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비싼 숙박, PC방서 잔다” 해결되지 않은 BTS 부산 공연 이면
2026.06.13 16:00
“오늘 올라가야 해요. 숙소가 너무 비싸서 구하질 못했거든요.”
6월 13일 오후 부산종합버스터미널. 서울발 버스가 플랫폼에 들어선 가운데 유독 외국인들의 발걸음이 눈에 띄었다. 그룹 방탄소년단 공연이 이곳에서 열리고 있다는 방증이었다.
전날에 이어 이날 오후 7시, 부산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열리는 방탄소년단 공연을 보기 위해 부산을 찾은 팬들로 부산종합버스터미널과 부산역, 해운대와 광안리 등 주요 거점은 이른바 ‘보랏빛 도시’로 물들어 있었다.
기자가 도착한 부산종합버스터미널 대합실은 마치 공연장 입구를 옮겨 놓은 듯했다. 다양한 국가의 팬들이 곳곳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고 일본어, 영어, 불어가 뒤섞여 들려왔다.
다만 다소 걱정 어린 눈빛과 분주한 움직임이 포착됐다. 지난 12일 미국 등 3개국(멕시코·캐나다 포함)에서 개막한 북중미 월드컵을 뒤로 하고 한국을 찾은 미국 출신 줄리아 씨(28)는 “2020년부터 방탄소년단을 좋아했고 서울 광화문 공연에 이어 부산 공연을 보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며 설렘을 드러냈다. 서울에서 약 4시간 가량 버스를 타고 왔지만 방탄소년단을 볼 생각에 힘들지 않다고 했다.
이내 급히 이동해야 한다는 말에 이유를 묻자 “짐이 많아서 보관함을 찾는데 이미 꽉 찬 것 같다”며 발을 굴렀다.
숙소를 구하지 못한 탓이라고 했다. 이번 공연을 앞두고 부산 일대 일부 숙소들은 공연 특수를 노리고 바가지 요금으로 운영하며 논란을 야기했다. 줄리아 씨와 친구 제시카 씨(23)는 “잘 공간이 없어서 공연 끝나고 PC방이나 광안리 해변 어딘가에서 자야하지 않을까 싶다”며 허탈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KTX, 비행기 이용 플랫폼인 부산역과 김해국제공항이 주요 거점이지만 티켓 부족으로 인해 버스를 통한 이동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터미널 인포메이션 담당자는 “보통 때 보다는 해외 관광객들이 늘은 건 맞다. 구체적으로 파악은 안되지만, 물품보관함을 찾는 사례가 많았다”라고 설명했다.
속사정은 모른 채 이들을 바라보는 일반 시민들은 방탄소년단으로 달궈진 부산의 열기에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 부산 기장군에 거주 중인 박모 씨(62)는 “오랜만에 터미널에 왔는데 외국인들이 많아 놀랐다. TV로만 접했던 방탄소년단 파워가 이런 게 아닌가 싶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서울에서 새벽 첫 버스를 타고 내려왔다는 30대 직장인 이모 씨는 “일 때문에 내려와야 했는데 표가 없어서 조마조마 했다. 터미널에 오니 왜 그랬는지 실감하게 된다”고 방탄소년단 팬들의 모습에 놀라워했다.
터미널 내 일부 매장에서는 방탄소년단 음악을 흘려보내며 공연 열기에 힘을 보탰다.
기념일을 맞아 방탄소년단은 부산광역시와 협력해 오프라인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광안대교 드론 라이트쇼, 영화의전당 빅루프 라이트쇼, 해운대 해수욕장 연계 프로그램 등 주요 관광 장소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진행 중이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2022년 10월 개최된 ‘BTS 옛 투 컴 인 부산’ 공연 이후 약 3년 8개월 만에 다시 부산을 찾았다. 공연은 총 11만 관객 규모로 펼쳐지며 전석 매진됐다.
공연은 팬 플랫폼 위버스를 통한 온라인 스트리밍, 그리고 전 세계 80여 개 국가 및 지역에서 진행되는 라이브 뷰잉으로도 만나볼 수 있다.
[부산=지승훈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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