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동 걸린 '글래스윙 참여', 미토스 수출 통제에 정부 비상
2026.06.14 16:15
[파이낸셜뉴스] 미국이 국가 안보를 이유로 앤스로픽의 고성능 인공지능(AI) 모델 '미토스' 수출 통제에 나섰다. 이에 한국 정부와 기업이 참여한 글로벌 AI 보안 연합체 '프로젝트 글래스윙'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앤스로픽은 미국 정부가 문제 삼은 안전장치 우회(탈옥) 기법에 대해 "오픈AI의 GPT-5.5 등 다른 AI 모델에서도 가능한 수준"이라며 이번 조치에 동의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美정부, "외국인은 미토스 접근 금지"
14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지난 12일(현지시간) 국가 안보 당국의 지침에 따라 외국인의 '미토스5'와 '페이블5' 접근을 전면 중단하는 수출 통제 조치를 내렸다. 앤스로픽은 홈페이지를 통해 이 사실을 공지했다. 해외 이용자뿐 아니라 미국 내 거주 외국인과 앤스로픽 소속 외국인 직원도 접근 금지 대상이다.
이번 수출 통제로 우리 정부와 기업의 프로젝트 글래스윙 참여도 직격탄을 받게 됐다. 앤스로픽은 지난 2일(현지시간) 프로젝트 글래스윙 참여 대상을 15개국 약 150개 기관으로 확대했다. 프로젝트 글래스윙은 앤스로픽이 미토스 공개와 함께 출범시킨 글로벌 AI 보안 협의체다. 미토스가 해킹에 오용되지 않도록 검증된 기업·기관에 모델을 선제 제공해 소프트웨어 취약점을 방어하는 방식으로 운영돼 왔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SK텔레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등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기관은 글래스윙 합류를 통해 미토스 접근권을 확보하며 글로벌 AI 보안 협력에 참여하게 됐지만, 합류 약 열흘 만에 미 행정부의 수출 통제 조치가 내려지면서 활용에 제동이 걸렸다. 다만 참여 초기 단계였던 만큼 실제 모델 활용은 아직 본격화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속적으로 앤스로픽과 소통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정우 "AI 종속되면 언제든 이런일 생겨"
앤스로픽은 미국 정부가 이용자들이 페이블5의 안전장치를 이른바 '탈옥(jailbreaking)' 기법으로 우회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고 있다. 탈옥은 해킹 등에 악용되지 않도록 설정된 안전장치를 우회해 모델의 응답 제한을 푸는 행위를 뜻한다. 다만 앤스로픽은 해당 탈옥 기법이 오픈AI의 GPT-5.5를 비롯한 다른 AI 모델에서도 널리 활용되는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특정 소프트웨어의 취약점을 분석하고 보완하는 기능은 시스템 보안을 담당하는 전문가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기능이기도 하다는 설명이다.
앤스로픽은 수억명이 사용하는 상용 모델의 접근을 차단하는 것은 과도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앤스로픽은 "페이블 출시 전 미국 정부와 영국 AI안전연구소(AISI), 민간 기관 등이 참여한 수천 시간 규모의 레드팀 테스트를 진행했다"며 "정부가 보낸 서한에는 국가 안보 우려에 대한 구체적인 근거가 명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안은 (정부의) 오해에서 비롯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가능한 한 빨리 서비스 접근을 복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하정우 전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은 '소버린 AI' 중요성을 역설했다. 하 전 수석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AI 기술에 종속됐을 때 벌어지는 일"이라며 "이런 일은 언제든 계속해서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 국가의 자체적인 역량인 소버린 AI가 중요하다"며 "글로벌 협력을 하면서도 유사 시엔 언제든 자체 역량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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