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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투' '반대매매' 급증…증시 투기판 돼선 안돼

2026.06.13 14:24

더스쿠프 양재찬의 프리즘
급등락 거듭 롤러코스터 증시
신용대출 6개월 만에 증가세
초단기 빚투 1조5953억원 규모
외부 변수 취약한 국내 증시
빚투 권장 분위기 확산 우려
빚으로 떠받치는 상승장은 오래가지 못한다. 최근 주식투자 열풍의 원인을 냉정하게 돌아봐야 하는 이유다.[사진|연합뉴스]
'-8%, 8%, -4%'. 장중 8900을 넘어서며 9천피에 근접했던 코스피지수의 지난 8~10일 등락률이다. 코스피가 급등락을 반복하는 현기증 나는 장세를 이어가며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빚투(빚내서 투자)'가 위험수위를 넘나들고 있어 우려를 더한다. 

KBㆍ신한ㆍ하나ㆍ우리ㆍ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개인 마이너스통장 잔액이 약 43조원으로 2022년 11월 이후 3년 7개월 만의 최대치다. 특히 코스피가 급락하며 '검은 금요일' '검은 월요일'을 초래한 5일과 8일 이틀에만 6000억원 넘게 불어났다.

은행 신용대출은 6개월간의 감소세를 깨고 증가로 돌아섰다. 코스피 조정 국면에서 개인 투자자들이 신용대출을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저가 매수에 나섰기 때문으로 보인다. 개인들이 주식투자를 위해 증권사에서 돈을 빌린 뒤 갚지 않은 신용거래융자 잔액도 올해 들어 10조원 넘게 불어나 38조원에 육박했다. 증시 급락 후 반등을 예상한 투자자들이 증권사를 통해 빚으로 주식을 매수한 것으로 관측된다.

'빚투'가 급증하는 와중에 증권사가 고객이 맡긴 주식을 강제로 매각하는 반대매매 규모도 커졌다. 특히 코스피가 큰 폭으로 급등락한 8~10일 반대매매 주식은 3일 연속 1000억원대에 이르렀다. 5일 1661억원에서 8일 1390억원, 9일에는 1696억원으로 늘어났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9일 기준 '초단기 빚투'로 분류되는 위탁매매 미수금은 1조5953억원. 해당 거래는 투자자가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을 산 뒤 2거래일 안에 대금을 갚아야 한다. 이를 이행하지 못하면 3거래일째 주식이 매각(반대매매)된다. 하한가(-30%)에서 강제 매각되므로 개인 투자자는 손실을 보기 마련이다.  
[사진 | 뉴시스]
3거래일 연속 반대매매 규모가 1000억원대를 기록한 것은 2023년 10월 이후 2년 8개월 만에 처음이다.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도 5일(9.1%), 8일(8.2%) 한자릿수에서 9일(10.5%)에는 두자릿수로 커졌다. 이 기간 강제 처분된 주식이 4751억원, 5월부터 한달여 동안 1조2571억원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국내 증시의 단기 조정 때마다 개인 매수세가 확대하면서 빚투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9일 하루 불어난 신용거래융자 잔액만 약 1400억원이다. 게다가 5~10일 사이 거의 날마다 매도ㆍ매수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ㆍ매수 호가 일시 효력정지)가 발동되는 등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반대매매도 많았다.

국내 증시는 최근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및 빅테크 기업 주가, 인공지능(AI) 산업 수익성 논란, 물가상승률과 고용 동향을 비롯한 미국 거시경제 지표, 중동전쟁 상황 등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현실화하면 상당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외국인은 11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24거래일 연속 '팔자' 행렬을 이어갔다. 이 기간 기관은 '사자'와 '팔자'를 오가고, 개인이 주로 순매수하며 지수를 방어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 증시의 변동성이 커졌다.

11일 코스피시장은 전날 종가 대비 오르거나 내리는 상승 및 하락 전환이 50차례를 넘어서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였다. 장중 코스피지수 최고치와 최저치간 변동 폭이 무려 406.16포인트에 이를 정도였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9~11일 3거래일 연속 80을 웃돌았다. VKOSPI는 통상 20선 초반이 안정적 수준이다. 30을 넘어서면 변동성이 큰 것으로 간주되는데, 그 기준의 두배도 넘어서자 '롤러코스피'라는 말까지 나돈다.

변동성이 큰 증시에서 빚투와 반대매매가 늘어나는 판에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금리 상단이 연 6%를 넘어섰다.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도 7.5%를 웃돈다. 한국은행이 7월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금융채 등이 이를 선반영하자 은행 대출금리도 따라 올랐다. 대출을 일으켜 주식ㆍ부동산 시장에 진입한 '영끌' 차주들의 부담이 더욱 커질 상황에 처했다.
변동성이 큰 증시에서 빚투와 반대매매가 늘어나는 판에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금리 상단이 연 6%를 넘어섰다.[사진 | 뉴시스]
신용거래 리스크는 상승장보다 하락장에서 심각해진다. 하락폭이 클수록 반대매매 물량이 쏟아지고, 이것이 추가 하락을 부추기고 변동성을 키우는 악순환에 빠져든다. 특히 빌린 돈으로 변동성이 극심한 시장에 뛰어드는 순간, '투자'는 '투기'로 변해 손실을 초래하고 개인의 자산 건전성을 망가뜨릴 수 있다.  

지금 '포모(FOMOㆍFear Of Missing Out·자신만 흐름을 놓치거나 소외되는 것에 대한 불안과 공포)' 심리에 섣불리 빚투에 뛰어들 때가 아니다. 경제ㆍ사회적으로 증시 활황은 반길 일이다. 그렇다고 '빚투'를 권장하는 사회 분위기여선 곤란하다. 

빚으로 떠받치는 상승장은 오래 못 간다. 최근 주식투자 열풍이 건강한 투자문화의 길인지, 아니면 빚과 투기 심리로 부풀린 허욕인지 냉정하게 돌아보자. 투자는 철저하게 자기 책임 아래 하는 것이 원칙이다. 

양재찬 더스쿠프 편집인 
jayan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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