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 땅속 곰팡이 길이는 11경㎞…지구-태양 거리의 7억3천만배
2026.06.14 16:52
최근 저스틴 디(D). 스튜어트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자유대 박사 등이 주도한 국제연구진은 전세계 수지상 균근균(식물의 뿌리와 공생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균류)의 총 생물량을 추정한 결과를 처음으로 내놓고, 이를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국제적인 과학 단체 ‘지하 네트워크 보호 협회’(SPUN·Society for the Protection of Underground Networks)에 속해 지구의 균근 네트워크를 연구하고 보호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하 네트워크 보호 협회의 누리집에서 고해상도 시각물로 확인할 수 있다.
균근균을 측정하기 어려운 핵심적인 이유는, 이들이 땅속에 있을 뿐 아니라 균사의 굵기가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전지구 9개 생물군계에 걸쳐 1만6천개 이상의 토양 코어를 대표하는 322개 연구의 데이터를 수집해 전지구 균사 밀도를 예측하는 머신러닝 모델을 만들고, 로봇을 통해 수집한 30만개 이상의 측정값으로 이를 보정했다.
스튜어트 박사는 “티스푼 하나 분량의 흙에도 최대 10미터에 달하는 균근 네트워크가 존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숫자 0이 하나라도 빠질까봐 2~3주 동안 계산을 반복했다고 한다. 탄소를 기준으로 할 때, 토양 표면 15㎝ 이내에 있는 균근균의 생물량(바이오매스)은 인류 전체 생물량의 4~6배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식물과 곰팡이의 공생 관계는 대략 4억5천만~5억년 전에 시작됐는데, 곰팡이가 식물이 육상에 정착하던 초기에 큰 도움을 준 것으로 추정된다. 균근균은 식물 뿌리에 붙어 식물이 스스로 접근할 수 있는 것보다 최대 100배 더 넓은 지역에서 영양분과 물을 끌어올 수 있도록 돕는다. 균근균이 식물에 제공하는 영양분은 식물이 필요로 하는 인의 최대 80%, 질소의 최대 20%로 추정된다. 그 대가로 균근균은 식물로부터 해마다 10억톤에 달하는 탄소(이산화탄소로 환산하면 40억톤)를 얻는다. 이는 인류가 배출하는 연간 이산화탄소의 11%에 해당한다. 자연적인 탄소 저장고인 셈이다.
나무가 많은 열대우림 지역보다 풀이 많은 초원 지역에서 균사의 밀도가 39% 더 높게 나타난 것도 주목할 만한 지점이다. 이는 초본 식물과 풀이 목본 식물보다 3배가량 더 많은 탄소를 균류 네트워크에 줄 수 있다는 기존 연구 결과와도 일치한다. 균근균은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이번 연구가 다룬 내생균근균이 뿌리 안에 직접 들어가는 것과 달리 외생균근균은 식물, 특히 침엽수의 뿌리를 막처럼 감싼다.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미국 위스콘신대학교 매디슨의 균류학자 앤 프링글은 이에 대해 “수지상 균근균과도 공생할 순 있지만, 많은 나무는 주로 외생 균근균과 공생한다”고 ‘내셔널 지오그래픽’에 말했다. 식물이 서로 다른 균류와 공생 관계를 맺을 때 더 풍부해질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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