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 부자들은 먼저 버렸다… 노후 자금 축내는 ‘생활 부채’ 6가지
2026.06.14 06:21
자산 늘리기보다 생활 부채 줄이기
[왕개미연구소]
여기저기 흩어진 통장 10개, 연회비 30만원짜리 프리미엄 카드, 본전 생각에 못 파는 주식, 유지비만 나가는 회원권 2개...
젊을 때는 남들에게 보여주기 좋은 근사한 자산이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퇴직이 가까워질수록 이런 것들은 자산이 아니라 내 노후 자금을 야금야금 갉아먹는 ‘생활 부채’로 변한다. 갖고 있는 것만으로도 돈과 시간, 에너지를 계속 소모시키기 때문이다.
일본의 소비 경제 전문가 마쓰자키 노리코씨는 “은퇴가 눈앞에 다가온 50대부터는 자산을 늘리는 것보다 ‘줄이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면서 “불필요한 자산과 물건을 정리하면 소비 습관도 자연스럽게 바뀌고 생활도 건강해진다”고 말했다.
은퇴 후에 연금만으로도 여유 있게 사는 사람들은 무엇을 먼저 정리했을까. 50대가 퇴직 전에 점검하고 미리 덜어내야 할 ‘생활 부채’ 6가지를 소개한다.
✅언제 만들었는지도 모르는 방치된 통장들
급여 통장, 예금 통장, 청약 통장, 인터넷은행 통장... 나이가 들수록 금융 계좌도 점점 늘어나기 마련이다. 나중엔 통장을 어디에 보유하고 있는지조차 헷갈리곤 한다.
문제는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아 사실상 방치된 계좌다. 특히 인터넷은행이나 온라인 증권 계좌는 본인만 로그인 정보와 비밀번호를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갑작스러운 사고나 질병이 발생하면 가족들이 계좌 존재 자체를 알지 못하거나 자산을 확인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은퇴를 앞둔 시기에는 보유 중인 금융 계좌를 점검해 유지할 계좌와 해지할 계좌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 계좌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전체 자산 현황을 파악할 수 있고, 이후 자산 관리도 한결 수월해진다.
통장 정리는 단순한 정리가 아니다. 흩어진 자산을 한눈에 파악하는 노후 준비의 첫걸음이다.
✅“언젠간 본전 오겠지”... 수년째 물려 있는 주식
본전 심리에 갇혀 수년째 쥐고 있는 주식은 더 이상 자산이 아니다. 은퇴가 가까워질수록 공격적인 수익 추구보다 중요한 것은 자산 보전이다.
본전 생각에 팔지 못하고 보유하고 있지만 기업 가치가 예전과 달라졌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내가 투자한 기업이 앞으로도 성장할 수 있는지,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지 냉정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
한때 촉망받던 성장주였더라도 산업 환경 변화로 성장성이 크게 낮아졌을 수 있다. 장기간 손실 상태인 종목은 앞으로 보유할 이유가 있는지 다시 한번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손실을 인정하는 것은 괴로운 일이지만, 수익 가능성이 낮은 자산에 노후 자금을 계속 묶어두는 것이 더 큰 위험이 될 수 있다.
✅체면 때문에 유지하는 회원권·프리미엄 카드
회원제 골프장, 리조트 회원권, 고급 스포츠클럽, 프리미엄 신용카드. 충분히 활용하고 있다면 문제가 없지만, 실제로는 거의 사용하지 않으면서 ‘언젠가 쓰겠지’ 혹은 ‘체면 때문에’ 유지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은퇴를 앞둔 시기에는 이런 고정비부터 점검할 필요가 있다. 회원권 유지비와 연회비, 각종 부대 비용은 생각보다 큰 지출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현역 시절에는 크게 부담되지 않았던 비용도 소득이 줄어드는 은퇴 후에는 무시하기 어려운 고정 지출이다.
