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 전
삼성 반도체 공사 현장까지 발목…"피해 25% 급증" 레미콘 파업 후폭풍
2026.06.11 16:42
삼성전자 반도체 공사 현장 등 대형 산업시설까지 레미콘 타설이 멈추면서 건설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비노조 용차를 활용한 비상 대응도 한계에 이르면서 파업 장기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현장 피해 확산을 예의주시하면서도 공개 대응보다 물밑 중재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11일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레미콘 휴업 관련 기업애로 지원센터'에 접수된 피해는 이날 오후 3시 기준 대형 건설사 22곳, 105개 현장에서 약 10만㎥의 레미콘 타설이 지연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를 믹서트럭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1만6800대 규모다. 하루 전 15개 사, 89개 현장, 8만㎥였던 것과 비교하면 타설 지연 물량은 하루 만에 25% 늘었고 피해 현장도 16곳 증가했다. 협회는 신고되지 않은 중소 건설 현장까지 감안하면 실제 피해 규모는 훨씬 클 것으로 보고 있다.
건설 현장도 대응 여력이 점차 소진되고 있다. 파업 초기만 해도 레미콘 타설 일정을 앞당기거나 다른 공정으로 돌리는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었지만 현재는 비노조 용차와 직영차량까지 동원하는 비상 대응에 의존하는 상황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초반에는 공정 조정으로 버틸 수 있었지만 지금은 그것도 한계에 이르렀다"며 "용차와 직영차량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지만 장기화하면 모든 현장에서 전면적인 공사 중단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도 일부 현장에서 용차 운행에 차질이 발생한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다만 협상이 한 차례 무산된 만큼 제조사와 운송사업자 양측을 자극할 수 있는 공개 대응에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는 양측을 자극하지 않는 선에서 계속 소통하면서 중재 방안을 찾고 있다"며 "정부가 운송단가를 결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닌 만큼 어떤 방식으로 협상 테이블을 만드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예상보다 장기화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수도권 14개 권역 통합협상을 통해 마련된 잠정합의안이 조합원 투표에서 사상 처음으로 부결되면서 제조사와 운송사업자 간 신뢰에도 균열이 생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레미콘 업계에 따르면 제조사들은 노조 요구를 상당 부분 수용했는데도 잠정합의안이 부결된 데 대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반면 운송사업자들은 인상 수준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양측의 입장차가 쉽게 좁혀지기 어려운 데다 신뢰에도 금이 간 만큼 추가 협상 테이블이 당장 마련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건설업계는 반복되는 운송 갈등의 구조적인 원인으로 콘크리트 믹서트럭 신규 등록 제한 제도를 꼽고 있다. 2009년 이후 18년째 신규 진입이 제한되면서 시장 구조가 경직됐고 운송 거부가 반복되는 구조가 고착화됐다는 주장이다.
대한건설협회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건설기계 수급 조절 제도 개선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협회는 건설기계 수급 조절 검토 주기를 현행 2년에서 1년으로 단축하고 지역별 수요를 반영해 믹서트럭 공급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일각에서 거론되는 배치플랜트 확대 등 대체 공급 수단도 설치에 시간이 필요한 만큼 당장 이번 사태를 해결할 현실적인 대안은 아니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미 현장에서는 조속한 협상 타결 외에는 뚜렷한 해법이 없다는 분위기가 강하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현실적으로는 국토부가 제조사와 운송사업자 간 중재를 지속해 협상이 조기에 마무리될 수 있도록 역할을 해주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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