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삼성, 에너지TF 구성…AI·반도체 성패 쥔 ‘전력’서 새 먹거리
2026.06.14 18:19
삼성 에너지사업 재시동
AI로 전력수요 폭발하자
글로벌 기업 전력확보 전쟁
원전·재생에너지 선점나서
화학·태양전지 철수했던 삼성
용인팹 등 설비 확충 앞두고
에너지 밸류체인 재도약 모색
AI로 전력수요 폭발하자
글로벌 기업 전력확보 전쟁
원전·재생에너지 선점나서
화학·태양전지 철수했던 삼성
용인팹 등 설비 확충 앞두고
에너지 밸류체인 재도약 모색
삼성이 에너지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고 있는 이유다.
지난 12일 글로벌 분석기관 가트너는 올해 전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량이 전년 대비 26%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트너에 따르면 전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량은 2025년 447테라와트시(TWh)에서 2026년 565TWh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링란 왕 가트너 수석 애널리스트는 “연산 집약적 AI 워크로드 수요가 급증하면서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가 이전과 다른 수준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AI 역량이 이제 전력 가용성의 제약을 받게 되면서 데이터센터 전력 확보는 글로벌 AI 경쟁에서 규모 확장과 수익성 확보를 위한 새로운 격전지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냉각, 기타 인프라스트럭처에 필요한 전력도 빠르게 증가해 2026년 26.4%, 2027년 24.1%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가트너는 2030년까지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량이 1200TWh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5년 만에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전력이 3배 가까이 늘어나는 셈이다. 우리나라의 연간 전력 소비량이 550TWh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어마어마한 전력 수요가 생기는 것이다.
이처럼 막대한 전력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AI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는 빅테크 기업들은 풍력·태양광·원자력발전 등 탄소배출이 적은 에너지원을 선호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전력구매계약(PPA)을 통해 탄소배출 감축에 동참하는 동시에 원자력발전을 통해 재생에너지 약점을 보완하는 형태다.
에너지저장장치(ESS) 기술 발전도 풍력·태양광발전의 단점을 보완하고 있다. 재생에너지는 날씨 등 외부 요인에 따라 전기 생산량이 불규칙하고, 즉시 소비 또는 저장되지 않으면 쓸모없어진다.
블룸버그와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글로벌 청정에너지를 가장 많이 구매한 기업은 메타로 7044㎿(메가와트)에 달한다. 이어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순으로 구매 상위 4개 기업이 모두 대규모 AI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빅테크다.
빅테크들이 구매한 청정에너지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원자력발전이다. 풍력과 태양광의 간헐성을 보완하면서도 탄소배출이 없는 원자력발전이 AI 데이터센터에 최적이기 때문이다. 빅테크들은 미국 내 원자력발전을 빠르게 선점하는 동시에 소형모듈원자로(SMR)에 선제적 투자를 늘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2050년까지 원자력발전 능력을 현재의 4배 수준으로 확대하는 목표를 세웠다. 작년 5월엔 SMR 승인 절차 신속화 등을 담은 4개의 대통령령을 발표하고, 2030년까지 대형 원전 10기를 새로 건설하는 계획도 내놨다. AI가 전 세계에 원자력 르네상스를 일으키고 있다.
LNG 발전도 AI 데이터센터 이후 가치가 크게 상승했다. 석탄·석유발전 대비 탄소배출이 절반 수준인 LNG 발전은 AI 데이터센터 인근에 신속하게 건설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당장 발등에 떨어진 전력 수요를 충당할 수 있어 각광받는다.
이를 보여준 것이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xAI다. xAI는 현재는 스페이스X와 한 회사가 됐다. xAI는 122일 만에 그래픽처리장치(GPU) 20만개가 탑재된 콜로서스 AI 데이터센터를 만드는 과정에서 외부 전력을 끌어오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센터 옆에 직접 LNG로 작동하는 가스터빈 시설을 만들었다. 원전 1기에 해당하는 1.2GW(기가와트)의 자체 전력망을 LNG 발전으로만 구축한 것이다.
다른 지역에서 생산된 전력을 AI 데이터센터로 가져오는 것은 수많은 규제와 지역 주민들의 반발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훨씬 속도가 빠른 LNG 발전소를 세워 전력을 공급했다. 한국에서 용인반도체클러스터에 전력을 공급하는 송전망 구축이 지역 주민 반대와 각종 규제로 지연되는 것과 유사한 현상이 전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다.
최근 네덜란드 넴에너지 인수계약을 맺은 미코그룹의 하태형 부회장은 “LNG 발전은 가장 빠르게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를 맞춰줄 수 있다는 점에서 글로벌 수요가 폭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넴에너지는 LNG를 원료로 하는 복합화력발전에 사용되는 배열 회수 보일러(HRSG) 관련 엔지니어링 기업이다.
이처럼 AI 데이터센터에서 시작된 에너지 대전환은 에너지 산업 전반의 부가가치를 변동시키고 있다. LS일렉트릭, 두산에너빌리티 같은 기업들이 부상하는 이유다.
AI 데이터센터만큼 전력 공급이 중요한 시설이 반도체 팹이기 때문에 삼성전자도 이 같은 에너지 대전환에 따른 영향을 받고 있다. 용인반도체클러스터에 구축되는 팹을 위한 전력을 확보해야 해서다.
과거 삼성그룹은 2014년 한화그룹, 2015년 롯데그룹에 에너지·화학 계열사를 매각한 바 있다. 현재 국내 화학·정유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이는 선제적인 그룹 사업구조 재편으로 성공을 거둔 것으로 평가받는다. 삼성은 과거 태양전지 사업에도 일부 계열사가 뛰어들었으나 중국발 공급 물량이 쏟아지면서 관련 사업에서 철수한 적도 있다.
하지만 삼성이 다시 에너지 분야 사업 확대와 인수·합병(M&A) 검토에 나서는 것은 전 세계 에너지 산업의 모습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탄소배출이 많은 석유와 석탄 중심이 아니라 재생에너지, 원전, LNG 등이 에너지 전환의 중심에 있으며, 이는 전기차 보급 속도 확대 등 전기화(Electrification) 흐름과 맞물리고 있다.
박세연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에너지 전환의 본질은 친환경 슬로건이 아니라 전력망·원전·가스·재생·ESS·PPA(전력구매계약)를 어떻게 설계해 전력·탄소 비용, 공급안정성을 동시에 관리하느냐의 문제”라며 “‘탄소를 얼마나 빨리 줄일 것인가’에서 ‘필요한 전력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조달할 것인가’로 논의가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은 이 같은 에너지 밸류체인에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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