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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들] 병 계급은 줄이고 별 자리는 그대로 둘 것인가

2026.06.12 08:05

(서울=연합뉴스) 김재현 선임기자 = 국방부가 현행 4단계인 현역병 계급 체계를 3단계로 단순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병·일병·상병·병장으로 이어지는 체계에서 이병을 폐지하는 안이 유력하다.

군 계급 개편 논의는 2010년대 초부터 '이병 폐지 3계급', '일병·상병(전역시 병장) 2계급', '이병 폐지·병장 소수화 2.5계급' 등 다양한 형태로 반복되어 왔으나 번번이 계획 단계에 머물렀다. '병사가 호구냐'는 뭇 남성들의 반발이 장애물이었다.

주말 대민봉사 차출된 병사들
(이천=연합뉴스) 신영근 기자 = 2일 경기도 이천시 태풍 피해 복구 작업에 동원된 육군 7공병여단 장병 200여명이 오성리 인삼밭에서 쓰러진 말뚝을 다시 세우고 있다. 2012.9.2


현행 병 계급 체계는 1937년 중일전쟁 이후 일본군이 정립한 4계급 체계를 해방 후 한국군이 그대로 이식한 일제의 잔재다. 창설 초기 우리 군의 병 계급은 이등병·일등병·하사의 3단계였으나, 1957년 육군이 하사를 상병과 병장으로 세분화하며 현재의 4단계가 굳어졌다. 내년에 3단계로 환원된다면 약 70년 만의 변화가 된다.

계급 단순화 논의는 구타 근절 등 병영문화 혁신 차원에서 시작됐지만, 문재인 정부 들어 복무 기간이 18개월(육군·해병대)로 단축됨에 따라 불가피한 과제가 됐다. 동기생활관제 확대 등으로 병사 계급 간 서열보다 역할과 전문성이 중요해진 것도 변화를 부르는 큰 요인이다.

그러나 병사 계급 개편만으로 군 개혁이 완성되지는 않는다. 진짜 질문은 병 계급은 줄이면서 장군의 숫자는 그대로 둘 것인가에 있다. 현재 우리 군 장성은 430명에서 370명 규모로 줄었지만, 저출산으로 병력 자원이 급감하는 추세와는 정반대로 여전히 1970년대 수준에 머물러 있다. 병력 수 대비로는 미국보다 훨씬 많은 수치다.

여기에 이름뿐인 준장과 소장 수가 많고, 사기 진작이라는 명목으로 사단이 2개뿐인 해병대 사령관 또는 장성의 지위를 대장으로 올리려 하는 등 효율성보다는 정치를 우선시하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병사들에게만 효율을 요구하면서 지휘부는 기존 구조를 고수한다면 그 어떤 개혁안도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 진정한 군 개혁은 조직의 가장 아래가 아니라 위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 병사 계급 개편이 지휘부 구조 개혁과 맞물릴 때 AI 시대에 걸맞은 첨단 기술 군대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j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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