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 안 하면 가스 생산 자발적 중단"…카타르, 이란과 뒷거래 했나
2026.06.13 16:45
감청 통해 드러나…카타르, 의혹 전면 부인카타르가 이란의 공격으로부터 자국 액화천연가스(LNG) 생산 시설을 보호하려고 전쟁 초기 이란과 비밀 거래를 시도했다는 사실이 전해졌다.
1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카타르가 지난 2월 말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으로 전쟁이 시작되자마자 이란 측과 접촉해 '라스라판 LNG 생산 시설을 공격하지 않는 조건으로, 자체적으로 가스 생산을 중단할 수 있다'는 제안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중동 지역 안보 당국자들은 카타르가 사실상 '비밀 거래'를 모색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란은 이번 전쟁 내내 세계 해상 에너지 수송량의 5분의 1을 담당하는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고, 중동 산유국들의 핵심 에너지 시설을 타격하는 방식으로 국제 에너지 가격을 급등시키는 전략을 구사해왔다. 국제 에너지 가격 급등이 세계 각국 경제에 큰 충격을 줄 수 있어 미국과 이스라엘에 전쟁 조기 종식을 압박하는 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카타르 라스라판은 전 세계 가스 공급량의 약 5분의 1을 차지하는 세계 최대 LNG 생산 거점이다. 카타르 입장에서는 국가 경제의 핵심 자산을 보호해야 했다. 즉 이란 측에 "우리를 공격하지 않아도 당신들이 원하는 전략적 효과는 달성할 수 있다"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전달한 셈이다.
이번 카타르의 '뒷거래'는 통신 감청 등 정보 분석을 통해 포착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카타르의 이런 제안에 이란이 명확한 대답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WP는 그런데도 이후 전개된 정황을 봤을 때 양측 간 일정 수준의 암묵적인 이해가 있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전쟁 발발 사흘째 되는 시점에 카타르가 라스라판 시설 가동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카타르는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카타르 정부는 라스라판 가동 중단을 전적으로 시설 안전과 인력 보호를 위한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카타르는 "이란과의 뒷거래 의혹이 자국의 종전 중재 노력을 훼손하고 미국과의 전략적 협력 관계를 흔들려는 시도"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라스라판도 이란의 공격을 피하지 못했다. 이란은 자국 최대 가스전인 사우스 파르스 등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심각한 타격을 입자 이에 대한 보복으로 지난 3월 18일 라스라판을 향해 미사일을 일부 발사했다. 이 때문에 일부 설비가 파손되면서 국제 에너지 시장을 출렁이게 했다. 카타르는 연간 LNG 수출량의 17%(약 1280만 톤)를 수출할 수 없게 됐다. 당시 카타르는 피해 복구에 "3~5년이 걸릴 것"이라고 추산했다.
아울러 미국 당국자들도 카타르의 이란 접촉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으나 상호 관계에 즉각적인 균열이 생기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카타르는 그동안 미국과 이란 모두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이번 전쟁 국면에서도 적극적인 중재를 통해 양국 종전 협상이 진전되는 데 이바지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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