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TSMC 발목 잡은 '특허 폭탄'…최악 땐 수출길 막힌다 [대만칩통신]
2026.06.14 09:08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가 미국에서 특허 침해 소송에 휘말렸다. 인공지능(AI) 열풍 속에서 글로벌 반도체 업계의 전선이 고객 유치와 시장 점유율 확보를 넘어, 특허와 영업비밀, 핵심 기술을 둘러싼 싸움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만 신주 지역에 위치한 TSMC 본사 전경. 연합뉴스
14일 악시오스 등 주요 외신과 대만 이코노믹데일리뉴스에 따르면, TSMC는 특허 침해 혐의로 피소돼 현재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심리를 받고 있다. 이번 소송을 제기한 원고는 아일랜드 특허자산관리업체(NPE)인 롱지튜드 라이선싱(Longitude Licensing)과 말린 세미컨덕터(Marlin Semiconductor) 두 곳이며, 이들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대형 사모펀드인 벡터 캐피털(Vector Capital) 소유 IP밸류 매니지먼트의 자회사다.
이들은 TSMC가 생산한 최첨단 공정 칩이 자신들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침해된 특허는 인공지능(AI) 가속기에 활용되는 기술로 알려졌다. 말린 세미컨덕터는 해당 특허를 2021년 대만 파운드리 업체 UMC로부터 취득한 바 있다. 이들은 TSMC 외에도 애플, 브로드컴 등의 글로벌 기업을 함께 고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행정법 판사의 예비 판결은 이번 달 중 나올 것으로 예상되며, ITC의 최종 결정은 오는 10월경 내려질 전망이다.
이번 소송에 따라 TSMC의 특허권 침해가 최종 인정될 경우, 해당 기술을 사용한 반도체 제품의 미국 수출이 금지될 수 있어 업계 안팎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공화당 소속 상·하원 의원 4명은 지난달 말 ITC에 서한을 보내 미국의 특허권을 침해한 외국산 칩의 수입을 막을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관련 규정을 엄격하게 집행해야 미국의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으며, TSMC와 같이 전략적으로 중요한 위치에 있는 기업이라 할지라도 예외적인 특혜를 받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대만 내에서는 자국 기업들이 글로벌 AI 공급망에서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하면서, 글로벌 특허 분쟁과 법적 리스크에 노출될 확률이 높아지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대만 매체 연합보는 이 같은 지식재산권(IP) 소송의 주요 목적으로 ▲연구개발(R&D) 성과 및 기술 방어 ▲시장 내 독점적 지위 구축 ▲글로벌 비즈니스 협상력 제고 ▲피소 시 역소송을 통한 공격 및 제품 출하 시간 확보 등을 꼽으며, AUO, 에이수스(ASUS), HTC 등 대만 주요 기업들이 '특허 괴물'로 불리는 특허자산관리업체로부터 특허 침해 소송을 당한 바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소송이 TSMC의 실질적인 사업 타격이나 실적 악화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낙관적인 관측도 제기된다. 대만 이코노믹데일리뉴스는 "업계 안팎에서는 이러한 종류의 소송이 업계에서 드문 일이 아니며, 과거에도 양측이 특허 공방을 벌이다가 결국 상호 라이선스 계약이나 합의로 마무리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전했다.
TSMC는 이번 소송에 대해 "글로벌 사업을 전개하는 모든 국가에서 현지 법률을 준수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만 경제부도 "대만 반도체 기업들은 오랜 기간 지식재산권을 존중해 왔으며, 글로벌 고객 및 공급망 파트너와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며 전 세계 주요 사업장에서 법을 준수하며 경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향후 상황을 지속적으로 주시하고 필요시 적절한 지원을 제공해 대만 반도체 산업의 국제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덧붙였다.
대만 이코노믹데일리뉴스=종혜령·강루이즈 기자 / 번역=아시아경제
※이 칼럼은 아시아경제와 대만 이코노믹데일리뉴스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게재되었음을 알립니다.
권현지 기자 hjk@asiae.co.kr[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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