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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터뷰+] ‘28년 전 선제골’ 하석주 “이번 멕시코전, 해볼만해”

2026.06.14 07:31

■하석주 아주대 축구부 감독
1998년 프랑스월드컵 멕시코전 사상 첫 선제골
멕시코팀, 역대 월드컵 비해 전력 약하다는 평가
이강인·오현규 등 체력 좋은 젊은 선수들에 기대
유소년 육성도 관심... 학업·운동 병행 가능해야
축구 예능 출연자들, 동료애 갖고 단합해서 뿌듯
하석주 아주대 감독이 최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공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수원=성형주 기자
1998년 6월 13일 국제축구연맹(FIFA) 프랑스월드컵 본선 E조의 대한민국과 멕시코의 경기. 전반 27분 멕시코의 골망을 가르는 시원한 골이 터졌다. 대한민국 역사상 첫 월드컵 본선 경기 선제골이다. 그러나 골을 넣은 대한민국 공격수는 불과 3분 만인 전반 30분 상대 선수에게 백태클을 했다는 이유로 심판에게 레드카드를 받았다. 10명이 뛴 대한민국은 결국 후반 들어 3골을 멕시코에 내주며 역전패했다.

최근 개막한 ‘2026 북중미월드컵’에서 대한민국과 멕시코는 함께 A조에 속해 19일 맞붙는다. 28년 전 멕시코전의 선제골과 퇴장의 주인공인 하석주 아주대 축구부 감독은 최근 아주대 운동장에서 진행된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항상 차범근 감독님한테 죄송하다는 마음을 안고 살았다”고 당시 심정을 전했다. 그는 이번 월드컵에서 또다시 맞붙게 된 멕시코에 대해 “역대 월드컵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스타플레이어가 적고 전력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기 때문에 우리가 해볼 만하다”며 기대를 나타냈다.

하 감독은 우리 대표팀에서 주목할 선수로 이강인과 오현규를 꼽았다. 그는 “이번 경기 장소인 멕시코는 고지대고 날씨가 덥기 때문에 체력이 좋은 젊은 선수들이 잘 뛸 수 있을 것”이라며 “오현규는 최근 몸 상태가 좋은 편이고 이강인은 세계 무대 경험이 풍부하다”고 설명했다. 자신이 현역 선수로 활동하던 시기에 비해 여건은 더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우선 경기장, 잔디 등 시설이 좋아졌고 선수들의 해외 경험도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손흥민, 황희찬, 이강인 등 세계 빅클럽에서 경기를 하는 선수들이 늘어나 월드컵 같은 큰 경기에서도 긴장하지 않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하 감독은 이번 월드컵에서 대표팀이 좋은 성적을 거두고, 국내 프로축구 인기로 이어지기를 바란다는 희망을 나타냈다. 그는 “그동안 월드컵은 국내 프로축구 인기의 발판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며 “특히 대표팀에 국내 프로리그 소속 선수들도 있어 월드컵에서의 활약은 국내 경기의 관중이 늘어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축구협회의 대표팀 감독 선임 논란 등의 여파로 지난해 10월 총 6만 5000명 관중 수용이 가능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표팀의 파라과이 평가전(A매치) 관중 수가 2만 2000명에 그쳤던 것을 두고 “당시 관객 수는 충격적이었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에 그는 “축구인이자 선배로서 이번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돌아오길 바란다는 말을 꼭 하고 싶다”고 전했다.

현역 은퇴 후 2012~2014년 프로구단 전남 드래곤즈 감독을 맡았던 그는 2015년부터 모교인 아주대 축구부를 이끌고 있다. 오랜 대학 선수 지도 경험은 유소년 육성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그는 “미국·일본은 학교 축구 경기장에 야간 조명 시설이 갖춰져 있다”며 “학생 선수들이 낮에 수업을 듣고 저녁에 운동할 수 있지만 우리는 환경이 다르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학교 운동장 규모가 작은 곳이 많고 야간 조명 시설이 없거나 주민 민원 때문에 환하게 켜기 어렵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비수도권 지역은 운동장 등 시설은 갖춰져 있지만, 저출산·수도권 집중의 영향으로 선수로 활동할 학생과 팀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A매치에서 유럽 축구 강국을 연이어 격파한 일본의 경우 한국과 달리 유소년 스포츠 환경이 우수하다는 것이 하 감독의 설명이다.

하 감독은 축구 선수로 성공하기 위한 조건으로 인성을 강조했다. 그는 “열심히 노력하면서 인성이 좋아 지도를 잘 받아들이는 선수들이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선수도 있다”며 “선수들의 평소 모습이 경기에서 기량으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과거와 비교하면 개인주의 성향이 강해져 경기에서 혼자서만 잘하려는 선수들이 적지 않다”며 “지도자로서 그런 것을 바로잡아주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하 감독은 2022년부터 축구 예능 프로그램 ‘골 때리는 그녀들(골때녀)’에 감독으로 합류해 인기를 얻고 있다. 그는 “평소 가수, 모델 등으로 활동하며 개성이 강한 사람들이 팀을 이뤄 매 경기 최선을 다하고 꾀를 피울 줄도 모른다”며 “다쳐도 붕대를 감고 경기에 출전하는 등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기특하고, 지도자로서 잘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스포츠를 통해 동료애를 느끼고 단합하는 모습을 보며 뿌듯하다”고 애정을 나타냈다.

하 감독은 전남 드래곤즈 감독을 맡았다가 가족과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재계약 제안을 고사하고 아주대 감독을 선택했다. 당분간은 현재의 역할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향후 축구 유망주 육성과 프로축구 발전을 위해 기여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그는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프로구단 사장과 단장 등 행정직을 맡아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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