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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분간 나홀로 '교리' 설명한 한학자 총재... 이어진 질문에는 묵묵부답

2026.06.12 15:06

[한학자 29차 공판] 한학자 통일교 총재 "나는 권성동에 1억, 김건희에 선물 준 적 없다"
 한학자 통일교 총재(2013년 4월 9일 사진)
ⓒ 연합뉴스

"나에 대한 여러 가지 질문에 관해서는 내 뜻을 밝혔기 때문에 모든 증언을 거부합니다."

피고인이 아닌 증인 신분으로 법정에 선 한학자 통일교 총재의 변이다. 한 총재는 본격적인 증인신문에 앞서 약 10분간 홀로 입장을 밝힌 뒤 이어진 질문에는 침묵했다. 그는 "내가 이 자리에 있게 된 건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이 많은 거짓 사실을 만들었기 때문"이라며 윤 전 본부장에게 책임을 돌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우인성 부장판사)는 12일 오전 10시 10분부터 정치자금법·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한학자 총재와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정 전 총재 비서실장 등에 대한 29차 공판을 열었다.

이날 공판에 피고인이 아닌 증인 신분으로 출석한 한 총재는 환자복과 가디건 차림에 휠체어를 탑승한 채 모습을 보였다. 그는 직접 선서문을 낭독하지 못해 통일교 후계자로 호명되는 손주 문신출씨의 도움을 받기도 했다.

윤영호 탓하더니 입 닫은 한학자 총재

한 총재는 증인 선서 후 재판장을 향해 "내가 한 마디 말해도 되겠냐"며 발언 기회를 얻었다. 그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과 김건희씨를 호명하며 "그들에게 금원이나 선물을 준 적이 없다"고 입을 뗐다. 이어 "윤 전 본부장이 세계본부와 가정연합(통일교)을 대표해 많은 거짓 사실을 만들어냈다"며 "참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나는 권성동에게 1억을 준 적이 없습니다. 대통령 부인 김건희에게도 선물을 한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이 자리에 있게 된 건 내가 믿고 아꼈던 윤영호라는 사람이 세계본부와 가정연합을 대표해서 많은 거짓 사실들을 만들어 냈습니다.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이후 그는 "나는 창조주 하늘 부모님의 꿈을 지상에 이루기 위해 평생을 살아왔다"며 통일교 교리 관련 설명을 했다. 한 총재가 발언하는 동안 윤 전 본부장은 증인석 뒤편에 마련된 피고인석에 앉아 정면만 응시했다. 약 10분간 입장을 밝힌 한 총재는 이어진 윤 전 본부장 측 질문에 "증언을 거부하겠다"는 답변을 되풀이했다.

윤 전 본부장 측은 한 총재의 특검 조사 당시 진술을 근거로 따져 물었다. 이들은 "김건희 여사뿐만 아니라 다른 정치권 인사에게 선물을 한 적이 있다는 취지로 진술하지 않았냐", "윤 전 본부장이 총재 지시 없이 다른 간부에게 업무 지시를 할 수 없다고 말하지 않았냐" 등을 물었지만, 한 총재는 모두 답변을 거부했다.

윤 전 본부장 측 변호인은 "2025년 9월경 윤 전 본부장에게 '한 총재의 (범행) 지시가 없었다', '한 총재는 지시가 아닌 사후 승인을 했다'는 식의 자술서를 써달라고 요구하지 않았냐"고 물었다. 이어 "나도 이 문서를 직접 읽었다"며 "이 부분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냐"고 재차 되물었다. 다만 한 총재는 "(증언을) 거부하겠다"며 이후에는 건강 상태가 좋지 않다고 휴정을 요청했다.

"해외 정치인들은 나를 '평화의 어머니'라고 알아"

 2012년 9월 15일 오전 경기도 가평군 설악면 청심평화월드센터에서 열린 통일교 창시자 문선명 총재 장례식에 참석하고 있는 부인 한학자씨.
ⓒ 권우성

윤 전 본부장 측 질문에는 침묵하던 한 총재가 특검팀 질문에는 잠시 입을 열기도 했다. 특검팀은 "네팔·세네갈 정치인과 어떤 관계였냐"고 질문했다. 그러자 한 총재는 "그들은 나를 평화의 어머니라고 알고 있다"며 "(마키 살 전 세네갈 대통령에게) 하늘이 불쌍한 아프리카를 축복해 주기를 기원하면서 내가 할 수 있는 한은 하겠다고 결심하고 도왔다"고 답했다.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세네갈에 대선 자금을 지원한 것은 불법'이란 말을 들은 적 없냐"는 특검 질문에 한 총재는 "기억하고 싶지 않다. 증언을 거부한다"고 말했다. 이어 "네팔·세네갈 정치 지도자에 대한 선거자금 지원 금액은 어떻게 결정했냐"고 묻자, 그는 "선거자금을 지원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한 총재는 윤 전 본부장과의 관계를 묻는 특검 질문에 "나는 책임자로 쓰는 사람을 믿었다"고 주장했다. 더해 "윤 전 본부장이 한 총재 의사에 반해 무언가를 하지는 않지 않았냐"는 특검 질문에는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날 공판에 김건희 특검팀(민중기 특검)은 남도현·박예주·오세진 검사가 출석했다. 한 총재의 변호인으로는 권오석·류재훈·송우철·이경환·이혁·조하나(이하 법무법인 태평양), 송시현(이하 법무법인 LKB평산) 등 총 7명이 출석했다. 다음 공판은 오는 19일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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