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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왜 환경의 날 고발 당했나

2026.06.14 15:16

환경단체, 사라진 ‘최소한의 멈춤’에 레드카드 꺼내… “생태계 보전 외면하고 개발 지원 부서 전락”
환경단체 활동가들이 2026년 6월5일 서울 잠원한강공원에서 열린 정부의 ‘제31회 환경의 날’ 기념식장 앞에서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공개 고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한국환경회의와 4대강자연성회복국민행동 등 7개 의제별 연대기구는 이날 “김성환 장관 체제의 환경부가 환경 보전과 규제라는 본연의 역할을 저버리고 있다”며 직무유기 등 혐의 고발을 예고했다. 한국환경회의 제공


 

“지구의 모든 생명이 김성환을 고발한다.”

2026년 6월5일 오후, 서울 잠원한강공원에서 열린 정부의 ‘제31회 환경의 날’ 기념식장 앞에서 검은 손팻말들이 말하고 있었다. “김성환을 고발한다” “생물다양성 관심 없는 환경수장” “규제 권한 포기” “핵산업 옹호”. 환경단체 활동가들은 산양·수달·삵의 동물 탈을 썼고,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환경부) 장관 얼굴 가면을 쓴 이는 커다란 고발장을 들었다. 국가가 환경보전의 책임을 되새기는 날이자 환경부의 대표 연례행사인 환경의 날에, 전국 40개 환경단체가 소속된 한국환경회의와 4대강자연성회복국민행동 등 7개 의제별 연대기구가 한목소리로 환경부 장관 고발을 예고한 까닭은 무엇일까.

 

스스로 포기한 규제 권한


 

이들은 김성환 장관 체제에서 환경부의 법적 책무인 ‘최소한의 멈춤’마저 사라졌다고 입을 모았다. 고발을 맡은 박소영 녹색법률센터 변호사는 “헌법과 법률이 정한 환경부의 존재 이유는 산업 촉진이 아니라 환경보전이다. 이재명 정부의 환경부가 스스로 규제 권한을 포기했다면, 그것은 존재 이유를 부정하는 것”이라며 “직무유기 등 혐의로 조만간 고발장을 접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헌법 제35조는 “모든 국민은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를 가지며 “국가와 국민은 환경보전을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고 정한다. 정부조직법도 “자연환경, 생활환경의 보전 및 환경오염 방지”를 환경부 장관이 맡는 사무로 규정한다.

시민사회는 특히 더불어민주당 계열 정부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다는 점에 위기감을 느낀다. 이전 민주당 정부도 개발주의라는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의 환경부는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환경영향평가 부동의,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반려 등 최소한의 제동 역할은 했다. 박 변호사는 “이재명 정부의 환경부는 개발사업을 걸러내는 기관이 아니라, 조건을 붙여 통과시켜주는 기관처럼 움직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핵발전소다. 이헌석 신규핵발전소저지전국비상행동 공동대표는 “핵문제를 놓고 보면 이재명 정부는 윤석열 정부와 다르지 않다. 탈핵이나 감핵이 아니라 사실상 증핵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 때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는 신규 원전 2기와 소형모듈원전(SMR) 1기 건설이 반영됐다. 이재명 정부 들어서도 이 흐름은 멈추지 않았다. 노후 원전 수명 연장, 신규 원전, SMR, 원전 전기로 생산하는 핑크수소가 “무탄소”와 “청정”이라는 이름을 달고 다시 정책의 중심으로 들어오고 있다.

