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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관 HD한국조선해양 사장 "10년 내 조선업 소멸"…생존 위해 제조 AIX혁신

2026.06.11 16:58

김형관 HD한국조선해양 사장이 6월11일 포시즌스호텔 서울에서 열린 한국선급(KR) 창립 66주년 기념 'AI 기반 K-해사 리더십 강화' 세미나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최민지기자]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이대로 가면 한국 조선업은 5년 내 문제가 생기고 10년 안에 소멸할 수 있습니다."

김형관 HD한국조선해양 사장은 11일 포시즌스호텔 서울에서 열린 한국선급(KR) 창립 66주년 기념 'AI 기반 K-해사 리더십 강화' 세미나 기조강연에서 이같이 진단했다. 김형관 사장은 AIX추진실장도 맡고 있다. HD현대는 2025년 11월 AIX 추진실을 CEO 직속으로 신설하고 김형관 HD한국조선해양 사장이 직접 총괄하는 체제로 편제했다.

김형관 사장은 인구사회 구조 변화와 중국 추격이라는 이중 위기 속에서 한국 조선산업 생존 전략으로 플랫폼 기반 제조 AIX(AI Transformation) 혁신을 제시했다. 자동화를 넘어 설계부터 생산·품질·물류까지 플랫폼으로 연결해 제조 환경을 혁신하고 선박의 소프트웨어(SW)플랫폼화를 통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안에서는 인력 문제, 밖에서는 중국 위협 '이중 압박'

이날 김 사장은 조선산업 구조적 한계로 인구사회 구조 변화를 꼽았다. 베이비부머 세대는 은퇴하고 지방 제조업 블루칼라 인력은 부족한 상황이다. 대학 진학률 상승과 수도권 인구 집중 현상으로 국내 생산직 가용 인력은 과거 1960년대 80만명 수준에서 현재 8만명 수준으로 감소했다. 동시에 노무 인건비는 코로나 팬데믹 이전과 비교해 63% 늘었다.

김 사장은 "단순 노무직은 사실상 구할 수 없는 나라가 됐다"며 "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외국인 근로자들을 데려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는 자동화 추진 배경이기도 하다. 김 사장은 2022년 자동화혁신센터를 구축했다.

김 사장은 "3~4년간 외국인 근로자 1만명이 들어와도 기술 문제가 되지 않는 이유는 자동화 덕분"이라며 "자동화 목적은 사람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초심자와 비숙련 인력 기량을 보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조선산업 성장세도 위협적이다. 중국은 국가 주도로 조선산업 생태계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고부가가치 선종과 친환경 선박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인공지능(AI)·디지털전환 확대도 포함됐다. 최근에는 피지컬 인공지능(AI)까지 국가 핵심 과제로 지정하고 100억위안(약 2조원) 규모 발전 기금 조성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김 사장은 "우리가 수주를 못해서가 아니라 이미 국내 조선소는 풀 캐파(Full Capacity) 상태"라며 "그런데 중국은 한국보다 4~5배 많은 물량을 수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격 경쟁력으로 중국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며 "그 길은 우리가 더 빨리 죽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SDV 시대로…지멘스와 조선 전용 플랫폼 개발 막바지 단계

김 사장이 제시한 해법은 플랫폼 기반 제조 혁신이다. 대규모언어모델(LLM)도 아직 조선 설계도면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다. 이에 설계와 생산을 연결할 수 있도록 조선업 디지털 혁신이 필요한 상황으로 판단했다.

김 사장은 "독일 지멘스와 2022년부터 협력해 조선 전용 플랫폼을 개발해 왔으며 막바지 단계에 와 있다"고 밝혔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멘스뿐 아니라 엔비디아·마이크로소프트(MS) 등과도 조선 특화 디지털제조 구축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

설계(PLM)부터 디지털 제조(Digital Manufacturing)·생산·품질·물류·선박 인도 이후 운영 단계까지 플랫폼 기반 설계와 생산 간 데이터를 일관화하겠다는 설명이다. 선박 설계와 생산 공정 전반에 걸쳐 존재하던 데이터 단절 문제를 해결하고 단일 데이터 흐름으로 관리하는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통합 플랫폼이 도입되면 블록 조립·용접·배관 등 주요 조선소 작업을 실제 현장 적용 전 가상 환경에서 미리 검토하고 생산 계획을 최적화할 수 있다.

지멘스는 최근 HD한국조선해양이 2030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 중인 '미래 첨단 조선소(Future of Shipyard)' 프로젝트의 우선 협력사로 선정됐다. 지멘스는 개방형 디지털 비즈니스 플랫폼인 '지멘스 엑셀러레이터(Siemens Xcelerator)'를 HD한국조선해양에 공급한다.

김 사장은 "이 플랫폼이 4차 산업혁명, 빅데이터, 디지털전환, AI전환의 기반"이라며 "공정을 최적화하고 물류를 최적화하며 품질을 투명하게 관리하는 구조가 된다. AI와 함께 지속적으로 고도화하는 형태"라고 말했다.

실제 HD현대삼호는 선박 블록과 크레인을 연결하는 핵심 부품인 '러그' 제작 공정에 로봇과 AI를 적용한 자율제조 시스템을 구축했다. 선박 한 척에는 2000개 이상 러그가 사용된다.

해당 시스템은 핸들링 로봇 3대, 제작 로봇 2대, 재생 로봇 3대를 활용해 절단·정렬·용접 공정을 자동화했다. AI 빈피킹 기술과 디지털 트윈·자율이동로봇(AMR)을 적용해 작업자 개입을 최소화했다. 작업시간은 60% 이상 단축됐고 하루 생산량은 제작 기준 20개에서 60개 이상, 재생 기준 80개에서 120개 이상으로 늘었다.

김 사장은 향후 조선업이 '소프트웨어 정의 선박(Software Defined Vessel)' 시대로 진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스마트십을 넘어 선박 자체를 소프트웨어로 정의하고 독자 기술화해야 중국과 차별화할 수 있다"며 "모든 생산 환경을 시뮬레이션하고 경제성이 검증된 순서대로 자동화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피지컬 AI와 휴머노이드 로봇 발전 속도를 보면 조선업도 충분히 한국에서 생산을 지속할 수 있다"며 "AI와 플랫폼 기반 생산 혁신을 통해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중장기적으로는 해외 사업 확장까지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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