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뇨스 사장 “제네시스, 유럽 판매 5배 확대”…2030년 글로벌 35만대 목표
2026.06.13 09:31
르망서 제네시스 중장기 성장전략 공개
내년 유럽 11개국·판매거점 50곳 구축
美 성공 방정식 유럽 이식…판매 체계 재편
서비스망도 200곳으로 확장
하이브리드·EREV·마그마 앞세워 라인업 강화
내년 유럽 11개국·판매거점 50곳 구축
美 성공 방정식 유럽 이식…판매 체계 재편
서비스망도 200곳으로 확장
하이브리드·EREV·마그마 앞세워 라인업 강화
| 호세 무뇨스 현대자동차 사장이 12일(현지시간) 프랑스 르망에서 열린 제네시스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르망 24시 참가 의미와 유럽 시장 공략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제네시스 제공] |
[헤럴드경제(르망)=정경수 기자] 호세 무뇨스 현대자동차 사장이 오는 2030년까지 제네시스를 글로벌 35만대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중장기 목표를 제시했다. 특히 유럽 시장 판매를 현재의 5배 수준으로 확대하고 전용 판매망과 서비스망을 대폭 늘려 프리미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무뇨스 사장은 12일(현지시간) 프랑스 르망 라 사르트 서킷에서 열린 제네시스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2030년까지 제네시스 글로벌 판매 35만대를 달성하고, 유럽 판매를 5배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제네시스는 올해 글로벌 판매 목표를 22만5000대로 잡았다. 이를 2030년까지 35만대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 제네시스 연도별 판매량 |
유럽은 핵심 성장 지역으로 제시됐다. 제네시스의 지난해 유럽 판매량은 2476대로 전년 대비 6.7% 감소하는 데 그쳤다. 이를 2030년까지 5배 수준인 약 1만2000대 이상으로 늘리겠다는 게 그의 구상이다.
이를 위해 제네시스는 내년 폴란드, 포르투갈, 덴마크, 오스트리아 등 유럽 4개국에 추가로 진출한다. 이에 따라 유럽 진출 국가는 현재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7개국에서 11개국으로 늘어난다.
유럽 판매망 직영서 딜러 중심으로 전환
동시에 유럽에 50개 이상의 전용 판매 거점과 200개 이상의 공식 서비스 센터를 구축한다. 판매 방식도 바꾼다. 제네시스는 유럽 진출 초기 제조사가 가격과 차량 소유권을 직접 관리하며 고객에게 판매하는 직영 판매 모델을 도입했지만, 앞으로는 현지 네트워크를 갖춘 딜러 판매 방식으로 전환해 확장 속도를 높이기로 했다.
이는 빠른 판매 성장을 보인 미국 시장과 같은 방식으로 유럽 판매 체계를 재편하려는 전략이다. 올해 4월 네덜란드 알메러에는 유럽 최초의 제네시스 전용 딜러십을 열었고, 이탈리아 파도바에서도 딜러점 운영을 시작했다.
| 제네시스 X 그란 컨버터블 콘셉트(미드나잇 틸). 차분한 틸 색상과 타탄 패턴 소재를 적용해 우아한 감성을 강조한 콘셉트 모델이다. [제네시스 제공] |
올 하반기에는 프랑스 릴과 이탈리아 로마에도 딜러점을 추가로 열 예정이다. 독일 뤼셀스하임에 있는 현대차 유럽기술연구소에는 1억5000만유로(약 2600억원) 규모의 투자가 진행되고 있다. 단순히 판매 채널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현지 고객과의 접점을 넓혀 제네시스만의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제품 라인업 확대도 병행된다. 제네시스는 2030년까지 전 세계에서 22개 신차를 선보일 계획이다. 올해 하반기 하이브리드 모델을 도입하고, 주행거리연장형 전기차(EREV)도 순차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GV60 마그마를 시작으로 고성능 라인업인 ‘마그마’도 본격 전개한다. 차세대 플래그십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V90도 유럽 출시를 준비 중이다.
| 제네시스가 르망 24시간 현장에서 공개한 마그마 GT 콘셉트. 제네시스의 고성능 브랜드 ‘마그마’ 방향성을 담은 2인승 럭셔리 그랜드 투어러 콘셉트 모델이다. [제네시스 제공] |
유럽 판매량, 미국의 3% 수준…독일 3사 벽 넘어야
유럽 시장에서 제네시스는 아직 신생 브랜드에 가깝다. 제네시스는 2016년 G80을 앞세워 미국에 공식 진출했지만, 유럽 시장에 발을 들인 것은 2021년이다. 독일, 스위스, 영국을 시작으로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네덜란드 등으로 판매 지역을 넓혀 왔다.