환경부는 원전 확대를 기후위기 대응 과정에서 나오는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설명한다. 환경부는 2026년 6월4일 발표한 정부 출범 1년 성과자료에서 “재생에너지·원전이 조화된 무탄소 에너지믹스”를 성과로 내세우며 “신규 원전 건설도 공개 토론과 여론조사를 거쳐 결정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2026년 1월 발표된 신규 원전 건설 관련 여론조사 결과, 찬성 의견이 69.6%(한국갤럽), 61.9%(리얼미터)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민사회에서는 인공지능(AI) 산업 발달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 원전 수출, “무탄소 전원”이라는 장밋빛 설명만 강조된 데 따른 결과라고 꼬집는다. 한 번도 해소된 적 없는 안전성 문제,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리 문제, 재생에너지 확대와의 충돌 가능성은 균형 있게 다뤄지거나 제대로 공론화된 적이 없다는 것이다. 이헌석 공동대표는 2026년 3월 김 장관이 환경단체들과의 비공개 면담에서 두산에너빌리티를 “원자력업계의 티에스엠시(TSMC)”라고 치켜세우며 “원전 수출을 위해 국내 신규 원전 건설도 필요하다”는 취지로 언급했다고 전했다. 그는 “환경부 장관이라면 원전의 안전성, 방사성폐기물, 지역 주민 동의, 생태계 영향을 먼저 따져야 한다”며 “그런데 장관의 언어는 원전산업의 위험보다 수출과 산업 경쟁력을 중시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원전 확대가 불가피한 선택?


 

현재 진행 중인 신규 핵발전소 후보지 선정 과정에서도 밀실 선정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신규핵발전소저지전국비상행동은 6월9일 기자회견에서 후보 지역 주민들이 원전의 영향과 필요성에 대한 충분한 정보 없이 수용성 조사 대상이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밀집된 원전으로 전력자급률 196.9%(2025년)에 달하는 부산·울산·경북 지역(수도권 전력자급률은 70.5%)의 전력 생산과 송전선로 갈등 등 핵심 쟁점이 부지 선정 과정에서 제대로 검토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공항 건설 사업들도 이재명 정부에서 그대로 추진되고 있다. 윤석열 정부 때 경제성·환경성·안전성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고 ‘엑스포 유치’ ‘경제발전’이라는 이름으로 속도를 냈던 사업들이다. 특히 2024년 12월 179명이 숨진 전남 무안공항 참사 이후 조류충돌 위험이 대형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이 뼈아프게 확인됐고, 조류충돌 우려와 철새 서식지 훼손 등을 근거로 2025년 5월 새만금신공항 기본계획 취소 판결까지 나왔다. 하지만 이재명 정부의 환경부 등 관련 부처들은 신공항 사업의 원칙을 다시 세우기를 회피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전략환경영향평가서에 근거한 시민단체 분석을 보면, 가덕도신공항의 연간 예상 조류충돌 건수(TPDS)는 4.8~14.7회였다. 무안공항 0.06회와 비교하면 최소 80배, 최대 246배 수준이다. 조류 조사도 2022년 11월에서 2023년 7월 사이 62일에 그쳤고, 레이더 조사도 없었다. 희음 가덕도신공항반대시민행동 집행위원은 “조류충돌 위험이 치명적인 가덕도에 활주로를 놓겠다는 것은 생태파괴로 기후재난을 앞당기고, 조류충돌로 항공재난을 앞당기는, 이중으로 재난을 가속화하는 일”이라며 “경제성도 환경도 안전도 모두 들러리가 되고 있는데, 환경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는 환경부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국립공원 훼손 문제에서도 시민단체들은 환경부가 보전 원칙보다 여론과 정치 일정을 먼저 보고 있다고 비판한다. 국토 면적의 4%에 불과하지만 멸종위기종의 68%가 기대어 살아가는 국립공원은 개발 압력이 커질수록 환경부가 가장 단단하게 지켜야 할 마지막 보루다. 그러나 설악산 오색케이블카와 내장산 파크골프장 논란 등에서 환경부는 “안 된다”는 원칙보다 “조건을 붙여 해보자”는 정무적 판단에 기운다는 것이다.

