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원에 티켓 샀다" 일본여행 수요 폭발하는데…'초비상'
2026.06.13 17:56
탑승률 90% 육박
고유가에 노선 띄워도 손실 폭 확대
"일본 오사카행 항공권을 1만8000원에 샀어요. 유류할증료를 더하면 가격은 오르지만 일단 결제했습니다."
30대 직장인 A씨는 최근 저비용 항공사(LCC)의 특가 프로모션을 통해 인천~오사카 노선 항공권을 구매했다. 그는 "새벽 시간대 수시로 접속해 취소표를 운 좋게 구할 수 있었다"면서 "타이밍만 맞으면 성수기에도 저렴하게 항공권을 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A씨처럼 소비자들은 특가 프로모션을 기다리고 있다. 하반기 LCC의 동계 특가 판매 곧 시작될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유류할증료 부담이 커졌지만 조금이라도 경비를 줄여 여행을 떠나려는 수요는 이어지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유류할증료 인상으로 여행 수요가 위축될 것이란 예상과 달리 오히려 여행객은 늘고 있다. 국토교통부 항공통계 데이터를 보면 지난 5월 전국공항 국제선 여객 수송량은 824만6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8.1% 늘었다. 숫자만 보면 항공 여행 시장은 활황이다. 탑승률은 진에어 88.3%, 제주항공 86.8%로 오히려 대형항공사(FSC) 평균(85.3%)보다 높았다.
그런데도 LCC 업계는 비상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LCC 3사의 2분기 영업손실은 티웨이항공 1200억원, 진에어 703억원, 제주항공 540억원 등으로 예상된다. 항공 수요는 증가하고 있는데 돈을 못버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선 운임 할인 경쟁을 원인으로 꼽는다. 예약 속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항공사는 특가 항공권을 대거 판매해 좌석을 채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반가운 일이지만 항공사 입장에서는 좌석당 벌어들이는 운임 단가가 감소해 탑승률 상승이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구조다.
고유가 부담도 LCC의 실적을 압박하고 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올해 글로벌 항공업계의 순이익 전망치를 기존보다 절반가량 대폭 하향 조정했다. 올해 항공유 가격이 전년 대비 70% 급등한 배럴당 평균 152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항공사들의 연료비 총액은 지난해 2520억달러(약 383조원)에서 올해 3500억달러(약 533조원)로 약 40% 늘어나며 전체 운영비의 31.4%를 차지할 전망이다. 자본력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LCC는 대형항공사(FSC) 대비 충격이 훨씬 크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
위기는 이미 현장에서 체감되고 있다.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에어로케이 등은 객실 승무원 대상으로 무급휴직을 시행 중이다. 진에어는 최근 채용한 신입 객실 승무원 50여명의 입사 시기를 추석 이후로 미뤘다. "약속드린 운항 일정의 신뢰를 지키는 것을 최우선으로 두겠다"고 공언했던 파라타항공도 불과 한 달 만에 인천~푸꾸옥, 인천~다낭 노선 감편 대열에 합류했다. 파라타항공 측은 "고유가 장기화에 따른 사업계획 변경"이라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 최고운 연구원은 "LCC들은 유가 리스크를 버틸 체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만큼 보수적으로 공급을 축소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제주항공은 지난 9일 신규 항공기 구매 계획을 기존 40대에서 32대로 줄이고, 투자 기간도 2027년에서 2028년으로 연장하는 공시를 냈다. 기재 도입 지연은 장기적으로 노선 확대와 서비스 개선을 늦출 수 있다는 점에서 소비자에게도 직접적인 영향이다.
업계는 올해 여름 성수기가 실적 회복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일본과 중국 등 단거리 노선은 유류할증료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아 수요가 견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동남아, 미주 등 중장거리 노선은 유류할증료 부담이 여행 비용 증가로 이어지면서 수요 회복 속도가 더딜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단거리인 일본 노선은 유류할증료 절대액이 낮아 수요 타격이 덜하지만, 중장거리인 동남아 노선은 유류 부담이 그대로 수요 위축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유가가 하향 안정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소비자에게는 여전히 항공권이 비싸다는 인식이 남아 있어 여행을 망설이게 하는 부분이 있다"면서도 "6~8월 정도만 크게 문제 생기지 않고 지나가면 다시 수요는 정상궤도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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