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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순삭] 점심시간 운동장 공놀이 제한, 아이들 비만 위험 높인다?'

2026.06.14 06:39

'초등학교 구기 활동 제한, 소아비만 증가와 무관할까?'
'아이들의 자연스러운 움직임 감소,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이데일리 이순용 의학전문기자] 점심시간 운동장에서 아이들이 공을 차고 뛰노는 모습이 점점 낯설어지고 있다. 최근 일부 초등학교에서 안전사고 우려와 민원 등을 이유로 점심시간이나 쉬는 시간의 축구·야구 등 일부 구기 활동을 제한하는 사례가 알려지면서다. 물론 학생 안전 역시 중요한 가치다. 다만 비만 관리 관점에서 보면 또 다른 고민이 생긴다. 아이들은 하루 중 언제 충분히 몸을 움직일 수 있을까.

교육부에 따르면 2006년 3월 기준 전국 초등학교 6,189곳 중 287곳(4.6%)이 축구·야구를 제한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비율만 보면 일부 학교의 사례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의 아이들은 이미 신체 활동이 부족한 환경에 놓여 있다. 학교 수업이 끝나면 학원으로 이동하고, 집에서는 스마트폰과 온라인 콘텐츠에 익숙하다.

실제로 소아·청소년 비만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성장기 신체활동 부족은 단순히 활동량 감소에 그치지 않는다. 이 시기에 형성된 생활습관은 성인기 건강에도 영향을 미치며, 비만은 물론 고혈압·당뇨병 등 만성질환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그렇기에 성장기 신체활동 감소는 단순한 생활 변화가 아니라 소아·청소년 비만 증가와도 연결될 수 있는 문제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 공놀이가 줄면 사라지는 건 ‘운동’보다 ‘자연스러운 움직임’

아이들에게 운동은 체육 수업이나 스포츠클럽만 뜻하지 않는다. 쉬는 시간에 운동장을 오가고, 친구와 공을 차고, 술래잡기를 하며 뛰는 시간도 중요한 신체 활동이다. 성인에게는 사소해 보이는 움직임이지만 성장기에는 의미가 크다. 뛰고, 멈추고, 방향을 바꾸고, 균형을 잡는 과정에서 근력과 순발력, 심폐지구력, 협응력이 함께 쓰인다.

국내에서는 만 6~18세 아동·청소년에게 매일 총 60분 이상의 유산소 신체활동을 권고한다. 고강도 유산소 활동, 뼈 성장에 도움이 되는 활동, 근력 운동도 각각 일주일에 3일 이상 필요하다. 여기서 말하는 활동은 전문 운동만이 아니다. 빠르게 걷기, 달리기, 줄넘기, 공놀이, 자전거, 계단 오르기처럼 일상에서 가능한 움직임도 포함된다.

문제는 아이들이 스스로 몸을 움직일 기회가 점점 따로 챙겨야 하는 일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예전에는 운동장, 놀이터, 골목에서 자연스럽게 쓰던 에너지가 지금은 책상과 화면 앞에 머무는 시간으로 바뀌었다. 공부 시간이 길어지고, 스마트폰과 온라인 게임 사용 시간이 늘면 아이는 운동을 싫어해서가 아니라 움직일 틈이 적어서 덜 움직이게 된다.

◇ 소아비만을 성인 비만으로 이어지게 하는 습관

소아청소년 비만은 ‘크면 빠진다’고 넘기기 어렵다. 세계보건기구는 소아청소년기의 과체중과 비만이 성인기 비만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제2형 당뇨병과 심혈관질환 같은 비감염성질환 위험과도 관련된다고 설명한다.

국내 학생 건강 지표도 가볍게 보기 어렵다. 2024년 학생 건강검사 표본통계에서 초·중·고 학생의 비만군, 즉 과체중과 비만을 합친 비율은 29.3%였다. 3년 연속 감소했지만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25.8%보다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2025년 청소년건강행태조사에서는 하루 60분 주 5일 이상 신체활동 실천율이 남학생 24.5%, 여학생 8.5%에 그쳤다. 주 5일 이상 아침 식사 결식률은 남학생 41.9%, 여학생 45.3%였다.

활동량 부족과 식습관 문제는 따로 떨어져 있지 않다. 오래 앉아 있는 시간이 늘면 간식 섭취도 함께 늘기 쉽다. PC방이나 온라인 게임을 하며 컵라면, 과자, 튀김류, 단맛 음료를 곁들이는 습관이 반복되면 하루 총열량은 쉽게 올라간다. 한 번의 간식이 문제가 아니라 반복되는 패턴이 문제다. 움직임은 줄고, 식사는 불규칙해지고, 단맛과 짠맛이 강한 음식에 익숙해지면 체중은 서서히 늘어난다.

365mc 노원점 채규희 대표원장은 “소아청소년 비만은 체중만 보고 판단하기보다 생활 패턴을 함께 봐야 한다”며 “아침을 거르고 늦은 시간 고열량 간식을 먹거나, 오래 앉아 있으면서 단맛 음료를 자주 마시는 습관이 반복되면 성인이 된 뒤에도 체중 관리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 성장기 비만 관리 팁

성장기 아이에게 성인식 다이어트를 그대로 적용해서는 안 된다. 끼니를 줄이거나 탄수화물을 과하게 제한하면 성장, 집중력, 정서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아이들의 체중 관리는 감량보다 생활습관 교정에 가깝다. 키가 크는 시기인 만큼 성장곡선, 체질량지수, 허리둘레, 식사 패턴, 수면, 활동량을 함께 살펴야 한다. 필요하면 소아청소년과나 비만 진료 경험이 있는 의료진과 상담해 현재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가정에서 시작할 수 있는 방법은 비교적 분명하다. 아침은 거르지 않되 단맛 시리얼이나 빵만 먹는 방식보다 달걀, 두부, 생선, 살코기, 우유·요거트 등 단백질 식품을 함께 먹는 편이 낫다. 점심과 저녁에는 밥의 양만 줄이기보다 채소, 단백질 반찬, 국물 섭취량을 함께 조절해야 한다. 단맛 음료는 물이나 무가당 음료로 바꾸고, 간식은 과자·라면·튀김류보다 과일, 견과류 소량, 삶은 달걀, 플레인 요거트처럼 포만감이 남는 식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활동량은 한 번에 60분을 채우려 하지 않아도 된다. 등하교 때 조금 더 걷기,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 이용하기, 식후 10분 산책하기, 주말에 공원에서 공놀이하기처럼 짧은 움직임을 여러 번 쌓는 방식이 현실적이다.

채규희 대표원장은 “아이에게 ‘살 빼야 한다’는 말을 반복하면 스트레스와 폭식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부모가 함께 걷고, 집 안의 음료와 간식 환경을 바꾸고, 식사 시간을 규칙적으로 만드는 편이 더 현실적인 접근”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어릴 때부터 몸을 움직이고 적절히 먹는 생활이 익숙해지면 성인이 된 뒤에도 비만 관리에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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