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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오후, 시청 잔디광장서 기도의 무릎 꿇은 학생들

2026.06.13 22:17

기독학생연합 기도운동 ‘더 라이트’
중·고교생들 학교와 다음세대 위해 기도
“학교에서도 함께 모여 기도하고 싶어”
13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광장에서 열린 더 라이트 집회 참석자들이 제이어스 찬양팀의 인도에 맞춰 찬양하고 있다.

토요일 오후 5시, 가방을 멘 학생들이 잔디밭으로 뛰어와 자리를 잡았다. 학생들이 모인 곳은 학교 운동장이 아닌 서울 도심 한복판, 서울시청광장이었다. 교복 차림의 학생들은 저마다 책가방을 풀밭에 내려놓기 시작했다.

‘왕께 만세’ ‘우리에게 임하신 그의 빛으로’ 등 제이어스 찬양팀의 선율이 울려 퍼지자 학생들은 손을 높이 들고 함께 찬양했다. “위대한 일 이 땅에, 더 놀라운 일 이 도시에 이뤄지리”라는 가사가 서울 도심에 울려 퍼졌다.

13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광장에 모인 이들은 2026 기독학생연합 기도운동 ‘더 라이트’ 참가자들이었다. 제이어스와 아이자야씩스티원이 함께하고 CTS기독교TV, 사학법인 미션네트워크, 사단법인 꿈미 등이 주관한 이번 집회는 전국 5679개 중·고등학교마다 기도모임이 세워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마련됐다.

더 라이트 집회 참석자들이 잔디밭에 앉아 김요셉 원천침례교회 목사의 설교를 듣고 있다.


김요셉 원천침례교회 목사는 설교에 앞서 서울시청광장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곳은 정치적인 이슈가 있을 때마다 모이는 곳입니다. 그러나 오늘 우리는 정치를 위해서 온 것이 아니라 축복하기 위해 왔습니다.” 이어 참석자들에게 동서남북을 향해 손을 뻗고 대한민국을 위해 기도하자고 요청했다. 광장 곳곳의 학생과 청년들은 손을 들고 나라와 다음세대의 회복을 위해 함께 기도했다.

김 목사는 창세기 32장의 야곱을 본문으로 삼았다. 그는 야곱을 ‘믿음의 조상’으로만 소개하지 않았다. 김 목사는 “야곱은 속임과 두려움 속에서 자기 힘으로 살아온 사람”이라며 “하나님을 믿고 음성까지 체험했지만 정작 기도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형 에서가 장정 400명을 이끌고 온다는 소식을 듣고서야 하나님 앞에 무릎 꿇었다”며 “막다른 자리에서 드린 야곱의 첫 기도에는 감사와 두려움의 고백, 하나님만 의지하는 간구가 담겨 있었다”고 했다.

김 목사는 “하나님은 야곱을 씨름의 자리에서 바꾸셨다”며 “우리가 잘하는 것만이 아니라 부끄럽고 아픈 부분도 아신다”고 말했다. 이어 “자기 힘으로 붙들고 있던 것을 내려놓고 하나님께 붙들리는 기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설교가 끝나자 선부중학교에서 기도모임을 이끄는 유예나(14)양이 무대에 올랐다. 유양은 또래 학생들이 마주한 현실을 그대로 기도문에 담았다. “매일 아침 교문을 들어설 때마다 입시 경쟁과 세상적 기준이 우리를 짓누릅니다. 서로를 비교하고 때로는 밟고 올라서야 하는 현실 속에 우리가 서 있습니다.”

유양은 교실 안의 욕설과 음란한 문화, 따돌림과 폭력도 언급했다. 이어 “학교를 긍휼히 여겨주시고, 학교마다 기도모임이 세워지게 하여주옵소서. 교실과 운동장, 복도마다 하나님을 찬양하는 다음세대가 일어나게 하여주옵소서”라고 기도했다. 참석자들은 고개를 숙이고 함께 기도했다.

더 라이트 집회 참석자들이 설교 이후 아이자야씩스티원의 인도에 맞춰 찬양하고 있다.


학생들은 입시와 신앙 사이에서 고민을 안고 광장에 섰다. 세화고등학교 백예건(15)군은 이날 오후 학원 일정이 있었지만 집회에 참석했다. 백군은 “이 예배에 나오기 위해 더 늦게까지 공부했고 다음 주에도 보강을 가기로 했다”며 “예배에 나오는 만큼 더 성실히 공부하는 것도 그리스도인의 모습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백군은 학교 안 기도모임에 대한 마음도 커졌다고 했다. 그는 “학교에서 신앙을 가진 친구가 많아야 서너 명 정도”라며 “기도제목을 나누고 함께 기도할 때 서로를 붙잡아주는 힘이 생긴다”고 말했다. 이어 “아침에 일어나는 게 쉽지 않았지만 그래도 기도모임을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며 “하나님과 멀어졌던 마음을 회개하고 다시 하나님께 나아가는 시간이었다”고 했다.

교회 언니 오빠들과 함께 집회를 찾은 정목고등학교 1학년 조혜선(15)양은 “우리 학교에는 기도모임이 없다”며 “교회 친구들이 학교에서도 함께 모여 기도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외국어고등학교 학생 12명도 함께 광장을 찾았다. 이시윤(15)양은 “가고 싶은 길이 있지만 주변에서 안정적인 미래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말을 들으며 부담을 느꼈다”며 “하나님이 주신 길이 맞는지 묻고, 현실 앞에서도 믿음으로 나아갈 용기를 구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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