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종전안 얼개 드러났지만…해석 제각각 '험로' 예고
2026.06.13 20:09
美주요언론 "MOU서명 이후가 더 어려울 수도"
미국과 이란 간의 종전 합의안 초안이 언론 등에 공개되면서, 내용을 놓고 갖가지 해석이 나오는 등 협상 결과에 대한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양측간 마무리 협상이 진행 중인 가운데, 양측 모두 이번 결과를 자신의 승리로 포장하려 애쓰면서 개별 내용에 대한 서로의 인식차가 큰 것이다.
미국은 군사적 압박을 통해 이란의 오랜 '핵 야망'을 꺾었다는 성과를 부각하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동안 비난해왔던 오바마 때의 '포괄적 핵합의(JCPOA)'와 매우 뚜렷한 차별성이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반면 이란은 미국·이스라엘의 대대적인 공습에도 불구하고 체제와 주권을 지켜냈고,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과 동결자산 해제 등 향후 경제 회복의 길을 열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이로 인해 협상 타결이 임박한 순간에도 양측은 자국에 유리한 내용을 적극적으로 흘리며 여론전을 벌이고 있다.
지금까지의 언론 보도 내용 등을 종합하면, 미국과 이란은 조만간 종전 양해각서(MOU)에 서명할 예정이다.
서명까지 완료하면 양측은 향후 60일동안 이란의 핵 프로그램에 대한 협상을 시작한다. 이 기간동안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본거지인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 전쟁이 중단된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선박 통행을 위해 개방하고, 미국은 페르시아만에 있는 이란 항구에 대한 해상 봉쇄를 해제한다.
MOU에는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하거나 획득하지 않겠다는 약속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는 선언적 성격이 커 핵심 쟁점인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 비축량이나 핵 프로그램의 미래에 대한 문제는 60일간의 추후 협상에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양측이 잠정 합의한 MOU의 얼개는 드러났지만, 이를 둘러싼 양측의 해석은 판이하게 달라 향후 협상의 '험로'를 예고하고 있다.
먼저 세계 원유 수송의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 문제다.
미국은 MOU 서명과 동시에 호르무즈 해협이 즉각 개방되고, 이에 연동해 미국이 시행 중인 대이란 해상 봉쇄를 풀겠다는 입장이다. 다시 말해 호르무즈 해협을 전쟁 전 상태처럼 누구나 통행 가능한 국제수로로 복귀시키겠다는 뜻이다.
반면 이란은 해협을 열되 향후 해협 관리는 이란과 오만의 '공동 의사결정'에 기반한 '새로운 지역 질서' 아래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호르무즈 해협에 '내해(內海)' 개념을 도입해 당장은 아니겠지만 이를 이용하는 선박에 궁극적으로 전에는 없었던 '수수료'를 부과하겠다는 것이다.
양측이 가장 민감하게 생각하는 '이란 핵 문제'도 아직까지는 구체적인 로드맵까지 나왔다고 평가하기에는 이른 분야다.
일단 MOU에는 이란이 핵무기를 '무기한으로' 획득 또는 개발하지 않는다는 문구가 포함되지만, 이후 구체적으로 합의할 사항에 관해서는 양측의 온도차가 분명하다.
미국은 이란이 자국의 핵 프로그램 해체와 핵시설 해체, 핵 물질의 폐기 및 제거에 동의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반해 이란은 MOU 서명 후 60일동안 구체적인 핵 협상을 벌이겠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여기다 대이란 제재와 이와 맞물린 이란 동결자금 해제 문제에 대해서도 이란 언론은 MOU 서명 직후 수십억 달러 규모의 동결 자금이 우선 해제되고 나머지 자산 역시 협상 과정에서 단계적으로 풀릴 것이라고 접근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오바마 때의 JCPOA를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영구적으로 막지 못하고 단지 지연시켰음에도 이란에 너무 많은 경제적 혜택을 제공한 역사상 '최악의 합의'"라고 맹비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의 주장처럼 신속한 동결 자금 해제 등 경제적 보상을 지급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MOU 서명 장소를 놓고도 미국은 스위스 제네바를 콕 집어 얘기하고 있지만, 이란은 별도의 대면 없이 원격으로 서명을 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 주요 언론들은 이러한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양측의 MOU 서명 이후가 오히려 더 어려운 단계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뉴욕타임스(NYT)는 "양측 모두 이번 합의를 자신들의 '승리'로 규정하고 싶어한다"고 분석했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협상 타결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실제로는 더 어려운 협상이 기다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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