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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대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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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호 기자의 월드컷!] 한국인이여, 형제여, 이제 너는 멕시코인이다

2026.06.14 13:39

과달라하라 아크론 스타디움, 초록 유니폼이 태극기를 흔들었다
“Coreano, hermano, ya eres mexicano.”

한국인이여, 형제여, 이제 너는 멕시코인이다.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1차전 한국과 체코의 경기가 열렸던 6월 11일 과달라하라 아크론 스타디움. 멕시코가 출전하는 경기가 아니었는데, 경기 시작 전부터 분위기가 달랐다. 붉은악마가 “대한민국”을 외치면 초록 유니폼을 입은 관중들이 “코레아”로 화답했다.

11일(현지시간) 멕시코 할리스코주 사포판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 1차전 대한민국과 체코의 경기. 후반 역전골을 넣고 세레머니를 하고 있는 대한민국 오현규를 응원하는 현지 팬들 모습. /김지호 기자

사진기자는 제일 먼저 골대 옆 코너킥을 차는 곳에 자리를 잡는다. 골 세레머니를 찍기 위해서다. 골을 넣은 선수가 대부분 코너 방향으로 달려오기 때문에 최대한 포효하는 선수의 표정을 오래 따라가며 포착할 수 있다. 전반전이 끝나고 후반전이 되면 공격 방향이 바뀌기 때문에 자국 선수의 세레머니를 담으려면 사진기자들도 보통 자리를 반대편으로 옮긴다. 경기 전 해외 기자들에게 후반전에 자리를 바꾸자고 제안했다. 그런데 완곡하게 거절당했다. 자기도 손흥민을 찍으러 왔기 때문에 바꿔줄 수 없다는 거다. 멕시코 기자였다. 손흥민은 멕시코에서도 월드스타였다.

11일(현지시간) 멕시코 할리스코주 사포판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 1차전 대한민국과 체코의 경기. 한국과 멕시코 축구팬들이 함께 응원하고 있다. /김지호 기자

한국이 공격 기회를 잡을 때마다 초록 유니폼들이 함께 환호하며 소리를 질렀다. 체코의 반칙이 나오면 한국 팬들과 함께 야유도 함께 보냈다. 멕시코 팬들과 붉은악마는 마치 한 팀인 듯, 파도타기 응원을 펼치기도 했다. 체코에게 끌려가던 한국이 동점골을 넣고 오현규가 역전골을 작렬한 순간, 멕시코 팬들은 열광했다. 마치 자기 나라 선수가 골을 넣은 것과 다를 게 없었다. 솜브레로를 쓴 현지인들이 태극기를 흔들었다.

11일(현지시간) 멕시코 할리스코주 사포판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 1차전 대한민국과 체코의 경기. 한국과 멕시코 축구팬들이 함께 응원하고 있다. /김지호 기자

처음엔 의아했다. 한국이 이겼다고 이들이 이렇게까지 기뻐할 이유가 있을까.

“Coreano, hermano, ya eres mexicano.” (한국인이여, 형제여, 이제 너는 멕시코인이다.) 이 구호가 처음 나온 건 지난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때였다. 탈락이 확정된 한국이 조별 마지막 경기에서 FIFA 랭킹 1위 독일을 2대0으로 꺾었고, 그 덕에 멕시코가 극적으로 16강에 올라갔다. 멕시코 팬들은 멕시코시티의 한국대사관 앞으로 몰려가 테킬라를 나누며 한국을 축하했다.

그로부터 8년이 지났는데, 과달라하라에서 그 구호가 다시 들렸다. 한국에서 온 기자로서 든든한 지원군이 생긴 듯 뿌듯해졌다. 한국의 두 번째 조별 예선 경기가 멕시코전이다. 그때는 어떤 구호가 들려올지, 무척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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