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과세수 활용법 새판 짠다…기금·펀드 '미래투자' 다각도 검토
2026.06.14 05:49
국부펀드에 '초과 세수 투입' 구상도 거론…기획처-재경부 협의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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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연합뉴스) 이세원 안채원 송정은 기자 =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최소 15조원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초과 세수를 어떻게 활용할지 주목된다.
정부는 국가채무 상환이나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등 기존 방식을 얽매이지 않고 미래를 내다보며 성장 동력을 마련하도록 새로운 판을 짜겠다는 구상이다.
14일 관계 당국에 따르면 재정정책 수립 및 예산 및 기금 편성과 집행을 담당하는 기획예산처는 초과 세수 활용방안에 관해 다양한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일반적으로 세입이 예산 편성 때 전망한 것보다 많아지거나 지출이 계획보다 적어서 남는 자금(세계잉여금)은 국가재정법에 따라 지방교부세·지방교육재정교부금 정산에 우선 쓰고 이후 공적자금상환기금에 출연하고 채무를 상환한다. 그래도 남는 돈은 추경 재원 등으로 활용한다.
하지만 이재명 대통령의 최근 발언을 계기로 기존과는 다른 방식의 초과 세수 활용 방안에 관한 논의에 속도가 붙는 양상이다.
이 대통령은 8일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미래 세대를 위한, 또 대한민국의 성장 잠재력을 키우는 방향에 투자해야 하겠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초과 세수 활용에 관한 견해를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6.8 superdoo82@yna.co.kr
정부 안팎에서는 초과 세수를 재원으로 하는 '미래대응기금(가칭)'을 새로 만드는 방안이 급부상하고 있다.
현재의 국가재정 시스템에 따라 초과 세수를 활용하는 경우 사용처가 제한되는 데 이런 틀에 상대적으로 덜 구애받으면서 미래 성장 동력을 활용하기 위해 기금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당국의 한 관계자는 "추경을 편성하지 않으면 국가재정법에 따라서 사용처가 다 정해져버리는데 그렇게 쓰기보다는 모아뒀다가 (진짜) 필요한 곳에 쓴다는 것"이라고 미래대응기금 논의의 배경을 설명했다.
당국의 다른 관계자는 "적립해서 필요할 때 꺼내 쓸 수도 있고 미래세대나 첨단산업 발전을 위해서 투자하거나 쓸 수도 있다"며 "(현재로서는) 정해진 게 없다"고 언급했다.
추경의 경우 국가재정법에 편성 요건이 규정돼 있고, 대체로 경제 상황이 어렵거나 급변하는 경우에 이에 대응하는 목적 등으로 사유가 제한돼 있다.
이 대통령이 언급한 미래세대를 위한 투자나 성장 잠재력 확대 등은 국가재정법이 규정한 추경 사유와 거리가 있다는 점에서 기금 등 새로운 틀이 더 주목받는다.
기금의 경우 필요시 일정 비율 내에서는 국회 심사 없이도 재원을 투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서울=연합뉴스) 기획예산처 현판. 2026.3.19 [기획예산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다만 기금을 만드는 등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초과 세수를 활용하는 경우 국가재정법을 개정하거나 특별법을 만드는 등 별도의 입법이 필요할 수도 있다.
미래대응기금과 더불어 하반기 출범 예정인 '한국형 국부펀드'도 주목받는다.
싱가포르의 테마섹을 벤치마킹한 한국형 국부펀드는 현세대의 자산을 장기적으로 증식해 미래 세대의 자산으로 이어주는 투자기구로 계획되고 있다.
민간 전문가 중심의 위원회를 거쳐 투자 결정을 내리는 방식으로 운용될 예정이어서, 기금에 비해 자유롭게 투자를 집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애초 정부는 보유 중인 공기업 지분이나 상속세 물납주식 등 현물 자산을 바탕으로 약 20조원 규모의 국부 펀드를 조성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최근에는 여기에 초과 세수를 재원으로 추가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공개된 유튜브 채널 삼프로TV 출연 영상에서 반도체 호조로 늘어나는 초과 세수에 관해 "국부펀드에도 재원으로 쟁여놓고 또 그것을 투자해서 다시 돈을 버는 선순환 구조를 가져가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정부세종청사 내 재정경제부 청사 현판. 2026.1.6 utzza@yna.co.kr
국부펀드는 정부 자금으로 각국 증시나 유망한 기업에 투자해 수익성을 높이고, 재정 위기에 대응하는 측면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최근 논의되는 미래대응기금과는 다소 결이 다른 부분도 있어 보인다.
또 해외에서는 외환보유액을 운용하는 한국투자공사(KIC)와 국내에서는 첨단·전략산업 육성을 지원하는 국민성장펀드와의 역할 조율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다만 관계 당국은 초과 세수를 미래대응기금 혹은 국부펀드 어느 한쪽에만 투입할지, 혹은 양쪽에 모두 투입할지 등에 관해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향후 논의 과정에서 어느 정도 교통정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초과 세수 활용법으로 단기적인 경기 대응을 위한 추경이나, 재정 건전성 관리 차원의 국채 상환 등의 가능성도 여전히 열려있다.
국부펀드의 경우 이달 말 혹은 다음 달 초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에서 로드맵이 더 분명해질 것으로 보인다. 기획처 역시 늦어도 예산안을 국무회의에 제출하는 8월 말 전후에 미래대응기금에 관한 큰 틀의 논의를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경부와 기획처가 협의해 더 일찍 발표할 가능성도 있다.
기획처 관계자는 "현재는 여러 선택지를 놓고 밑그림을 그려보는 논의 초기 단계"라며 "다양한 의견을 폭넓게 듣고 방향성을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경부 관계자는 "(언제 어떻게 발표할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며 (기획처와) 서로 이야기 중"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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