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美 SMR에 100조원 투자... 러트닉 美 상무 “미일, 세계 SMR 선도할 것”
2026.06.12 09:40
일본이 트럼프 미 정부와 관세 협상에 따라 진행하기로 한 ’5500억달러의 대미 투자 중 10% 이상인 650억달러(약 100조원)를 미국이 주도하는 SMR(차세대 소형원자로) 사업에 투자하기로 했다. SMR 기술을 선도하고 있는 미국은 일본 자본을 끌어들여, 대규모 원전 증설에 나설 예정이다. 1979년 스리마일섬 원전 사고 이후 정체 됐던 미국의 원전 정책의 대전환을 꾀한다는 계획이다. 일본이 막대한 대미 투자를 통해 미국의 SMR 공급망 구축에 깊숙히 관여하면서, 미국 주도의 차세대 원전 사업에 올라탈 수 있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닛케이신문에 따르면, 이달 초 아카자와 료세이 일본 경제산업상과 러트닉 장관은 온라인 협의를 진행했다. 일본의 5500억달러 대미 투자 틀을 활용해 원자력발전소를 신규 건설·증설하는 방안이다. SMR 투자 내용은 올여름 이후 발표될 일본의 제2·제3 대미 투자 사업에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미국 GE 베노바와 일본 히타치가 함께 추진하는 SMR에 최대 400억달러를 투자하는 방향으로 최종 협의를 진행중이다. 또 미국 신생기업 뉴스케일파워의 SMR에도 최대 250억 달러를 투자하는 계획이 부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원전에 대한 대미 투자는 100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첫 사업은 미국 남부 테네시가 검토되고 있다. 미국 정부는 SMR 인허가 절차를 이미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이와 관련 닛케이와 전화 인터뷰에서 “미국 내에 SMR을 대규모 건설할 공급망을 미일이 함께 구축하고, 그 기술을 세계에 수출할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면서 “소형 원자로 사업에서 세계를 주도하고 싶다”고 말했다.
미국은 스리마일섬 사고 이후 원전 신규 건설이 정체돼 왔다. 2023년 가동한 보글 원전 3호기는 미국 내 약 30년 만의 신규 상업용 원전이었다. 원자로 수는 1990년 112기를 정점으로 현재 약 90기까지 감소한 상황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050년까지 원전 발전능력을 현재의 4배로 확대하는 목표를 세웠다. 2025년 5월에는 소형 원자로 승인 절차 신속화 등을 담은 4개의 대통령령을 발표하고, 2030년까지 대형 원전 10기를 새로 건설하는 계획도 내놓은 상태다. 여기에 일본 자본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원전 정책을 전환해 SMR 중심으로 대대적 확대에 나서려는 배경에는 AI(인공지능) 호황에 따른 데이터센터 증설이 있다.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는 최근 10년간 3배로 증가했고, 향후 5년 동안 다시 2~3배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은 전력 수요에 비해 공급이 최대 20% 부족해질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중국과의 AI 개발 경쟁에 장애가 될 수 있다.
SMR은 대형 원전에 비해 발전 출력은 작지만 공장에서 대량 생산할 수 있고 데이터센터 옆에 설치할 수 있다.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도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2050년까지 300기 이상의 SMR이 건설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러트닉 장관은 또 “데이터센터 건설과 반도체 사업 성장으로 미국은 전력을 필요로 하고 있다”면서 “특히 원전에는 훌륭한 투자 기회가 있으며 미일 양국의 장기적 이익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SMR은 약 20개국에서 개발 계획이 진행되고 있지만, 상업 운전을 목표로 실제 건설이 진행 중인 곳은 중국과 캐나다 등 일부 국가에 한정돼있다.
특히 전 세계에서 최근 10년간 착공된 대형 원전의 90%는 중국산 또는 러시아산이다. 미국과 일본은 차세대 원전인 SMR 공동 투자를 통해 인력과 기술 측면에서 반격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일본 측은 미국에서 투자한 원전이 사고를 일으켰을 경우의 배상 책임을 우려하고 있으나 미국 고위 당국자는 “이것은 미국의 원전 사업이며, 일본에는 배상 책임이 전혀 없다”며 “최종 협상 과정에서 일본 측의 불안을 해소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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