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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민주 부시장 연정’으로 여소야대 위기 돌파할까[서울N]

2026.06.14 08:46

12대 서울시의회, 118석 중 민주 80석…吳 ‘험로’ 예상
8대 서울시의회도 여소야대…당시 吳, ‘무상급식 논란’ 속 사퇴
남경필 경기도정·권영진 대구시정, 민주 소속 인사 기용·연정
“부시장 직 받는 민주 인사, ‘배신자’로 찍힐수도…쉽지 않을 듯”


오세훈 서울시장이 11일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제336회 정례회 본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6·3 지방선거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5선에 성공하며 시정에 복귀했지만 지방의회가 여소야대로 바뀌면서 험로가 예상된다. 극적인 승리로 단번에 보수의 유력한 대선주자로 떠오른 만큼 향후 4년은 오 시장의 정치력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서울시정 야당인 더불어민주당과 협치 여부가 주요 가늠자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연정’도 주요 방안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다.

14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선거 결과 제12대 서울시의회 전체 118석 중 민주당 80석, 국민의힘 38석을 가각 얻었다. 국민의힘이 76석을 확보하며 민주당(36석)을 크게 앞섰던 2022년때와는 반대 상황이 됐다. 이번 의석은 시장의 거부권을 유지하기 위한 국민의힘의 최소 방어선 40석(전체의 3분의 1)에도 2석이 모자르는 수치다.

오 시장은 9일 오전 중앙일보 유튜브 ‘황현희의 불편한 여의도’에 출연해 “조금 염려가 되는 것은 이제 시의회 의석 분포가 3분의 1이 안 된다는 점”이라고 털어놨다. 이어 “3분의 1이 안 되면 제 뜻대로 일을 못 할 경우가 자주 생긴다. 딱 2석만 더 있었어도 민주당이 무리한 주장을 하면 이제 협의가 가능해지고 서로 주고받을 게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 결과는 오 후보가 한명숙 민주당 후보를 상대로 역전승을 거둔 2010년 정치 상황과 비슷하다. 오 후보는 당시 신승을 거뒀지만, 당시 제8대 시의회는 민주당 79석, 한나라당(국민의힘) 27석으로 민주당이 압도적 다수를 차지한 여소야대 구도가 됐다. 민주당은 의석 수를 바탕으로 오 시장의 반대에도 ‘친환경 무상급식 지원 조례안’을 직권 상정했다. 시의회가 무상급식 조례와 관련 예산을 힘으로 밀어붙이자, 오 시장은 이에 반발해 시의회 출석을 거부하며 대립했다.

이 과정에서 오 시장의 핵심 사업인 서해뱃길·한강예술섬 사업 등의 예산이 전액 삭감되는 진통을 겪기도 했다. 갈등은 2011년 8월 무상급식 주민투표로 이어졌고, 투표율 미달로 개표가 무산되면서 오 시장이 중도 사퇴했다.

12대 시의회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재현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대표적인 것이 한강버스다. 그동안 민주당 시의원들은 한강버스를 전시·졸속행정, 예산낭비 등으로 비판해왔다. 제11대 시의회 국민의힘 의원들은 24일 본회의 폐회 전까지 ‘한강버스 운영사업 업무협약 변경 동의안’ 처리를 추진한다는 계획이지만 민주당 시의원들은 동의안 처리에 반대하고 있다. 동의안은 한강버스가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때까지 시 예산으로 재정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국민의힘 시의원들이 본회의에서 동의안을 처리한다고 해도 12대 시의회 출범 이후 민주당이 관련 조례와 예산 지원 체계 전반을 재검토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민주당이 추진할 것으로 알려진 ‘TBS(교통방송) 정상화 지원 조례’를 놓고도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 재선에 성공한 박유진 민주당 서울시의원은 TBS 정상화 지원 조례를 발의할 계획이다. 앞서 11대 시의회에서는 국민의힘 주도로 서울시 재정지원 폐지 조례를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2024년 6월부터 TBS에 대한 서울시 출연금 지원이 중단됐다. 오 시장은 당선 직후 TBS 문제와 관련해 “공영방송이 김어준 방송으로 전락한 지 꽤 오래됐다”며 “전혀 반성이나 방향 전환에 대한 노력이 거의 없었고 그 결과가 지금의 TBS의 위상”이라고 말했다. 다만 “새 분위기에서 새로운 시작할 가능성을 전혀 닫지는 않겠다”며 여지를 남겼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4일 서울시청 로비에서 당선 축하 꽃다발을 받은 뒤 기뻐하고 있다. [연합]


여야간 첨예한 현안들이 대기하고 있는 상황에서 야당과 소통하는 ‘소통 창구’의 역할은 절실하다. 오 시장은 5일 TV조선 뉴스9에 출연해 ‘여소야대’ 구조를 놓고 “그것도 서울 유권자들의 선택이고 뜻이기 때문에 잘 받들어서 협치의 길로 나아가겠다”고 말한 바 있다.

시의회와 소통 강화를 위해서는 정무라인 강화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5명으로 구성된 인력을 보강하는 것은 물론 정무라인에 ‘상징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그중 하나로 거론되는 것이 남경필 경기도정에서 시도된 ‘연정’이다.

2014년 출범한 제9대 경기도의회는 새정치민주연합(민주당 전신) 78석, 새누리당 50석으로 여소야대 상황이었다.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소속으로 당선된 남경필 경기지사는 새정치연합 소속인 이기우 전 열린우리당 의원을 사회통합부지사(정무부지사)로 임명했다. 사회통합부지사는 경기도 보건복지국·환경국·여성가족국의 인사·예산권을 갖고 실질적인 업무를 관장했다. 이후에도 민주당 소속인 강득구 부지사(민주당 의원)가 임명돼 연정을 이어갔다.

민주당 인사를 경제부시장으로 발탁한 권영진 대구시정도 협치의 대표 사례중 하나다. 권영진 당시 대구시장은 2021년 홍의락 전 민주당 의원을 경제부시장으로 임명했다. 당시 야당(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소속이었던 권 시장은 홍 부시장 임명을 통해 민주당이 장악한 중앙정부와 국회의 지원을 기대했다. 홍 부시장은 2030년까지 고용 1만1799명, 매출액 4조1000억원 효과가 기대되는 국가로봇테스트필드 사업의 대구 유치라는 성과를 이끌어냈다.

연정까진 아니지만 오 시장에게는 서울시를 공동 경영한 경험이 없지는 않다. 2021년 안철수 당시 국민의당 대표와 단일화를 통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승리한 후 안 대표의 측근인 김도식 국민의당 대표 비서실장을 서울시 정무부시장으로 앉힌 것이다. 김 실장은 안 대표의 ‘복심’으로 통한다. 안 후보의 측근이 부시장 직에 오르면서, 두 후보의 정책 아이디어가 공유됐다.

다만 정치 양극화가 심해진 상황에서 민주당이 오 시장이 내미는 연정을 통한 협치 제안을 받을지는 미지수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남경필 도정 때와 정치상황이 많이 바뀌었다”며 “민주당 측 인사가 부시장 자리를 받을 경우 ‘배신자’로 낙인 찍힐 가능성이 있어 성사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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