 

환경단체 활동가들이 2026년 6월5일 서울 잠원한강공원에서 열린 정부의 ‘제31회 환경의 날’ 기념식장 앞에서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공개 고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한국환경회의와 4대강자연성회복국민행동 등 7개 의제별 연대기구는 이날 “김성환 장관 체제의 환경부가 환경 보전과 규제라는 본연의 역할을 저버리고 있다”며 직무유기 등 혐의 고발을 예고했다. 한국환경회의 제공


신공항·케이블카 등 ‘뒷걸음질’


 

설악산 오색케이블카는 문재인 정부 때 환경부가 부동의한 사업이다. 윤석열 정부는 5개 전문기관의 부정적 의견에도 2023년 조건부 협의로 이를 뒤집었다. 이후 공사 예정지에서 만병초 등 희귀식물이 다시 확인됐고, 양양관광개발공사 설립은 경제성 부족 논란 속에 무산됐다. 여기에 한국교통안전공단이 2025년 11월 가설삭도 계획에 대해 사고 위험이 크다며 지주 추가 또는 2선식 변경이 필요하다는 검토 결과를 통보해, 전반적인 설계 변경이 불가피한 상황이 됐다. 경제성과 안전성 논란은 물론 공사 수행 능력까지 의심되는 상황에서도,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공단은 2025년 12월31일 오색케이블카 공원사업 시행허가를 조건부로 연장해줬다.

내장산 국립공원 제4주차장 일대 32홀 규모 파크골프장 조성안은 2026년 4월 환경부 국립공원위원회에서 공원계획 변경 의결을 거쳤다. 전국 24개 국립공원 중 내부에 파크골프장 조성이 허가된 최초의 사례다. 환경부는 “단풍철을 제외한 비수기에는 활용되지 않는 공원 입구 주차장을 체육시설로 중복 활용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절·성토와 수목 훼손 금지, 농약·비료 사용 금지, 야간 운영 금지, 3년 시범운영 뒤 재검토라는 조건도 붙였다고 밝혔다.

환경단체들은 바로 그 “조건부 허용”이 국립공원 원칙을 허무는 방식이라고 본다. 정인철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국민행동 상황실장은 “과거엔 정권 차원의 압력이라는 ‘태풍’에 환경부의 원칙이 흔들렸다면, 지금은 산들바람에도 원칙이 깨지는 지경”이라며 “국립공원은 한번 문이 열리면 다른 지역에서도 같은 요구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 환경부가 지역 개발 민원을 조정해주는 부처처럼 움직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4대강 ‘재자연화’는 기대가 실망으로 바뀐 사안이다. 이재명 정부는 4대강 재자연화를 국정과제로 채택했고, 김 장관도 2025년 7월 세종보 천막농성장을 찾았다. 그러나 1년이 다 된 시점에서 환경부가 실질적으로 집중한 것은 ‘녹조 대응’에 가까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을 막아둔 구조를 어떻게 바꿀지에 대한 논의는 진전되지 않았고, 4대강 16개 보 처리 방안도 언제 확정될지 안갯속이다. 시민단체들이 요구해온 ‘4대강 재자연화 추진단’ 설치에도 환경부는 난색을 보인다고 한다. 박은영 보철거를위한금강낙동강영산강시민행동 공동집행위원장은 “1년이 다 되도록 환경부 입장은 ‘합리적인 보 처리 방안을 만들겠다’는 수준에만 머물러 있다”며 “윤석열 정부 때 ‘녹색산업’이란 이름으로 이어졌던 흐름이 계속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탈플라스틱 정책도 실효성 없어


 

