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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폭발 사고’ 화약 찌꺼기 낀 배관 청소 중 발생 가능성 제기

2026.06.11 15:11

직원 “세척기 배관 슬러지 긁어내다 사고 난 것 같다”
“세척기 배관 자주 막혔다” 진술도
배관 청소는 원래 외부 업체 담당

지난 1일 폭발 사고로 7명의 사상자가 나온 대전 유성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 사고 현장이 처참한 모습이다. 이날 오전 발생한 세척 공정에서 발생한 폭발로 5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연합뉴스

7명의 사상자가 나온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 폭발 사고와 관련, 작업자들이 막혀 있던 세척 장비 배관을 청소하다 사고가 났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11일 대전경찰청 수사 전담팀 등에 따르면, 사고가 발생한 56동 세척 공실 작업 책임자 격인 A씨가 “세척기 배관이 막혀 회사에 수리를 요청해 놓은 상태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측은 화약이 묻은 공구를 세척하는 세척 장비 배관의 청소와 수리는 외부 업체에 맡겨왔다고 한다. 그러나 사고 현장 작업자들이 자체적으로 막힌 배관을 뚫는 작업을 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나오고 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최근 들어 세척 공실 배관이 자주 막혔는데, 배관 안의 슬러지(진흙 상태의 찌꺼기)를 긁어내다 사고가 난 것 같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세척 장비 배관 청소는 외부 업체에서 해왔다”며 “배관이 막혔으면 통상 외부 업체를 불러 작업하지만 급한 상황이었으면 작업자들이 직접 (배관을) 뚫었을 수도 있다”고 했다.

세척 공정 작업은 크게 추진제를 만드는 데 쓰인 공구를 물에 담가둔 뒤, 이를 분리하고, 세척·초음파 설비를 이용해 화약을 씻어내는 단계로 나뉜다. 이 과정에서 배관에 세척액과 섞인 화약 잔류물 등 슬러지가 쌓이는데, 이를 특정 도구로 긁어내는 과정에서 폭발이 일어났을 수 있다는 것이다.

경찰은 사고 현장에서 배관을 긁어내는 데 쓰인 것으로 보이는 도구를 확보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식을 의뢰한 상태다. 작업자들이 평소 이 도구를 써서 배관 내 화약 찌꺼기 등을 긁어내는 작업을 종종 해 온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경찰과 노동청 등은 이 부분을 확인하기 위해 지난 9일 실시한 합동 감식에서 세척 기계 배관과 노즐 안에 남아 있던 잔류물들을 집중적으로 살폈다. 수사 당국은 스프레이 세척 기계로 추정되는 기계 1대와 배관에 남아 있던 잔류물 등 10여 점을 수거해 정밀 감식하고 있다.

사고 원인이 작업자들이 배관을 직접 긁어내다가 발생한 것이 맞다면, 이 작업이 표준작업절차서(SOP)에 명시돼 있는 작업 공정이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안전보건 체계상 사측은 표준작업절차서에 해당 작업 절차를 마련하고 위험성 평가와 교육을 실시할 의무가 있다.

SOP에 없는 작업인데도 현장에서 관행적으로 해오던 작업이었거나, 사측이 해당 작업의 존재를 알고도 관리하지 않았다면 안전 조치를 하지 않은 사측 책임이 제기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본사와 대전사업장 등에서 압수한 서류 등 5400여 점을 확인해 이 작업이 SOP에 포함된 작업이었는지 살펴보고 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참고인의 진술만으로 사고 원인을 단정 짓기는 무리”라며 “입원 중인 중상자가 진술할 상태가 되면 관련 내용을 확인할 예정이고,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 중”이라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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