유럽을 순방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여당은 주어진 권력으로 책임을 지는 능력과 실적, 포용과 통합이 중요하다”며 “여당의 열정은 우리 진영이 아니라 국민 전체를 향해야 한다”고 밝혔다.

6·3 지방선거 후폭풍으로 여권 내 갈등이 증폭되는 상황에서 순방 중인 대통령이 여당의 책임과 포용을 강조하면서 당·청 간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14일 청와대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전날 엑스에 ‘여당과 야당 그리고 정치적 책임’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여당의 사전적 의미는 더불어 함께하는 무리”라고 적었다.

그는 “여당은 이미 집권에 성공해 주어진 공식 권력으로 주장 아닌 행동을 통해 자신의 가치와 신념을 실현할 수 있는 대신, 국가의 미래와 온 국민의 삶을 통째로 책임져야 하며 결과로 증명된 성과를 통해 재집권을 추구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사회학자 막스 베버를 인용하며 ‘사익이 아닌 대의에 대한 열정’ ‘자신의 행위가 초래할 결과에 대한 무한한 책임감’ ‘현실과 이상 간의 균형감각’을 언급했다.

그는 “야당이 군대나 창과 가깝다면 여당은 농사와 그릇에 가깝다는 게 제 생각”이라며 “집권여당은 신념을 버리지는 않되 신념의 언어보다는 책임의 언어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적었다.

이 대통령은 “대결과 배제보다 끊임없는 대화, 소통을 통해 갈등을 조정하고 반발을 최소화하는 큰 그릇 역할을 해야 한다”며 “강한 힘이라면 모든 것을 휩쓰는 격류보다는 모든 것을 담아 정화하는 큰 바다가 더 좋겠다. 불가피하게 깨고 나가야 한다면 깨지는 이들에 대한 배려, 공감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경쟁을 통해 부분의 힘으로 승리하여 전체를 대표하게 되었다면, 이제 모두를 위한 포용과 개방은 필수”라고 했다.

이례적으로 순방 중 여당 지도부를 겨냥한 글을 올린 것은 선거 책임론과 전당대회를 두고 파열음이 커지고 있는 당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 첫 화상 수보회의…투표용지 부족 사태 등 논의

유시민 작가가 이른바 ‘ABC론’을 주장하며 인용한 막스 베버를 재차 인용한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특히 포용과 개방을 재차 강조하며 앞으로 있을 개각 등에서 보수 인사를 적극적으로 발탁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도 풀이된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8일 취임 1년 기자회견에서도 여당 지도부를 향해 “야당은 창을 잘 찔러야 하지만 여당은 그릇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정청래 대표를 향한 비판 메시지를 계속 내면서 당·청관계와 여당 내 갈등이 어떻게 전개될지 주목된다. 청와대 일각에서는 정 대표의 “정권은 짧고 국민은 영원하다” 발언을 두고 격앙된 분위기도 감지된다. 여권 관계자는 “청와대와 당, 당 내부의 분열이 위험 수위로 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런 가운데 정 대표는 지난 12일 페이스북에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라고 적어 당내 강성 지지층 결집을 시도했다. 정 대표는 같은 날 다른 글에서는 “1인1표제는 민주주의 그 자체”라고 하며 자신을 비판한 의원들 실명을 거론했다. 이를 두고 정 대표가 지방선거 책임론을 제기한 이 대통령과 사실상 각을 세우며 오는 8월17일 전당대회 도전 의사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됐다.

이 대통령은 바티칸 순방 중인 14일(현지시간) 처음으로 화상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했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이에 대한 국회 국정조사 추진 상황 등을 보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규연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회의에 앞서 “해외 순방과 국내 체류 중인 실장·수석·비서관이 모두 영상으로 참가해 수석실별 현안을 보고한다”며 “대통령은 순방 기간과 직후에도 국정운영에 조그만 차질도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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