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여성·가족층 잡은 오세훈 SNS… 인스타 5400만뷰 돌파
2026.06.14 06:01
같은 기간 오 시장과 경쟁했던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의 조회수와 비교하면 18배 높은 수준이다. 보수 진영이 진보 진영보다 SNS 활용에 약하다는 기존 인식을 뒤집은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38일간 조회수 5400만회
14일 SNS와 정치권을 종합하면 오 시장 캠프가 선거 기간인 지난 4월 27일부터 6월 3일까지 인스타그램에 올린 게시물은 총 190개로 집계됐다. 해당 게시물의 좋아요 합계는 216만1896개, 댓글은 9만1918개였다. 게시물당 평균 좋아요는 1만1378개, 댓글은 484개다. 공유는 총 69만9424개로, 게시물당 평균 3681회 공유됐다.
오 시장 캠프의 인스타그램 게시물 조회수는 총 5400만회를 넘었다. 정 후보 측 조회수가 300만회 수준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약 18배 차이다. 단순히 게시물을 많이 올린 것을 넘어, 짧은 영상과 공유에 적합한 형식으로 콘텐츠를 재가공한 전략이 조회수 확산으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2분 넘기지 않는다”… 토론회도 숏폼으로 재가공
오 시장 캠프는 선거 기간 모든 영상을 2분 미만으로 제작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후보의 일정을 시간순으로 나열하는 ‘기록형 포스팅’은 최소화했다. 정치인 SNS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현장 방문 사진이나 행사 참석 기록보다, 유권자가 실제로 궁금해할 정책과 메시지를 앞세우겠다는 취지였다.
대표적인 사례가 토론회 영상이다. 캠프는 2시간 분량의 토론회 영상을 그대로 올리는 대신, 청년층이 짧은 시간 안에 이해할 수 있도록 쟁점별 핵심 장면만 추려 숏폼으로 재가공했다. 부동산, 일자리, 교통, 돌봄처럼 상대적으로 무거운 정책 이슈도 인스타그램 이용자들이 익숙한 속도와 형식에 맞춰 전달했다.
시민 참여를 활용한 점도 차별화 요소로 꼽힌다. 캠프는 오 시장과 함께 사진을 찍은 시민이나 감사의 정원, 한강버스 등을 직접 이용한 시민들이 올린 게시물을 오 시장 계정의 스토리에 공유했다. 후보가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이 아니라, 시민이 올린 일상을 후보 계정이 다시 확산하는 구조를 만든 것이다.
오 시장 캠프는 2030 세대를 단순한 홍보 대상이 아니라 콘텐츠 확산에 참여하는 주체로 설정했다. 화면 속에서 후보가 청년에게 말하는 방식보다, 청년과 후보가 같은 공간에 있는 장면을 반복적으로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설명이다.
정당색 줄이고 플랫폼 문법 집중
정당 색채를 최소화한 것도 특징이다. 오 시장의 인스타그램 콘텐츠에서는 국민의힘 로고나 후보 기호, 빨간색 톤의 정형화된 카드뉴스가 상대적으로 두드러지지 않았다. 정당의 상징을 전면에 내세우는 순간 콘텐츠가 진영의 메시지로 분류되고, 진영 밖 유권자에게는 확산되기 어렵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일정과 현장 사진, 유세 장면, 이재명 대통령과의 관계를 강조한 정 후보 측 SNS 전략과 차이를 보였다. 정 후보 측은 여당 후보로서 중앙정부와의 협업 가능성을 부각했지만, 오 시장 측은 플랫폼 이용자들이 짧은 시간 안에 소비하고 공유할 수 있는 영상 문법에 집중했다.
정치권에서는 과거 정치인 SNS가 후보 일정을 알리고 지지층을 결집하는 수단에 가까웠다면, 이번 선거에서는 짧은 영상과 시민 참여형 콘텐츠가 중도층과 청년층에 접근하는 도구로 활용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 같은 전략은 소수 전담팀 중심의 의사결정 구조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게 캠프 측 설명이다. 서울시청 시절부터 손발을 맞춰온 인력이 SNS 콘텐츠를 총괄했고, 현장에서 빠르게 판단해 제작·게시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부여했다는 것이다. 숏폼 콘텐츠는 속도와 일관성이 중요한 만큼, 복잡한 결재 구조를 줄인 것이 효과를 냈다는 평가다.
오 시장 캠프 관계자는 “이번 인스타그램 조회수는 보수가 SNS에서 약하다는 통념이 진영의 문제가 아니라 콘텐츠 문법의 문제였음을 보여준다”며 “청년의 시간을 존중하고, 청년의 언어로 말한 것이 효과를 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소수 전담팀에 자율성을 부여한 단일한 의사결정 구조도 빠른 숏폼 대응을 가능하게 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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