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 안하면 가스생산 멈출게"…카타르, 이란과 '뒷거래' 의혹
2026.06.13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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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카타르가 자국 액화천연가스(LNG) 생산 시설을 이란의 공격으로부터 보호하려고 전쟁 초기 이란과 '비밀 거래'를 시도했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카타르는 지난 2월 말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이란 전쟁이 시작되자 이란 측과 접촉해 '라스라판 LNG 생산시설을 공격하지 않는 조건으로 자체적으로 가스 생산을 중단할 수 있다'는 제안을 전달했다.
이란은 이번 전쟁 내내 세계 해상 에너지 수송량의 5분의 1을 담당하는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고, 중동 산유국들의 핵심 에너지 시설을 타격하는 방식으로 국제 에너지 가격을 급등시키는 전략을 구사해왔다.
국제 에너지 가격 급등이 미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 경제에 큰 충격을 준다는 점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에 전쟁 조기 종식을 압박하는 수단이 될 수 있는 구상이었다.
카타르 라스라판은 전 세계 가스 공급량의 약 5분의 1을 차지하는 세계 최대 LNG 생산 거점이다. 카타르 입장에서는 국가 경제의 핵심 자산을 보호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중동 지역 안보 당국자들은 카타르가 사실상 '비밀 합의'를 모색한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이란 측에 "우리를 공격하지 않아도 원하는 전략적 효과는 달성될 수 있다"는 취지의 메시지가 전달됐다고 전했다.
카타르의 이런 시도는 통신 감청 등 정보 분석을 통해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카타르는 이란으로부터 제안에 대한 명확한 대답을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이후 전개된 정황을 고려할 때 양측 간 일정 수준의 암묵적 이해가 있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고 WP는 보도했다.
실제로 카타르는 전쟁 발발 사흘째 되는 시점에 라스라판 시설 가동을 중단했다. 당시 카타르는 이를 "군사 공격 위험에 따른 조치"라고 설명했지만, WP는 위성사진 분석 결과 시설에서 직접적인 피해 흔적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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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는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카타르 정부는 WP에 라스라판 가동 중단은 전적으로 시설 안전과 인력 보호를 위한 결정이라며 "이란과 공모해서 이란의 이익을 위해, 또는 전쟁 흐름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결정을 내렸다는 주장은 절대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카타르의 이란 물밑 접촉 노력에도 라스라판은 이란의 공격을 피하진 못했다.
이란은 자국 최대 가스전인 사우스 파르스 등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심각한 타격을 입자, 그에 대한 보복으로 지난 3월 18일 라스라판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했고 일부 설비가 파손되면서 국제 에너지 시장에 충격을 안겼다.
당시 카타르는 피해 복구에 "3∼5년이 걸릴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이란은 이번 전쟁에서 카타르와 같이 미국에 군사적 거점을 제공하는 걸프국들을 지속해 공격해왔다.
카타르는 이란과의 뒷거래 의혹이 자국의 종전 중재 노력을 훼손하고 미국과의 전략적 협력 관계를 흔들려는 시도라고 주장했다.
미국 당국자들은 카타르의 이란 접촉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지만, 이로 인해 상호 관계에 즉각적인 균열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카타르는 그동안 미국과 이란 모두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으며, 이번 전쟁 국면에서도 적극적인 중재를 통해 양국 종전 협상이 진전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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