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배관 안 슬러지 긁어내다 사고 났다" 직원진술 확보한 듯
2026.06.11 11:43
사고 현장서 배관 긁어내는 데 사용된 걸로 보이는 특정 도구 확인…경찰, 정밀 감식 중
배관청소, 원래 외부업체 담당…표준작업절차서 명시 여부가 사측 책임 소재 가릴 쟁점될 듯
(대전=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1일 폭발 사고로 사상자가 발생한 대전 유성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의 사고 현장이 처참한 모습이다. 이날 오전 10시 59분 발생한 폭발 사고로 5명이 사망했고, 1명이 전신화상으로 중상, 1명이 경상을 입었다. 2026.6.1 utzza@yna.co.kr
(대전=연합뉴스) 이주형 강수환 기자 = 사망자 5명 포함, 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 폭발사고와 관련해 작업자들이 막혀있던 세척 장비 배관을 직접 긁어내다가 사고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11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은 사고가 발생한 56동 세척공실 작업 책임자 격인 A씨로부터 "세척기 배관이 막혀서 회사에 수리를 요청해놓은 상태였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해당 공정의 세척장비 배관 청소 및 수리작업은 외부 업체에 맡겨왔다.
그러나 막힌 배관 수리가 늦어지며 작업자들이 자체적으로 막힌 배관을 뚫는 작업을 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56동의 세척장비 배관 청소는 외부업체에서 해왔다"면서도 "배관이 막혔으면 통상 업체를 불러 작업하긴 하지만 급한 상황이었으면 직접 (배관을) 뚫었을 수도 있다"고 작업자들이 배관을 직접 건드렸을 가능성도 시사했다.
연합뉴스 취재에 따르면 경찰도 A씨로부터 "최근 들어 세척공실 배관이 자주 막혔다. 배관 안에 있던 슬러지(진흙상태의 찌꺼기)를 긁어내다가 사고가 났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56동 작업은 크게 공구를 물에 담가둔 뒤 분리하고, 세척·초음파설비를 이용해 화약을 씻어내는 단계로 나뉘는데, 이 과정에서 배관에 세척액과 섞인 화약 잔류물 등의 슬러지가 쌓였고 이를 특정 도구로 긁어내는 과정에서 폭발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대전=연합뉴스) 김소연 기자 = 2일 대전 유성구 외삼동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 안으로 소방 차량이 들어가고 있다. 전날 사상자 7명이 발생한 폭발 사고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경찰·소방 등 관계기관 합동 감식이 이날 진행된다. 2026.6.2 soyun@yna.co.kr
사고 현장에서는 배관을 긁어내는 데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도구가 확인돼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식을 의뢰한 상태다.
이 도구는 작업자들 사이에서는 따로 부르는 특정 명칭이 있었을 정도로, 평소 이를 이용해 작업장에서 배관을 긁어내는 작업이 종종 이뤄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과 관계기관은 이 부분을 확인하기 위해 지난 9일 있었던 합동감식을 통해 세척 기계 배관과 노즐 안에 남아 있던 잔류물들을 집중적으로 살펴봤다.
당국은 스프레이 세척 기계로 추정되는 기계 1대와 배관에 남아 있던 잔류물 등 10여점을 수거해 정밀 감식에 들어갔다.
사고 원인이 작업자들이 배관을 긁어내다가 발생한 것이 맞다면, 이 작업이 표준작업절차서(SOP)에 명시돼 있는 작업 공정이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안전보건 체계상 사측은 SOP에 해당 작업 절차를 마련하고 위험성 평가와 교육을 실시할 의무가 있다.
SOP에 없는 작업인데도 현장에서 관행적으로 해오던 작업이었거나, 사측이 해당 작업의 존재를 알고도 관리하지 않았다면 사측이 안전조치를 하지 않은 책임이 인정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본사와 대전사업장 등에서 압수한 서류 5천400여점을 통해 이 작업이 SOP에 포함된 작업이었는지를 살펴보고 있다.
다만 경찰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병원에 입원 중인 중상자가 진술할 수 있는 상태가 되면 중상자 진술도 확인할 예정으로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 중인 상황"이라며 "현장에 있던 작업자 중 현재 유일하게 진술할 수 있는 작업 책임자의 진술만으로 사고 원인을 단정 짓기는 무리"라면서 사고 원인에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왼쪽)이 1일 폭발 사고가 발생한 대전 유성구 외삼동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공장 현장을 방문해 노동부 관계자들에게 사고 원인 조사 관련 당부를 하고 있다. 2026.6.1 [고용노동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swan@yna.co.kr
(끝)- [이 시각 많이 본 기사]
- ☞ "병원이 골든타임 놓쳐 신생아 두 달째 중태" 고소장…경찰 수사
- ☞ '노예 구인'…女청소년들 성 착취물 제작·유포 대학생 송치
- ☞ 조부 살해 20대 여성 구속기소…"방법 검색·범행도구 미리 구매"
- ☞ 쿠팡 정보유출 해커 협박 메일에 '성인용품·속옷' 구매내역도
- ☞ 제주 전통시장서 수학여행 온 여고생들 추행한 50대 체포
- ☞ 스페이스X 직원 4천400명 백만장자, 400명은 1천500억원 '잭폿'
- ☞ '윤창호법 처벌1호' 배우 손승원 5번째 음주운전…징역1년 법정구속
- ☞ 경찰 돌아가자 "죽어라"…여친 무차별 폭행한 20대 징역형 집유
- ☞ "노래 좋아하니까"…지적장애 아내 유흥업소 출근시킨 남편 징역2년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저작권 보호를 위해 본문의 일부만 표시됩니다.
원문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