하지만 지난해 유럽 판매량은 2476대로 미국 판매량 8만2331대의 3% 수준에 그쳤다. 미국과 달리 유럽 현지 생산기지도 없어 대부분 한국에서 수입하는 구조다. 럭셔리 브랜드로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BMW,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등 독일 3사가 장악해 온 유럽 시장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내야 하는 상황이다.
“최단기간 100만대 달성”…성장세 자신감
무뇨스 사장은 제네시스의 최근 성장세에도 자신감을 보였다. 무뇨스 사장은 “올해 1분기 현대차·제네시스 합산 판매는 100만대를 넘어섰고, 제네시스도 5만대 이상 판매됐다”고 말했다. 이어 “1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3.4% 증가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고, 북미와 유럽의 제네시스 판매도 올해 들어 8.5% 늘었다”며 “미국에서는 20개월 연속 판매 신기록을 이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 제네시스 플래그십 전기 SUV ‘GV90’ 제원 전망 |
그는 또 “제네시스는 글로벌 누적 판매 100만대를 달성하는 데 7년 8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며 “이는 렉서스, 테슬라, 인피니티보다 빠른 속도”라고 강조했다.
다만 시장 환경은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미국 관세 불확실성, 공급망 불안, 유가 상승, 고물가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중국 브랜드 공세, 전기차 가격 경쟁 심화 등이 주요 변수로 제시됐다. 특히 유럽 승용차 수요는 코로나19 이전보다 250만대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유럽 내 중국 완성차 업체의 올 1~4월 판매 점유율은 7.3%로 전년 동기(3.7%)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특히 전기차 시장에서는 평균 4% 수준의 가격 인하와 10% 이상의 인센티브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유럽 딜러들의 수익성도 압박을 받고 있다. 무뇨스 사장은 이 같은 어려움에도 “우리는 계획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고 있다”며 유럽 투자와 신차 출시 전략을 예정대로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 호세 무뇨스 현대자동차 사장이 12일(현지시간) 프랑스 르망에서 열린 제네시스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르망 24시 참가 의미와 유럽 시장 공략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제네시스 제공] |
“단순 車회사 아냐”…기술기업 정체성 강조
그는 현대차그룹의 정체성도 단순 완성차 업체를 넘어선 기술기업으로 규정했다. 무뇨스 사장은 “우리는 평범한 자동차 회사가 아니다”라며 보스턴다이내믹스, 42dot, 모셔널, 웨이모, 모멘타, 엔비디아, 아마존 등과의 협력 사례를 언급했다. 특히 웨이모와의 로보택시 협력,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개발, 로보틱스 사업 등을 현대차그룹의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를 보여주는 사례로 제시했다.
| 제네시스 차종별 국내 판매량 현황 |
그룹 차원의 수직계열화도 경쟁력으로 꼽았다. 무뇨스 사장은 “현대차그룹은 50개 이상의 계열사를 보유한 기업집단”이라며 “철강과 부품, 물류, 금융은 물론 로보틱스와 소프트웨어, 항공 모빌리티 등 다양한 영역에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수직계열화 구조는 현대차그룹이 더 빠르게 실행하고, 비용 효율성을 높이며,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이라고 강조했다.
시장이 현대차그룹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무뇨스 사장은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 가운데 가장 가파른 수준으로 기업가치가 상승한 회사”며 “지난해 5월 18만9000원이던 주가는 올해 5월 68만9000원으로 오르며 275% 상승했다”고 말했다.
제네시스는 이번 르망 24시 참가를 브랜드 확장의 상징적 무대로 활용하고 있다.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은 GMR-001 하이퍼카를 앞세워 세계 내구레이스 무대에 본격 진입했다.
무뇨스 사장은 “르망은 단순히 레이스에 참가하는 자리가 아니라 제네시스가 성능과 기술, 브랜드 정체성을 동시에 증명하는 무대”라며 “모터스포츠는 우리가 개발한 기술을 극한의 환경에서 시험하고, 이를 다시 양산차와 브랜드 경험으로 연결하는 중요한 과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르망 24시는 제네시스가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로 성장해 가는 여정에서 또 하나의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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