사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라면 과감히 정리할 필요가 있다. 회원권이 없어도 공공 체육 시설이나 지자체 운영 시설 등 대체 수단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회비가 비싼 프리미엄 신용카드도 점검 대상이다. 플래티넘이나 블랙 등 상위 등급 카드를 사용하기 시작하면 일반 카드로 돌아가는 것을 아쉽게 느끼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해외여행이나 공항 라운지 이용이 크게 줄었는데도 과거와 같은 혜택을 위해 비싼 연회비를 내고 있다면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상위 등급 카드는 일반 카드 대비 포인트 적립률이나 각종 혜택이 좋긴 하다. 그러나 포인트는 결국 소비가 있어야 쌓이는 것이다. 은퇴를 앞두고 소비를 줄여야 하는 시기에 들어섰다면 혜택을 충분히 누리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자주 쓰지 않는 카드를 여러 장 보유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카드가 많을수록 지출 관리가 어려워지고, 부정 사용이 발생해도 뒤늦게 발견할 위험이 커진다. 메인 카드 몇 장만 남기고 나머지는 정리하는 것이 낫다.
✅혼자서 쉽게 옮길 수 없는 가구·가전
사용하지 않는 장롱이나 책장, 오래된 가전제품을 집 안에 그대로 두면 안전사고 위험이 커진다. 고령층은 낙상 사고로 골절을 입는 경우가 적지 않다.
연금 생활에 들어가면 폐기물 처리 비용조차 부담으로 느껴질 수 있다. 사용하지 않는 수납 가구, 먼지만 쌓인 운동기구, 방치된 대형 가전 등 혼자 옮기기 어려운 물건들은 지금 정리하는 편이 낫다.
한때는 유용하게 사용했던 무쇠 냄비나 대형 접시, 대형 전기그릴도 시간이 지나면 꺼내 쓰는 횟수가 점점 줄어든다. 사용 빈도가 낮은 물건은 과감히 정리하고 가볍고 관리가 쉬운 제품으로 교체하는 것이 오히려 편의성을 높인다.
✅“퇴직하면 다시 한다더니”... 창고에 잠든 취미용품
“퇴직하면 다시 시작해야지”... 이런 생각으로 창고나 베란다 한쪽에 골프채, 낚싯대, 스키 장비, 카메라, 악기 등을 오랫동안 보관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수년 동안 사용하지 않은 취미용품은 대부분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다. 다시 사용하려면 수리·유지 비용이 들고, 경우에 따라서는 최신 제품을 새로 구입하는 편이 더 경제적일 수도 있다.
문제는 이런 물건들이 적지 않은 공간을 차지한다는 점이다. 특히 골프채나 운동기구, 악기 등은 크기가 커 보관 부담도 만만치 않다.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았다면 앞으로도 사용할 가능성이 높지 않은 만큼 정리를 고려해볼 만하다.
전문가들은 “과거의 취미를 위해 현재의 공간과 비용을 계속 지불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한다. 중고 거래나 매입 서비스를 통해 처분할 수 있는 물건은 정리하고, 은퇴 후에는 지금의 체력과 생활 방식에 맞는 새로운 취미를 찾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것이다.
✅“나중에 쓰겠지”... 장롱 차지한 명품과 고급 선물
비싼 돈을 주고 산 명품 가방이나 시계, 아까워서 포장도 뜯지 못한 고급 선물 세트는 처분하기 가장 어려운 물건 중 하나다. “비싸게 샀는데”, “언젠가는 쓸 날이 있겠지”라는 생각 때문에 쉽게 손이 가지 않는다.
하지만 수년째 옷장과 창고에 보관만 하고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사용하지 않는 물건은 시간이 지나도 가치가 오르지 않는 경우가 많고, 집 안 공간만 차지할 뿐이다.
물건의 가치는 내가 생각하는 가격이 아니라 실제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이다. 중고 거래 플랫폼이나 매입 업체를 통해 시세를 확인해보면 생각보다 낮은 가격에 실망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지금이라도 현금화할 수 있다는 사실에 마음이 가벼워질 수도 있다.
사용하지 않는 물건은 언젠가 처분해야 할 짐이 된다. 본인에게는 소중한 물건일지 몰라도, 자녀들에게는 정리해야 할 유품이 될 수 있다. 몸과 판단력이 충분한 50대에 미리 정리해두는 것이 가장 비용이 적게 드는 노후 준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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