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시간 전
‘참교육’ 교권보호국 현실로?···“교사 혼자 싸우게 해선 안 된다”
2026.06.14 16:51
안민석 경기교육감 당선인도 공개 토론 제안
넷플릭스 시리즈 <참교육> 속 가상의 조직인 ‘교권보호국’이 현실 정책 논의로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이 악성 민원 대응을 전담할 ‘교육활동보호국’ 신설을 내놓은 데 이어 안민석 경기도교육감 당선인도 공개 토론을 제안하고 나섰다. 교육계에서는 응징과 통제를 앞세운 방식보다 국가와 교육청이 책임지는 지원 체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민주연구원은 지난 12일 발표한 정책브리핑에서 교육부 내 ‘교육활동보호국’ 신설 방안을 제안했다. <참교육>은 교권 침해와 학교 폭력, 악성 민원 등으로 무너진 학교 현장을 배경으로 한 작품이다. 연구원은 최근 <참교육>이 화제가 된 배경에는 악성 민원 등에 따른 교육활동 침해와 생활지도 위축 문제가 심각하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있다고 보고, 이를 현실에 적용할 수 있는 정책 대안을 제시했다.
교육활동보호국 구상은 <참교육> 속 ‘교권보호국’에서 착안했지만 지향점은 다르다. 드라마 속 교권보호국이 감독관의 폭력과 응징을 통해 무너진 교실 질서를 바로잡는다면, 교육활동보호국은 교육활동 침해를 유발하는 민원과 분쟁으로부터 교사를 보호하고 국가와 교육청이 대응을 책임지는 통합 지원 체계에 가깝다.
2023년 서이초 사건 이후 교육활동 보호 제도는 꾸준히 확대됐다. 다만 교권보호위원회, 교육활동보호센터, 학교 민원 대응 체계 등으로 기능이 분산돼 있어 현장에서 체감하는 대응 효과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연구원은 “교사가 민원, 신고, 조사, 소송, 학부모 갈등을 개인적으로 감당하는 구조를 교육청과 국가가 우선 대응하는 기관 책임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국가책임형 컨트롤타워로서 교육부 내 교육활동보호국을 설치하고, 시·도교육청 교육활동보호지원센터를 법정기구화하며, 교육지원청에는 현장지원팀을 두는 방안을 제시했다. 행정 지원과 분쟁 조정, 법률 지원 등을 정부와 교육청이 전담해 교사를 비롯한 학내 피해자의 ‘편’이 되어주겠다는 취지다.
이 같은 논의는 교육 현장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안민석 경기도교육감 당선인은 13일 페이스북을 통해 경기도교육청 차원의 ‘교권보호국’ 신설 여부를 두고 공개 토론을 제안했다. 안 당선인은 민주연구원의 정책브리핑을 소개하며 “교권 회복이 시급한 과제인 만큼 교육부의 결단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경기도형 교권보호국’은 학생의 등교가 설레고 교사가 존중받고 학부모가 안심하는 학교를 만들기 위한 목적”이라며 찬반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했다.
교육계에서는 정부 차원의 교육활동 지원 체계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드라마를 닮은 시원한 ‘한방’보다는 세심한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교사단체인 실천교육교사모임은 지난 13일 입장문을 통해 교실 붕괴에 대한 사회적 분노가 체벌에 대한 향수로 흐르는 것을 경계하고, 그 관심을 현실적인 대안 마련으로 이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교사 개인이 민원과 분쟁의 최전선에 홀로 서는 현실에서 벗어나 학교와 교육청, 국가가 함께 책임지는 구조를 시급히 만들어야 한다”면서도 “단 이러한 제도가 또 하나의 행정조직을 만드는 데 그치고 새로운 보고 체계와 절차만 늘어난다면 현장의 부담은 오히려 가중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서울의 한 중학교 교사 이모씨는 “교권 보호의 핵심은 교사에게 더 큰 권한을 주는 것이 아니라 교사를 혼자 두지 않는 것”이라며 “교사가 교육보다 민원이나 분쟁 대응 업무에 더 많은 에너지를 쓰지 않도록 지원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새로운 조직 신설이 만능 해법이 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주형 경인교대 교수는 “특정 이슈에 대한 전담 기관을 만드는 방식은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실제 교육활동 보호 업무는 기존 교육 행정과 긴밀하게 연결돼 있어 분리해 다루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면서 “올해부터 시행된 수업 중 휴대전화 사용 금지법처럼, 현실적으로 공존하기 어려운 학생 인권과 교육적 권한의 관계를 고려한 정책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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