생활폐기물 정책에서도 이름과 실체가 엇갈린다. 환경부는 ‘탈플라스틱’ 정책을 내걸고, 탈플라스틱을 “환경문제를 넘어 핵심 자원안보 과제”로 규정했다. 정부 출범 1년 성과자료에서도 재생원료 주류화, 다회용기 문화 확산, 에코디자인, 폐자원 순환이용을 성과로 제시했다. 2025년부터 페트병을 연 5천t 이상 사용하는 생수·음료 생산자에게 재생원료 10% 이상 사용 의무를 부여한 것도 주요 성과로 내세웠다. 그러나 환경단체들은 의무 비율이 주요국보다 낮고, 위반시 제재 수준도 크지 않아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무엇보다 재생원료 사용 의무는 급증하는 플라스틱 생산 전망치 위에서 일부를 재활용하는 대책일 뿐, 총량을 직접 줄이는 원천 감축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박은정 녹색연합 정책팀장은 “2025년 말 공개된 탈플라스틱 종합대책 초안은 재활용과 폐기물 관리 중심의 자원순환 정책 나열에 가까웠고, 시민사회가 요구한 플라스틱 생산 감축 관련 내용은 빠져 있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을 보여주는 또 다른 사례가 일회용컵 보증금제다. 야당 시절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가 보증금제 전국 시행을 사실상 미룬 것을 환경정책 후퇴로 비판했다. 그러나 집권 뒤 김 장관은 2026년 6월4일 기자간담회에서 일회용컵 보증금제를 재추진하지 않고, 대신 ‘다회용컵 할인제’를 추진하는 쪽으로 내부 정리했다고 밝혔다. 대안으로 내놓은 다회용기 할인 확대는 이미 대형 프랜차이즈가 해오던 텀블러 할인과 크게 다르지 않다. 법적 강제성을 띤 보증금제라는 브레이크가 소비자 선택과 기업 자율의 영역으로 밀려난 셈이다.

이런 지적들에 대해 환경부 관계자는 한겨레21과 한 통화에서 “환경단체들이 정부의 부족한 부분을 지적하는 것은 온당하고, 이런 우려들을 해소하고 설명해야 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며 각 현안에 대해서도 “타당한 면이 많다. 시민사회의 비판을 경청하겠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환경의 날을 맞아 ‘기후 시민 10가지 약속’을 내놓았다. 걷기, 자전거 타기, 대중교통 이용, 플라스틱 줄이기, 나무 심기 등 시민에게 요구하는 실천 항목이었다. 환경단체들은 이런 접근에 환경문제를 국가와 산업구조의 문제가 아니라 시민 개개인의 생활습관 문제로 돌리는 이재명 정부의 인식이 드러난다고 봤다. 정규석 한국환경회의 운영위원장은 “물론 시민의 실천은 필요하지만 정부가 공항과 대규모 개발사업을 밀어붙이고 핵발전소를 늘리면서 시민 개개인의 실천만 강조하는 것은 문제의 본질을 흐리는 일”이라며 “자연생태계 보전과 환경규제라는 환경부 본연의 역할은 뒤로 밀리고, 산업과 개발을 지원하는 논리만 보인다”고 말했다.

 

환경단체 활동가들이 2026년 6월5일 서울 잠원한강공원에서 열린 정부의 ‘제31회 환경의 날’ 기념식장 앞에서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공개 고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한국환경회의와 4대강자연성회복국민행동 등 7개 의제별 연대기구는 이날 “김성환 장관 체제의 환경부가 환경 보전과 규제라는 본연의 역할을 저버리고 있다”며 직무유기 등 혐의 고발을 예고했다. 한국환경회의 제공


 

환경단체 활동가들이 2026년 6월5일 서울 잠원한강공원에서 열린 정부의 ‘제31회 환경의 날’ 기념식장 앞에서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공개 고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한국환경회의와 4대강자연성회복국민행동 등 7개 의제별 연대기구는 이날 “김성환 장관 체제의 환경부가 환경 보전과 규제라는 본연의 역할을 저버리고 있다”며 직무유기 등 혐의 고발을 예고했다. 한국환경회의 제공


 

환경단체 활동가들이 2026년 6월5일 서울 잠원한강공원에서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얼굴 가면과 산양·수달·삵 등 동물 탈을 쓰고 ‘대한민국 국민과 지구 모든 생명’ 명의의 고발장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한국환경회의 제공


 

2026년 6월5일 서울 잠원한강공원에서 열린 정부의 ‘제31회 환경의 날’ 기념식장 앞에서 환경단체 활동가들이 ‘한반도에 핵발전소 더 지을 곳 없다’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한국환경회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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