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韓·EU ‘북핵 불인정’ 성명에 “평화의 가면 내던져, 적대 원칙 불변”
2026.06.13 19:44
지난 10일 이재명 대통령이 유럽연합(EU) 지도부와 정상회담을 하고 발표한 ‘북한 핵보유국 불인정’ 공동 성명에 대해 북한이 13일 “우리 국가에 대한 명백한 주권 침해이자 엄중한 적대 행위”라며 반발했다. 북한은 “한국을 철저한 적대국으로 다루는 우리의 원칙은 불변하다”고 했다.
북한 외무성은 13일 오후 ‘10국 대변인’ 명의로 “한국은 역시 적대와 대결을 체질화한 불변의 적국이다”라는 제목의 담화문을 발표했다. 외무성 10국은 북한이 남북 관계가 ‘적대적 두 국가 관계’라고 선언한 뒤 대남 업무를 맡긴 조직이다.
북한은 담화문에서 “한국의 집권자가 거추장스럽게 쓰고 있던 평화의 가면을 벗어던졌다”며 “유럽을 행각 중인 한국 대통령은 유럽 동맹 수뇌들과의 회담 이후, 우리의 핵보유국 지위와 조·로(북한·러시아) 군사 협력을 비롯한 주권적 권리 행사에 대해 ‘불법’적이며 결코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느니, ‘강력히 규탄한다’느니 하는 도발적 문구들을 쪼아 박은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고 했다.
북한이 문제 삼은 공동 성명은 유럽을 순방 중인 이 대통령이 10일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EU 본부에서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한 뒤 함께 발표한 것이다.
공동 성명에서 정상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략 전쟁 지속을 가능케 하는 제3자의 지원, 특히 북한의 지원을 규탄한다”고 했다. 정상들은 북러 군사 협력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러시아와 북한이 모든 관련 활동을 즉각 중단하고, 유엔헌장 및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모든 관련 결의를 준수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정상들은 또 “북한의 핵 및 탄도 미사일 프로그램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며, 유엔 안보리 결의에 부합하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한다”고 했다. 이들은 “북한은 핵확산금지조약(NPT)상 핵보유국으로 결코 인정되지 않을 것이며, 그와 관련된 어떠한 특별한 지위도 가질 수 없을 것”이라고도 했다. 또 “북한 인권 상황의 실질적 개선이 필수적임을 인식하며, 북한이 국제기구 및 인도주의 기구의 접근을 허용할 것을 요구한다”고 했다.
이 공동 성명에 대해 북한은 “이것은 우리 국가에 대한 명백한 주권 침해, 엄중한 적대 행위”라며 “(한국이) 지금껏 입 닳도록 떠들어 온 ‘체제 존중’ ‘적대 행위 불추구’와 같은 위장 간판을 스스로 내팽개친 것”이라고 했다.
북한은 “원래 한국이 적대와 대결을 근본으로 하고 있으며, 그것이 없으면 한시도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은 이미 내외에 각인된 바”라며 “우리 국가에 대한 적대를 떠나 절대 존재 불가한 제1의 적대국, 조선(북한)과 아시아 대륙 침략을 위한 미국의 ‘단검’이 바로 한국의 실체이고 숙명”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은 이어 “한국 집권자는 이번 대결 선언으로 조·한(북한·한국) 사이에 평화 공존은 있을 수 없으며 영원히 적대적인 두 국가 관계일 수밖에 없다는 현실, 우크라이나 괴뢰들과 속통이 같은 공범이라는 것을 스스로 세계 앞에 입증했다”고 했다.
또 “한국 집권자가 특유의 ‘솔직함’을 발휘한 것은 앞으로 ‘평화 선언’이니, ‘평화적인 두 국가론’이니 하는 기만극도 더 이상 벌일 체면이 없어졌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했다.
북한은 그러면서 “서울 위정자들이 그 무슨 말과 행동을 하든 그것은 우리에 대한 도전이 되며, 한국을 철저한 적대국으로 다뤄 나가려는 우리의 대적 원칙은 불변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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