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앤트로픽 AI 수출통제에 한국 ‘글래스윙 참여’도 제동…소버린 AI 과제로[뉴스분석]
2026.06.14 16:11
앤트로픽은 자사가 개발한 ‘미토스5’·‘페이블5’에 대해 미국 정부가 외국 기관이나 개인의 접근을 전면 차단하는 수출통제 지침을 발표했다고 지난 12일(현지시간) 밝혔다. 앤트로픽은 이 지침에 따라 자사 외국인 직원을 포함해 미국 국내외 외국 국적자가 접근할 수 없게 됐다면서, 두 모델에 대해 모든 이용자들의 접근을 차단했다고 밝혔다. 미토스는 ‘AI 해킹’ 우려로 프로젝트 글래스윙을 통해서만 한정적으로 제공되는 상태다. 앤트로픽은 미토스에 안전장치를 추가한 페이블을 최근 일반에 공개했다.
한국은 앤트로픽이 지난 2일 프로젝트 글래스윙 참여 대상을 15개국, 약 150개 신규 기관으로 확대하면서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SK텔레콤 등이 미토스 접근권을 확보한 상태였다. 하지만 이번 수출통제로 인해 미토스 접근권을 바탕으로 AI로 인한 보안상 취약점을 탐지·방어하려 한 한국 정부·기업 구상도 차질을 빚게 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는 “앤트로픽 측과 지속적으로 소통해온 만큼 현재 차분하게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라며 “국가안보실 중심 협의체를 통해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도 아직 미토스를 본격 활용한 단계는 아니지만, 앤트로픽의 향후 조치를 주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국가안보 우려 등을 이유로 반도체와 같은 핵심 기술이나 방위산업 등에서 수출통제 정책을 실행해 왔다. 이번 조치는 미국이 최첨단·고성능 AI 모델 역시 국가안보와 직결된 사안으로 보고 있다는 점을 드러낸다. 특히 미 정부의 정책 변경으로 AI 모델을 활용하던 각국 정부·기업의 접근권이 차단되면서, 자국 데이터·인프라에 기반한 독자적인 AI 개발·운영 역량을 의미하는 ‘소버린 AI’의 중요성이 재확인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빅테크 등의 기술에만 의존해 자생적인 기술 개발이나 투자를 등한시하면 취약성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하정우 전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은 지난 13일 페이스북에서 “언젠가 최고의 AI는 수출통제 가능성이 있다고 말씀드려왔다”며 “이런 일은 언제든 계속해서 생길 수 있다. 그래서 한 국가의 자체적인 AI 역량, 즉 소버린 AI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구글 출신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도 엑스에서 “한국이 인재양성과 탑시크릿(일급기밀) 수준 서비스를 위해 자체 모델을 확보하는 동시에, 산업의 글로벌 성장을 위해 경쟁체제를 확보하는” ‘투트랙’ AI 전략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밝혔다.
캐나다 연방제포럼 루팍 차토파디아이 대표는 캐나다 정책매거진에 실은 기고에서 첨단 AI 모델이나 연구기관이 “디지털 시대의 호르무즈 해협”과 같은 “지정학적 초크포인트”가 됐다면서 “각국의 자체적인 컴퓨팅 인프라와 파운데이션 모델, AI 생태계 구축 필요성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한편 앤트로픽의 페이블5에 대해 안전장치를 우회하는 ‘탈옥’(jailbreaking) 가능성 등 우려를 미 행정부에 제기한 인사는 앤디 제시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로 알려졌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3일 보도했다. 아마존은 앤트로픽의 최대 투자자이자 최대 공급업체다. 데이비드 색스 대통령과학기술자문위원회 공동위원장은 이날 엑스에서 “매우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가 페이블에서 안전장치를 우회하는 방법을 찾아냈다”면서 앤트로픽에 모델 배포 중단을 요구했으나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CEO가 이를 거절했다고 밝혔다. 폴리티코는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과 션 케언크로스 백악관 사이버 담당 국장 등 고위 당국자들이 아모데이 CEO와 직접 통화하며 모델 철회를 설득했으나 결국 하루 뒤 수출통제를 발표했다고 전했다. 미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은 오픈AI 등 다른 AI 기업에 수출통제가 확대되지는 않을 전망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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