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전
울산대병원 ‘지역완결형’ 암 치료 안착
2026.06.12 11:02
한명월 울산대병원 진료부원장
로봇수술 6500례…암 수술이 절반
당일 촬영·진료 ‘패스트트랙’ 구축
질적 성장으로 수도권 의료격차 해소
로봇수술 6500례…암 수술이 절반
당일 촬영·진료 ‘패스트트랙’ 구축
질적 성장으로 수도권 의료격차 해소
| [울산대병원 제공] |
대한민국 대표 산업도시인 울산은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 전국 1위를 기록하고 있으나 의료 인프라는 열악하다. 총병상수는 전국의 2.2% 수준에 불과하며, 인구 110만명 규모의 대도시 중 일반 진료를 수행하는 공공병원이 없는 곳은 울산이 유일하다. 이로 인해 울산 지역 환자의 25.6%가 타 지역으로 원정 진료를 떠나며, 타 지역 지출 의료비는 연간 3478억원에 달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울산 지역 유일한 상급종합병원이자 권역책임의료기관인 울산대병원이 로봇 보조 수술을 필두로 고난도 중증 치료의 ‘지역 완결형 의료체계’를 구축하며 주목받고 있다. 울산대병원은 2024년 제5기 상급종합병원 지정평가에서 비수도권 의료기관 중 가장 높은 종합 3위를 기록했다.
한명월(사진) 울산대병원 진료부원장(이비인후과 교수)은 헤럴드경제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지역 거점병원의 본질적 역할은 환자가 수도권으로 가지 않아도 사는 곳 가까이에서 신뢰할 수 있는 고난도 치료를 완결하는 것”이라며 “양적 성장보다 의료의 질, 환자 안전과 빠른 회복을 최우선에 두고 시스템을 고도화해 왔다”고 강조했다.
울산대병원은 지난 2014년 다빈치 Xi 로봇 수술 시스템을 도입한 이래 단일공(SP) 시스템을 선제적으로 확대했다. 특히 의정 사태 시기였던 2024년 12월에도 암 환자의 대기를 줄이기 위해 다빈치 SP를 추가 도입하는 결단을 내렸다. 2025년에는 국내 최초로 폐암 진단용 로봇 기관지내시경 시스템 ‘아이온(Ion)’을 설치해 다른 지역 환자까지 유입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현재 울산대병원의 누적 로봇 수술 건수는 6500례를 돌파했다. 올해는 연간 1500건 이상 시행이 예상된다. 전체 암 수술 중 로봇 수술이 차지하는 비중은 이미 56%로 복강경을 넘어섰으며, 비뇨의학과의 로봇 수술 비중은 85%에 달한다.
울산대병원이 시행된 로봇 및 복강경 수술 2965건을 비교 분석한 결과, 로봇 수술은 복강경 대비 개복 전환율 98%, 합병증 발생률 37%, 30일 내 재입원율 7%, 수술 부위 감염률을 18% 감소시켰다. 나아가 13개 암 수술 1907건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에서는 약 12억원 규모의 사회적 의료비 절감 효과를 확인했다.
환자가 서울로 원정 진료를 떠날 때 발생하는 교통비, 보호자 기회비용 등을 고려하면 1인당 첫해 기준 약 240만원의 사회적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
로봇 수술의 가치는 경제적 측면을 넘어 의료 환경의 지속가능성(ESG)으로도 이어진다. 13개 암 수술의 연간 증가분 분석 결과 입원일수는 403일 감소했으며, 이를 이산화탄소 및 의료폐기물 연구 기준에 대입하면 연간 이산화탄소 1만8626㎏, 의료폐기물 2245㎏이 줄어든다. 이는 나무 약 850그루를 심은 탄소 흡수 효과와 같다.
한 부원장은 “근거 기반의 질 높은 진료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환경적 성과가 따라온 것“이라며 “올해 도입한 다빈치 5와 연계해 취약계층 암 환자 치료비와 지역 암 연구를 지원하는 ‘울산 암 통합케어 기금’ 조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한 부원장이 센터장을 겸임하고 있는 두경부갑상선암센터는 지난 2025년 8월 지방 최초로 ‘완전 무흉터 구강절개 로봇 갑상선 수술’에 성공했다. 아랫입술 안쪽만 절개해 목과 가슴에 흉터가 전혀 남지 않는 고난도 술기다. 또한 머리 안쪽 헤어라인을 5㎝만 절개하는 ‘단일공 로봇 헤어라인 접근법’을 직접 개발해 90분 이내 수술 및 수술 후 2일 이내 퇴원을 현실화했다.
울산대병원은 암 환자의 대기 시간을 줄이기 위해 주요 암 검사의 당일 촬영과 당일 진료를 연계하는 ‘패스트 트랙’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 중이다. 한 부원장은 “수도권으로 가지 않아도 지역에서 수준 높은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신뢰를 환자들이 체감하도록 하겠다”며 “첨단 의료와 공공적 책임이 조화를 이루는 지역 의료 모델을 구축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최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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