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Aview 로고

VIEW

유치원 교원
유치원 교원
코로나 세대가 남긴 강력한 경고에도 반대로 가는 공교육

2026.06.12 10:26

[주장] 정부 종단연구가 확인한 격차, 'AI 맞춤학습'으로는 메울 수 없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지면서 서울시교육청이 유치원과 초등학교 전면 원격수업 전환을 결정했다. 2020년 12월 15일 오전 서울 노원구 화랑초등학교에서 원격 수업이 이뤄지고 있다.
ⓒ 연합뉴스

지난 10일 교육부가 국회에 제출한 한 보고서가 조용히 공개됐다. '학생성장 및 적응체제 구축 지원 종단연구' 3차년도 종합보고서. 8개 시도교육청이 참여해 연 인원 9만여 명, 2699개 학교를 3년간 추적한 정부 차원의 대규모 조사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시기에 학교를 다닌 학생들의 문해력이 떨어졌을 가능성이 확인됐고, 가정 형편에 따른 격차는 더 벌어졌다. 코로나 세대 학생들의 국어 교과역량은 고등학교 1학년 시점에 낮아졌고, 이는 코로나 이전 세대와 비교해 '유의한 차이'였다. 우연한 등락이 아니라는 뜻이다.

비대면 교육은 격차를 줄이지 못했다

보고서에서 확인할 수 있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비대면 교육은 수업을 '전달'할 수는 있어도, 학생들 사이의 격차가 벌어지는 것을 막지 못한다는 것이다.

같은 비대면 수업을 들어도, 집에서 학습을 도와줄 어른이 있는지, 조용히 집중할 공간이 있는지, 끼니가 챙겨지는지에 따라 결과는 갈렸다. 비대면 체제는 이 모든 조건의 차이를 고스란히 학생에게 떠넘겼다.

교육이 본래 하려던 일이 무엇이었는지 떠올려 본다. 출발선이 다른 아이들을 학교라는 공간에 함께 모아, 그 차이를 조금이라도 메워 보려는 것. 비대면은 바로 그 공간을 지웠고, 격차는 다시 벌어졌다.

얻은 교훈과 반대로 가는 교육부

상식적이라면 이 결과에서 대면교육의 회복이 가장 중요하다는 교훈을 끌어내야 한다. 그런데 교육부 정책은 정반대로 가고 있다. 똑같이 '학생이 화면 앞에 혼자 앉는' 구조를, 이번에는 'AI 맞춤형 학습'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해 격차 해소의 해법인 양 홍보한다.

교육부의 방향 설정이 이 모양이니 각 시도교육청의 정책 역시 다르지 않다. 정책에 제대로 참조하지도 않을 연구는 왜 하는지 모르겠다. AI 학습 역시 결국 학생이 홀로 화면을 마주하는 구조라는 점에서 비대면 교육과 같은 한계를 안고 있다.

스스로 학습을 끌고 갈 힘이 있고 집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학생에게는 유용한 도구가 되겠지만, 바로 그런 조건이 부족한 학생에게는 효과가 떨어진다. 그게 누구일지는 이번 보고서가 이미 보여줬다.

기술의 외형을 바꾼다고 격차가 생기는 메커니즘이 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더 우려스러운 것은 기회비용이다. 한정된 교육예산과 행정력이 AI 사업으로 쏠리는 만큼, 정작 대면 교육에 투입되어야 할 자원은 줄어든다.

학급 당 학생 수를 줄이는 데 써야 할 돈이 화려한 기술 도입에 흘러가는 동안, 교육 기회의 불균형은 조용히 더 깊어지고 있다.

잃어버린 것은 '성적'만이 아니다

보고서가 확인한 격차는 정서와 사회성, 신체 건강 전반에 걸쳐 있었다. 코로나로 가정경제에 타격을 입은 가구의 학생들은 교과 역량만 낮은 게 아니었다. 신체 건강, 사회적 역량, 정서를 관리하는 힘 모두 낮았다. 반대로 불안과 우울, 비만율은 더 높았다.

친구와 부대끼며 갈등을 다루는 법, 교실이라는 작은 사회에서 자기 자리를 찾는 법, 불안을 견디고 다스리는 법. 이런 것들은 시험지로 측정할 수 없지만 한 사람이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힘이다. 그리고 이 힘은 화면 너머의 알고리즘이 아니라, 마주 앉은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자란다.

'맞춤형'의 본질은 기술이 아니라 사람이다

진정한 개인별 맞춤 교육은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학급 당 학생 수를 줄이고, 교사가 학생 한 명 한 명을 살필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한 명 한 명의 표정과 결핍과 가능성을 살필 여유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교육부는 학령 인구 감소를 이유로 교원 정원을 줄이고, 과밀학급을 방치하고 있다. 다른 한편에서는 AI로 개인별 맞춤 교육을 실현하겠다고 한다. 맞춤 교육의 핵심 토대인 교사를 덜어내면서, 그 빈자리를 기술로 메우겠다는 것이다. 이런 시도가 어떤 결말을 맞을지는 이미 비대면의 경험이 예고하고 있다.

기술은 좋은 교육을 돕는 도구일 수 있다. 그러나 도구가 사람을 대체할 수는 없다. 코로나 세대가 치른 값비싼 대가를 'AI 맞춤형 학습'이라는 손쉬운 구호로 덮어서는 안 된다. 화려한 신기술이 아니라, 다시 마주앉는 교육으로 돌아가야 한다.

저작권 보호를 위해 본문의 일부만 표시됩니다.

원문 보기 →

댓글 (0)

0 / 1000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유치원 교원의 다른 소식

유치원 교원
유치원 교원
22시간 전
무너진 교권에 ‘참교육’ 드라마 열풍…교사 반응은?
유치원 교원
유치원 교원
1일 전
대전·세종·대구 교권보호위 교사위원 '0'명
유치원 교원
유치원 교원
1일 전
"문해력, 정보 진위 찾는 '생각의 근육'…방치하면 공교육 붕괴" [헤경이 만난 사람-차우규 한국교원대 총장]
sayonbeat
sayonbeat
1일 전
중학교
중학교
1일 전
“문해력, 정보 진위 찾는 ‘생각의 근육’…방치하면 공교육 붕괴” [헤경이 만난 사람-차우규 한국교원대 총장]
유치원 교원
유치원 교원
1일 전
레고랜드, 전국 교사 무료 초청…"강원 지역 관광 활성화"
유치원 교원
유치원 교원
1일 전
유치원 교사가 되고 싶다는 아이에게 [뉴스룸에서]
sayonbeat
sayonbeat
1일 전
중학교
중학교
1일 전
무너진 교권에 드라마 ‘참교육’ 열풍…교사 반응은?
모든 소식을 불러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