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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갈리는 MOU 쟁점들...트럼프 “체결되면 호르무즈 개방”, 이란 “통제권 포기 안해”

2026.06.14 15:26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이란전쟁 종전 및 비핵화를 위한 합의가 “내일(14일) 서명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양측의 합의가 이뤄질 경우 2월 28일 시작된 전쟁이 개전 106일만에 일단 마무리될 가능성이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골프장으로 이동하기 위해 백악관에서 전용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다만 서명을 앞둔 이번 합의안은 최종 합의가 아닌 추후 이란의 핵 관련 논의를 이어가기 위한 절차와 관련한 양해각서(MOU)다. 핵 문제 등을 위한 본협상 과정에서 합의가 깨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양측은 서명만을 남겨뒀다는 합의문에 대한 서명식 일정을 놓고도 완전히 다른 주장을 펼쳤다.

확실한 건 ‘추후 논의’…서명식부터 이견
이번 MOU에서 확실히 합의된 사안은 일단 전쟁을 중단하고 이란의 핵 문제와 이에 따른 경제적 보상, 호르무즈해협 등 핵심 쟁점들을 향후 60일동안 논의한다는 점 뿐이다. 그런데도 양측은 서명식 일정부터 이견을 노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지난 3월 31일 백악관에서 행정명령 서명식 도중 이란 전쟁 상황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14일 서명’을 공식화한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이 나온 직후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CG)는 텔레그램 성명을 통해 “14일 서명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발표가 나왔다”며 “그가 이례적으로 (14일을) 고집한다”고 지적했다. 14일은 트럼프 대통령의 80번째 생일이다. 지난 12일 트럼프 행정부의 고위 당국자도 “며칠 내로 협정에 서명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지만 날짜를 특정하지 않았다.

방식에 대해서도 트럼프 행정부에선 JD밴스 부통령이 스위스 제네바에서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과 만나 합의안에 서명할 거란 말이 나왔지만, 이란은 화상회의를 통해 서명이 진행될 거라고 맞섰다. 결국 악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15~17일 프랑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 때 부통령까지 미국을 비울 수 없는 이유를 감안해, 대면 서명식 계획이 철회됐다고 보도했다.

호르무즈해협 개방 놓고도 다른 주장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글에서 “MOU 서명 직후 호르무즈해협은 모두에게 개방된다”고 밝혔다. 고위 당국자도 전날 “서명과 동시에 해협이 개방되는 내용이 담겼다”며 미국은 이에 맞춰 대(對)이란 해상 봉쇄를 해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호르무즈해협의 정상화는 중동발 에너지 충격으로 고물가에 직면한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을 ‘승리’로 규정할 수 있는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지난 11일 이란 반다르압바스 인근 호르무즈해협에서 작은 모터보트가 정박 중인 선박들 사이를 지나가고 있다. AP=연합뉴스

반면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대국민 연설에서 “이란과 미국이 47년만에 처음으로 서로의 주권과 통치권을 존중한다는 내용을 문서로 명시하게 될 것”이라며 “해협의 주권은 이란과 오만에 속해 있고, 호르무즈 관리는 전쟁 이전 상태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향후 해협 통과 선박에 대한 서비스 수수료를 부과한다”는 방침을 밝히며 “이번 합의는 이란이 이번 갈등을 거치며 더 강해진 모습으로 부상했고, 이란이 미국과의 전쟁에서 승자라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란의 주장은 미국이 MOU를 통해 호르무즈해협에 대한 이란의 통제권을 인정하기로 했다는 내용에 가깝다. 이렇게 될 경우 호르무즈해협은 양측의 갈등이 노출될 때마다 이란의 협상 지렛대로 악용될 수 있다.
지난 10일 미 중부사령부(CENTCOM)가 미국의 봉쇄를 회피하려 한 기니비사우 국적 유조선을 공격하고 있다. 미군은 이란전쟁 발발 이후 시작된 해상봉쇄와 관련 9차례 상선에 대한 공격을 가했다. AFP=연합뉴스

“핵 차단 장벽…이란 핵무기 무기한 포기”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의 핵심 명분인 핵무기 개발과 관련해선 “이란은 더 이상 핵무기를 원하지 않고, 구매·개발 또는 그 어떤 형태의 조달을 통해서도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합의가 “이란에 대한 ‘핵무기 확보 차단 장벽’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2015년 타결됐으나 트럼프 집권 1기 때 무효화된 이란 핵합의(JCPOA)에 대해 “핵무기로 가는 쉽고, 아름답고, 순탄한 길”이었다며 “내가 이란과 맺을 합의는 정반대”라고 했다. MOU에 최소한 비핵화에 대한 확약에 준하는 내용이 담겼다는 주장이다. 실제 고위 당국자는 “(MOU에)핵 프로그램과 핵시설 해체에 대한 약속이 포함됐고, 이란은 무기한으로 핵무기를 획득 또는 개발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11일 미 중부사령부(CENTCOM)가 호마호크 미사일을 발사해 이란의 미군 헬기 격추에 대한 보복 공격을 가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반면 이란은 MOU는 핵 문제 논의와는 별개란 입장이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MOU는 전쟁 종식에 초점을 맞추고 있을 뿐”이라며 “현 단계에서는 핵 문제를 논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란이 확보하고 있는 고농축 우라늄에 대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적절한 시기에 우리가 들어가서 화강암 산맥 깊숙이 묻힌 ‘핵 먼지’를 확보해 이란에서든 미국에서든 희석 및 파괴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국자 역시 우라늄의 ‘국외 반출’ 규정이 합의됐다고 했다. 반면 아라그치 장관은 “농축 우라늄을 처리할 유일한 방법은 이란 내에서 희석하는 것뿐”이라고 했다.

금전적 보상 합의…‘전후 조건’ 이견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 행정부 시절 17억 달러(약 2조 6000억원)의 현금을 포함해 이란에 수천억 달러가 지급된 것과 달리 이번엔 어떤 돈도 오가지 않을 것”이라며 종전 합의를 위해 이란을 압박할 핵심 수단인 동결 자금을 포기하려 한다는 우려를 일축했다.

지난 10일 레바논 베이루트 남부 교외에서 열린 행사에서 헤즈볼라 지지자가 이란 최고 지도자 모자타바 하메네이, 전 이란 최고 지도자 알리 하메네이, 이슬람 공화국 창시자 루홀라 호메이니(사진 왼쪽부터)의 초상이 담긴 포스터를 촬영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은 MOU 체결에 따른 당장의 대가 지급이 없다는 의미에 가깝다. 전날 고위 당국자는 “이란은 합의에 따른 의무를 이행했을 때 경제적 보상을 받게 될 것”이라며 “약속대로 핵 물질을 넘기면 무언가를 얻게되는 ‘성과 기반 합의’”라고 규정했다. 반면 이란의 메흐르 통신은 “MOU에 금융자산에 대한 이란의 완전한 접근 보장과 제재 유예 조항 등이 포함됐다”며 MOU에 동결 자산 해제 등이 명시될 거라고 보도했다.

핵심 사안에 대한 이견에도 불구하고 양측은 MOU 서명이 임박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공감하고 있다. 특히 이란은 MOU 체결과 관련 지금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3대 최고 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승인까지 받았다는 점까지 확인했다. 이 때문에 종전 합의를 둘러싼 논란과 이에 따른 정확한 ‘손익 계산서’에 대한 평가는 MOU의 최종 문안이 공개된 뒤에야 명확해질 거란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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