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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전, 가장 싼 주식인데 안 샀다고?"…4조 굴리는 큰손의 일침

2026.06.12 09:49

대가들의 투자철학
강대권 라이프자산운용 대표
강대권 라이프자산운용 대표 인터뷰 기사 전문은 한국경제신문이 만드는 온라인 투자전문 플랫폼 '한경 프리미엄9'에서 볼 수 있습니다.



"가치투자를 한다는 사람들은 요즘 수익률이 좋지 않습니다. 삼성전자를 사지 않았기 때문이죠. 왜 그럴까요?"

강대권 라이프자산운용 공동대표 겸 최고투자책임자(CIO·사진)이 던진 질문이다. 그는 이런 현상이 가치투자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한다. 많은 투자자들이 가치주를 중소형주, 내수주, 즉 오래된 산업에 속한 기업, 또는 시장에서 소외된 종목으로 이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밸류에이션만 놓고 보면 최근 1년 동안 한국 주식시장 전체를 통틀어 삼성전자보다 더 저평가된 종목을 찾기 어렵습니다. 가치평가만을 기준으로 투자했다면 삼성전자를 포트폴리오에 담지 않을 이유가 없었죠. 그런데 안 샀던 이유는 인기가 없고 관심을 받지 못하는 주식을 사는 것이 곧 가치투자라고 생각했던 겁니다."

그는 "아무도 모르는 '흙 속의 진주'를 엄청 싸게 사서 혼자 대박을 내는 게 가치투자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가치투자는 특정 스타일이나 특정 업종에 투자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가치투자의 본질은 그 시점에서 기업의 펀더멘털 대비 가장 저평가된 자산을 찾는 것입니다. 그것이 대형주일 수도 있고 성장주일 수도 있으며, 기술주일 수도 있습니다"

강 대표는 "가치투자를 하나의 장르나 유형으로 정의하기는 쉽지 않다"면서 "좁은 의미의 가치투자는 상대적으로 싼 가격에 거래되는 자산을 매수하는 투자 방식이지만, 넓게 보면 모든 투자는 결국 가치투자"라고 정의했다.

"일반적으로 어떤 개념에는 반대 개념이 존재합니다. 성장주의 반대는 비성장주, 모멘텀주의 반대는 비모멘텀주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가치주의 반대말은 무엇일까요. 가치가 없는 주식일까요? 세상에 누가 가치가 없는 주식을 사려고 하겠습니까. 투자자는 모두 자신이 가치 있다고 판단한 자산에 돈을 투자합니다."

강 대표는 기업의 성장 잠재력에 투자하는 게 진정한 가치투자라고 강조한다. "아무도 모르는 미래 성장성에 베팅하는 게 투자의 기본입니다. 기업의 자산이나 수익 가치는 인공지능(AI)이 더 계산을 잘합니다. 그런데 성장 가치는 그렇지 않죠. 성장성을 판단하지 않고 무조건 싸다고 주식을 사는 것이야말로 게으르고 나태한 태도입니다. 그래서 전 성장 가치를 본 다음 저평가 된 걸 사면 어떤 종목이든 어떤 업종이든 다 접근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강 대표는 국내 가치투자 2세대 대표 주자로 평가받는다. 그는 서울대 경제학 학사와 석사 학위를 받은 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펀드매니저와 유경PSG자산운용 CIO를 거치며 가치투자 전략으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2016년과 2020년엔 국내 주식형 운용사 중에서 수익률 1위를 기록했다. 이후 2021년 라이프자산운용을 설립하고 운용자산 4조원 규모로 키워냈다.

강 대표는 스스로를 "투자에 적합한 DNA를 가진 사람은 아니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의 이력은 누구보다도 투자에 깊이 매달려 살아온 사람의 기록에 가깝다. 대학 1학년 시절 주식투자대회에서 우승하며 화려하게 시장에 입문했지만, 곧바로 IT버블 붕괴를 맞아 '깡통 계좌'를 경험했다. 친구들에게 빌린 돈과 자취방 보증금까지 모두 날렸다. 이후 대학 생활 대부분을 빚을 갚는 데 보냈고, 창업과 사업 실패, 금융위기와 시장 급락을 잇달아 겪었다. 투자 인생의 중요한 갈림길마다 상승장이 아니라 하락장이 기다리고 있었던 셈이다.

그는 서울대 재학 시절 투자동아리 SMIC에서 지금은 국내 가치투자 업계를 대표하는 인물들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 한국밸류자산운용 공채 1기로 입사했지만 입사 직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졌다. 어렵게 쌓아 올린 경력은 화장품 사업 실패로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5억원의 빚을 떠안은 채 재입사했고, 이후 운용 성과를 바탕으로 업계 최연소 최고투자책임자(CIO)에 올랐다. 하지만 그 과정 역시 순탄치 않았다. 스스로 "35세가 인생의 바닥이었다"고 회상할 만큼 실패와 좌절의 시간이 길었다.

2021년 설립한 라이프자산운용 역시 출발부터 녹록지 않았다. 첫 펀드를 출시한 날이 사실상 코스피 고점과 겹쳤다. 이후 시장은 급격한 하락 국면에 접어들었다. 강 대표는 이를 두고 "뭔가를 시작하면 큰 위기가 찾아오는 징크스가 있는 것 같다"고 웃었지만, 그 경험이 지금의 투자 철학을 만들었다고 말한다.

최근 10여 년간 글로벌 증시가 장기 상승장을 이어오면서 성장주 중심의 장기 투자와 레버리지 전략이 자연스러운 투자 방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강 대표의 시각은 다르다. 그는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수익률이 아니라 위험에 대한 인식이라고 강조한다. 시장은 언제든 투자자의 예상을 벗어날 수 있으며, 한 번의 실수로도 치명적인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여러 차례 몸소 경험했기 때문이다.

강 대표는 "젊을 때는 내가 공부하면 시장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내가 아는 것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고 미래는 누구도 정확히 예측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투자란 정답을 맞히는 일이 아니라 다양한 가능성에 대비하는 일"이라며 "위험을 과소평가하지 않는 것이 장기적으로 살아남는 가장 중요한 원칙"이라고 덧붙였다.

강 대표는 수십년 간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투자 종목을 발굴하기 위한 자신만의 이론을 정립했다. 그는 나심 탈레브의 '옵셔널리티'라는 개념에서 착안해 세 단계를 거쳐 기업의 성장 가치를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옵셔널리티란 작은 돈으로 무한 업사이드를 확보하는 전략을 뜻하는 말이다.

그는 "어떤 기업이 기존 사업 A와 신성장 동력인 신사업 B와 C를 한다고 했을 때 모든 시나리오가 다 성공할 베스트케이스와 다 실패하는 워스트케이스를 동시에 그려본다"며 "중요한 것은 구현 가능성과 성공 확률에 구애받지 않고 실낱같은 희망이라고 해도 손실 가능성이 제한되면 베팅한다"고 했다.

그의 자세한 투자철학은 한경 프리미엄9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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