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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했는데 헬스장 못 쓴다"…신축 아파트 커뮤니티 갈등 확산

2026.06.11 14:58

잠실르엘, 입주 4개월 째 이용 지연
분양 땐 '호텔급 커뮤니티' 내세웠지만
외부 개방·관리비 부담 두고 갈등 반복
"아파트 시설 고급화 이면엔 분쟁 증가"
[이데일리 김은경 기자] “수십억원을 주고 입주했는데 정작 헬스장은 이용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서울 송파구 잠실르엘 입주민들 사이에서 커뮤니티 시설 운영 방식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분양 당시 단지의 대표 강점으로 꼽혔던 피트니스센터(헬스장), 골프 연습장 등 고급 커뮤니티 시설이 입주 후에도 정상 운영되지 못하면서 불만이 커지는 모습이다.

서울 송파구 ‘잠실 르엘’ 아파트 전경.(사진=김은경 기자)
11일 업계에 따르면 잠실르엘에서는 입주민 전용 운영 여부와 이용 기준 등을 둘러싼 의견 차이로 헬스장 운영 방안이 확정되지 못한 상태다. 입주민들 사이에서는 관리비를 부담하는 만큼 입주민 전용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의견과 외부 개방을 통해 수익을 발생시키는 등 보다 효율적인 운영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잠실르엘은 롯데건설이 시공한 1865가구 규모 대단지로 올해 1월 입주를 시작했다. 청약 당시 최고 761.7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10억 로또’ 단지로 불렸다. 지난해 12월에는 전용 84㎡가 48억원으로 최고가를 기록한 바 있다. 특히 고급 커뮤니티 시설은 단지의 대표적인 경쟁력으로 꼽혔다.

하지만 입주 이후에는 커뮤니티 시설 운영을 둘러싼 현실적인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시설 운영 주체를 어떻게 정할지, 이용 자격을 어디까지 인정할지, 운영 적자를 누가 부담할지 등을 놓고 입주민 간 이해관계가 갈리기 때문이다.

커뮤니티 시설을 둘러싼 이 같은 갈등은 잠실르엘만의 문제는 아니다.

최근 신축 아파트 시장에서는 커뮤니티 시설이 집값과 청약 경쟁률을 좌우하는 핵심 상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 건설사들은 피트니스센터와 사우나, 골프연습장, 게스트하우스, 라운지 등 이른바 ‘호텔식 커뮤니티’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실제 운영 단계에 들어가면 이용 기준과 비용 부담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반복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강남구 개포자이프레지던스에서는 커뮤니티 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회원 자격을 놓고 입주민 투표가 진행됐으며 투표 결과에 따라 사우나·실내수영장·피트니스센터·골프시설 이용 대상을 주민등록등본상 실거주 입주민으로 제한했다.

입주민 내부 갈등뿐 아니라 외부 개방 여부를 둘러싼 사회적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서초구 아크로리버파크와 래미안 원베일리는 재건축 사업 과정에서 주민공동시설 일부를 외부에 개방하는 조건으로 용적률 인센티브를 받았지만, 입주 이후 실제 개방 여부를 둘러싸고 입주민 반발이 불거진 바 있다. 외부인 출입에 따른 보안 문제와 시설 이용권 침해 우려 등이 이유였다.

전문가들은 아파트 커뮤니티 시설이 고급화될수록 비슷한 갈등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에는 단순 체육시설 수준에 머물렀지만 최근에는 운영 인력과 유지비가 대폭 늘어나면서 사실상 하나의 사업장처럼 관리해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교통과 학군이 아파트 가치를 결정했다면 최근에는 커뮤니티 시설이 중요한 경쟁 요소가 됐다”며 “분양 단계에서는 장점으로 작용하지만 입주 후에는 운영 규정과 비용 부담을 둘러싼 갈등이 나타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대단지 아파트의 경우 피트니스센터와 사우나 운영에 적지 않은 비용이 투입되는 만큼 관리비 부담 문제가 민감한 이슈로 떠오른다. 입주민마다 시설 이용 빈도와 선호도가 달라 비용 분담에 대한 시각 차이도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커뮤니티 시설이 고급화될수록 이용 자격과 운영비 부담, 개방 범위를 둘러싼 이해관계가 복잡해질 수밖에 없고 앞으로도 신축 아파트에서 비슷한 갈등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며 “결국 입주민들 간 충분한 협의를 통해 합의점을 찾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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