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정유미 검사장 ‘징계성 인사’ 위법 판단…“재량권 남용, 강등은 아냐”
2026.06.11 16:10
법원 “법무부, 정 검사장 자발적 사직 의도
정 검사장 글은 정치적 논란 우려…부적절”
법무부가 정유미 검사장(대검검사급)을 고검검사급(차·부장)으로 인사명령을 낸 것은 재량권 남용으로 위법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재판장 이정원)는 11일 정 검사장이 정성호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인사명령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법무부는 지난해 12월11일 검찰의 대장동 항소 포기를 비판하는 글을 검찰 내부게시판에 올린 정 검사장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에서 대전고검 검사로 인사 발령을 낸 바 있다. 당시 법무부는 “업무 수행 등에 있어서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공정성에 대한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부적절한 표현으로 내부 구성원들을 반복적으로 비난하여 조직의 명예와 신뢰를 실추시킨 대검검사급 검사를 고검검사로 발령”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법무부가 인사재량권을 위법하게 남용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검찰의 인사 관행상 매우 이례적인 인사로 창원지검장에서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발령 난 지 수개월 만에 이뤄졌다”며 “법무부가 의도한 것은 정 검사의 자발적 사직으로 보인다”라고 판단했다. 이어 “(당시 인사는) 정 검사의 자발적 사직을 유도할 정도의 처분”이라며 “(권리를 크게 침해하는 처분임에도) 정 검사장에게 소명 기회를 부여하지 않았던 점 등을 비춰봤을 때 인사재량권에 일탈 남용의 위법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해당 인사 발령이 법률상 강등에 해당하진 않으며, 대장동 항소 포기에 대한 정 검사장의 반발 게시글은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 검찰청법에서 검사 직급은 검찰총장과 검사로만 구분되는데 같은 직급에서 인사명령이 이뤄진 것이고, 해당 명령으로 직무가 정지되거나 보수가 감액된 게 아니기 때문에 강등은 아니라고 본 것이다. 이어 재판부는 “언론의 자유가 인정되고 검찰 내부 비판이 필요하다 해도 정 검사의 표현이 약간 과격하고 검찰의 조직 통일성을 해할 우려가 있는 등 게시글로 인해 검찰의 정치적 논란에 휩싸일 우려가 있는 점을 비춰볼 때 게시글이 표현의 자유 범위 내에 있다고 단정할 수 없을 정도로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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