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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팔았어야 했나' 오른만큼 떨어졌다…"더 담을까 팔까" 개미 '고심'

2026.06.13 22:07

전쟁보다 무서운 금리…인상 공포에 패닉셀
"저가 매수 기회" vs "美금리인상 가능성↑"

국제 금값이 4년 만에 약세장 구간에 들어섰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보다 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와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이 더 큰 변수로 작용하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약화된 모습이다.

12일 미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4239.9달러에 마감했다. 최근 6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올해 최저치를 나타낸 뒤 횡보하고 있다. 현재 금 가격은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3월 기록한 고점에 대비해선 20% 이상 하락한 수치다.

금값 약세는 ETF 시장에서도 반영됐다. 최근 1주일간 개인투자자는 ACE KRX금현물을 618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이들은 같은 기간 KODEX 은선물(H) 209억원, TIGER KRX금현물 131억원, KODEX 금액티브 70억원어치도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실제 금 가격은 올해 들어 큰 변동성을 보였다. 특히 미국이 이란과의 전쟁 종식을 위한 MOU 서명을 앞두고 있다는 소식에 근 두 달 사이 가장 큰 일별 상승률을 기록했다.

국내 금값은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발발한 초기인 3월 3일, 하루에 4.14% 올라 24만9,200원까지 올랐지만, 이후 안전자산임에도 불구하고 하락 추세를 보여왔다. 같은 달 23일에는 하루 만에 7.87% 급락하며 20만8,530원까지 떨어져 연초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고 20만원대로 밀렸다. 이후 미국이 이란에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는 조건으로 1개월 휴전을 제안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하루 만에 3.99% 치솟아 21만9,940원까지 올랐다.

중동 정세와 국제유가 및 미국 금리 변화에 따라 국제 금시세도 등락을 반복하자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금이 안전자산 역할을 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나오기도 했다. 이란 사태 이전 온스당 5,200달러 수준이던 금 선물 가격은 지난 3월 23일 장중 한때 온스당 4,100달러까지 급락, 등락을 거듭한 뒤 미-이란 종전 기대감에 다시 고개를 들었다.

은 시세 역시 금값과 비슷한 궤적을 보이고 있다. 10일 COMEX에서 7월 인도분 선물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2.47% 하락한 온스당 63.14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에서는 향후 금값의 방향을 두고 미국 물가지표와 금리 전망을 주시하고 있다. 통상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는 금값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이번 중동 사태에서는 유가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가 더 크게 부각된 모습이다.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했고, 금보다 달러와 채권금리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의 5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대비 0.2% 상승해 4월보다 둔화됐지만, 중동 불안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이 물가 둔화 흐름을 흔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다음 발표될 생산자물가지수(PPI) 역시 연준의 통화정책 경로를 가늠할 변수로 꼽힌다.

전 세계적으로 인공지능(AI) 산업 투자 열풍에 글로벌 유동성이 반도체 등으로 흘러가면서 가장 가파르게 올랐던 금에 대한 매도세가 강하게 나왔다는 분석도 나왔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국제 유가가 오르면서 미 Fed의 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한 것이 금값 하락의 요인"이라며 "반도체 주식 등 일부 자산으로 자금이 쏠리고 있는 것도 금 투자가 위축된 이유"라고 설명했다.


금값이 추가로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씨티그룹은 9일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호르무즈 해협이 올해 여름까지 폐쇄된 상태로 유지된다면 전 세계 금 매수세가 위축되면서 금값은 온스당 3,500달러 선까지 주저앉을 수 있다"며 금값에 대한 3개월 목표가를 기존 온스당 4,300달러에서 4,000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씨티는 "장기적으로는 금에 대해 낙관적인 관점을 유지한다"면서도 "손절매 기준을 아주 넓게 잡지 않거나 장기적인 투자 기간을 가지지 않은 투자들에게는 단기적으로 위험이 높다고 본다"고 내다봤다.

증권가에서는 하반기 금 가격이 다시 상승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면서도 전고점을 웃돌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전쟁 여파가 여전한 데다, 종전 이후에도 물가 상승 우려가 나타날 수 있어 당분간 금값이 조정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물가가 쉽게 잡히지 않으면 금리 역시 상승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NH투자증권은 이번 조정을 'Buy the dip'(저가 매수) 기회로 평가하며 올해 금 가격 전망치를 온스당 4,400∼5,600달러로 제시했다. 인플레이션 우려와 재정 불확실성, 중앙은행의 금 매입 수요가 가격을 지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 연준의 긴축 경계 강화와 국채금리 반등으로 금에 대한 투자 심리는 이전보다 약화할 수 있다. 키움증권은 "하반기 금 가격 상승 추세는 지속될 것"이라며 "탈달러화 기조와 지정학적 리스크 등 중앙은행의 금 매입을 유발한 요인이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미 연준의 긴축 경계 강화와 국채금리 반등으로 금에 대한 투자 심리는 이전보다 약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진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 금값을 좌우하는 것은 전쟁보다 금리"라며 "전쟁이 끝나더라도 원유 공급 차질에 따른 생산성 저하로 내년 상반기까지 물가 상승 압력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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