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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미 검사장
정유미 검사장
법원 "정유미 검사장 인사, 법무부가 사직 유도한 것"

2026.06.11 16:10

[아이뉴스24 최기철 기자] '대장동 항소 포기'와 검찰청 폐지 등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정유미 검사장을 사실상 강등성 전보 인사조치 한 것은 위법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재판장 이정원)는 11일 정 검사장(현 대전고검 검사)이 정성호 법무부장관을 상대로 낸 인사명령처분 취소소송 1심 판결에서 "피고가 대검검사급 검사인 원고를 고검검사급 검사로 인사발령한 처분은 일부 처분사유가 존재하지 않고 인사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어서 위법하다"며 "인사명령처분을 취소한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먼저 법무부 인사가 '대장동 항소 포기'와 검찰청 폐지 등에 대해 비판적 견해를 표명한 정 검사장의 사직을 유도하기 위한 보복성 인사라는 정 검사장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정 검사장의 인사처분에 대해 "검찰 인사관행상 매우 이례적인 전보인사로, 피고는 원고가 부적절한 처신을 했다는 이유로 인사 처분을 했지만, 원고가 창원지검장에서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발령 난 지 불과 수개월 만에 이뤄진 점 등을 그동안의 검찰인사 실무 및 관행에 비춰 보면 피고가 의도한 것은 원고의 자발적 사직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특히 "원고에 대한 인사처분이 징계에는 해당하지 않지만 자발적 사직을 유도할 수 있을 정도의 침익적인 처분이기 때문에 법의 취지에 따라 미리 이를 통지하고 소명할 기회를 부여해야 했지만 아무런 소명기회도 부여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원고에게 징계사유가 인정된다면 징계절차를 거쳐 징계를 해야 한다"며 "정당한 징계절차도 거치지 않고 아무런 소명기회도 부여하지 않은 채 원고를 하위 보직으로 전보한 것은 법령에 규정된 검사 징계 절차 또는 사전통지절차, 의견제출절차 등을 사실상 잠탈한 것이기 때문에 피고의 원고에 대한 인사 처분은 인사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고 했다.

법무부가 주장한 강등인사 사유도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정 검사장이 이른바 '명태균 공천개입 사건'을 부실수사했다는 혐의를 받는다는 이유로 법무부가 강등인사 조치한 것에 대해 "언론이나 국정감사에서 부실수사 의혹이 제기됐다거나 원고가 피의자로 된 것 만으로는 부실수사 사실이 객관적으로 확인됐다고 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재판부는 다만, 정 검사장이 검찰개혁 등에 대해 검찰 내부 인트라넷에 비판적 의견을 제시한 것은 조직 개선과 발전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장려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단정적이고 과장된 표현들에 대해서는 허용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국민으로 하여금 검찰권 행사의 공정성, 중립성, 신중성 등에 대한 의문을 갖게 해 행정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실추시킬 위험성이 크다"면서 "이는 오히려 검찰개혁에 관한 정치적 논란의 합리적 해결에 지장을 초래하는 것이어서 표현의 자유의 범위 내에 있다고 단정할 수 없을 정도로 부적절한 부분이 있다"고 했다.

재판부는 아울러 검찰청법상 검사를 강등의 징계를 할 수 없다는 정 검사장 주장에 대해서도 "검사의 직급은 검찰총장과 검사로만 구분돼 있기 때문에 검찰총장을 제외한 검사들의 직위를 변경하는 인사발령 처분은 모두 동일한 직급 내에서 이뤄지는 것"이라며 "이 인사를 강등 또는 사실상 강등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법무부는 작년 12월 11일 고위 검찰 간부 인사를 전격 단행하면서 대검 검사급 검사(검사장) 4명을 좌천시켰다. 검찰 폐지를 반대하고 대장동 항소 포기를 비판한 검사장 18명 중 일부였다. 정 검사장은 이들 중에서도 고검 검사(차장검사급)로 사실상 강등됐다. 정 검사장은 검찰 내부 인트라넷인 '이프로스'를 통해 정부의 검찰 폐지와 대장동 항소 포기를 적극적으로 반대해왔던 인물이다. 이튿날 정 검사장은 법무부를 상대로 인사명령처분 취소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정 검사장과 함께 인사처분을 받은 나머지 검사장 3명은 인사 당일 사퇴했다.

/최기철 기자(lawc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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