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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논란' 지커 7X, 테슬라 모델Y 넘을 수 있을까

2026.06.12 13:47

[서울=뉴스핌] 이찬우 기자 = 중국 현장에서 본 지커는 '저가 전기차' 이미지와 거리가 멀었다. 전시장 구성과 실내 마감, 디지털 인터페이스, 충전 기술은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를 지향하고 있었다. 그러나 한국 시장에 첫발을 내딛은 지커 7X는 상품성보다 '가격표'로 먼저 평가받고 있다.

지커 7X. [사진=이찬우 기자]

12일 업계에 따르면 지커코리아는 국내 첫 판매 모델인 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7X를 공개하고 사전예약에 돌입했다. 지커는 중국 지리그룹 산하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다.

지커코리아는 서울 강남·서초·강서와 경기 판교·일산·인천·수원, 대전, 부산 등 전국 9개 핵심 거점 전시장에 7X를 배치했다. 7X는 중국 외 국가 가운데 처음으로 한국에 투입된 부분변경 모델이다.

자율 주행 중인 지커 7X. [사진=이찬우 기자]

◆ 모델Y와 가격대 겹친 7X…충전·배터리로 차별화

7X는 지커의 전기차 전용 SEA 플랫폼을 기반으로 개발됐으며, 스웨덴에 위치한 지커 디자인 스튜디오에서 디자인을 맡았다. 전장 4800㎜, 전폭 1920㎜, 전고 1650㎜의 차체에 2900㎜ 휠베이스를 확보했고 트렁크 용량은 539ℓ다.

가격은 프로 5299만원, 맥스 5999만원, 울트라 6999만원으로 책정됐다. 가격 공개 이후 소비자 반응은 엇갈렸다. 800V 초급속 충전 시스템과 고급 편의사양, 대용량 배터리 등을 고려하면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반면, "중국차치고 비싸다", "이 가격이면 테슬라 모델Y를 보겠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지커 7X가 처음부터 마주한 가장 큰 경쟁 상대는 테슬라 모델Y다. 국내 전기 SUV 시장에서 모델Y가 사실상 기준점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7X 프로는 5299만원으로 테슬라 모델Y 후륜구동(RWD) 가격대와 직접 비교된다. 맥스 트림은 5999만원으로 모델Y 롱레인지와 비교 가능한 구간에 놓인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단순히 차체 크기나 주행거리만 놓고 비교하지 않는다. 전기차 구매에서는 가격뿐 아니라 브랜드 인지도, 충전 인프라,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중고차 잔존가치, 서비스망 등이 함께 고려된다. 이 때문에 지커 7X가 사양상 경쟁력을 갖췄더라도 모델Y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상품성 이상의 설득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7X가 모델Y보다 앞세울 수 있는 부분도 분명하다. 7X는 800V 고전압 시스템을 기반으로 글로벌 사양 기준 최대 360㎾ 초고속 충전을 지원한다. 최적 조건에서 배터리 잔량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 데 프로 트림은 약 13분, 맥스와 울트라 트림은 약 16분이 걸린다. 충전 속도 측면에서는 7X가 모델Y와 차별화할 수 있는 지점이다.

배터리 구성도 강점이다. 프로 트림에는 지커가 자체 개발한 75kWh 리튬인산철(LFP) 기반 '골든 배터리'가 들어가고, 맥스와 울트라 트림에는 CATL이 공급하는 100kWh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가 적용된다. 국내 기후에너지환경부 상온 복합 인증 기준 1회 충전 주행거리는 프로 375km, 맥스 483km, 울트라 440km다.

성능 면에서도 7X는 프리미엄 전기 SUV 이미지를 강조한다. 프로와 맥스 트림은 싱글 모터 기반 후륜구동 모델로 최고출력 421마력, 최대토크 45kg·m를 낸다. 울트라 트림은 전륜과 후륜에 각각 전기 모터를 탑재한 사륜구동 모델로 최고출력 645마력, 최대토크 72.4kg·m를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걸리는 시간은 3.9초다.

공간 활용성도 비교 포인트다. 7X는 2900㎜ 휠베이스를 바탕으로 넓은 실내 공간을 확보했다. 지커코리아는 이를 두고 대형 SUV 수준의 여유로운 실내 공간을 확보했다고 설명한다. 539ℓ 트렁크 용량도 패밀리카와 레저 수요를 겨냥한 요소다. 모델Y가 브랜드 인지도와 충전 생태계, 소프트웨어 경쟁력에서 강점을 보인다면, 7X는 충전 속도와 배터리 용량, 실내 공간, 고급 사양으로 맞서는 구조다.

지커 7X 자율주차 장면. [사진=이찬우 기자]

◆ 중국선 프리미엄, 한국선 '가성비' 기대값 넘어야

중국 현지에서 확인한 지커의 방향성도 이와 맞닿아 있다. 지커는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저가형 모델을 앞세우기보다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집중해왔다. 차량 실내 품질과 디지털 사용자 경험, 전시장 연출 방식에서도 고급화 전략이 뚜렷했다.

문제는 한국 시장의 기대값이다. 국내 소비자에게 중국 전기차는 아직 '가성비' 이미지가 강하다. 중국차가 국산차나 테슬라와 비슷한 가격대에 진입할 경우 소비자는 자연스럽게 "그 가격을 지불할 이유가 있는가"를 따지게 된다.

지커 7X의 가격 논란은 단순히 비싸다는 반응이 아니라, 중국 프리미엄 전기차라는 개념이 한국 시장에서 얼마나 설득력을 가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첫 시험대다.

출시 시점도 변수다. 지커는 지난해부터 국내 진출을 예고하며 기대를 모았지만, 실제 판매 모델 공개와 가격 확정까지 시간이 걸렸다. 현재 환경부 주행거리 인증은 마쳤지만 일부 정부 인증 절차가 남아 있어 차량 인도는 빠르면 오는 9월부터 시작될 전망이다. 전기차 구매 수요가 테슬라 모델Y와 국산 전기 SUV로 이미 일부 흡수된 상황에서 대기 기간이 길어진 점은 부담이다.

서비스망 구축도 관건이다. 지커코리아는 현재 전국 9개 거점에서 차량을 전시하고 있다. 연내 판매 네트워크를 14곳까지 확대하고, 서비스센터도 제주를 포함해 전국 11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다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아직 검증된 서비스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이 불안 요인으로 남아 있다.

지커코리아 관계자는 "한국 소비자들은 차량을 선택할 때 품질과 기술력, 그리고 타협 없는 안전성까지 모두 고려하는 안목 높은 고객층"이라며 "이번에 선보이는 지커 7X는 단순한 이동 수단의 역할을 넘어, 가족 구성원의 삶의 질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럭셔리 패밀리 SUV의 새로운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chanw@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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