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삼성전자 공사현장 레미콘 타설 포기…'반도체 볼모' 파업 현실화
2026.06.11 09:46
전국레미콘운송노조의 집단 휴업이 나흘째 이어지는 가운데 삼성전자 반도체 공사 현장에서 예정됐던 타설 작업이 결국 취소된 것으로 확인됐다. 그동안 우려했던 수도권 반도체 공장에 공사 차질이 현실화하면서 후폭풍이 커지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수도권 일부 레미콘 제조사들은 이날 오전 휴업 장기화에 대비해 직영 믹서트럭을 활용한 출하를 시도했으나 노조 측과 현장에서 대치했다.
덕원레미콘은 경기도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공사 현장 기둥 공사에 투입할 레미콘 200㎥를 직영 믹서트럭 9대를 통해 출하할 계획이었다. 대왕레미콘 역시 슬라브(바닥판) 공사용 레미콘 210㎥를 직영 믹서트럭 10대를 활용해 공급하기 위해 출하를 요청했다.
하지만 노조 측이 레미콘 생산시설인 배치플랜트(B/P) 인근에서 대치에 나서면서 출하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휴업에 참여하지 않은 직영차를 통한 출하까지 제약을 받고 있다"며 "정상적인 공급 활동에 상당한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삼성전자 공사 현장에서는 이날 오전 9시쯤 예정됐던 타설 작업을 포기했다. 업계는 레미콘 공급 차질이 이어질 경우 이같은 공정 지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레미콘 제조사들은 운송기사들의 휴업에도 주요 산업 현장에 대한 공급을 유지하기 위해 직영 차량과 용차 등을 투입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 공장은 공정 특성상 일정이 촘촘하게 짜여 있어 레미콘 공급 차질이 발생할 경우 후속 공정에 더 큰 영향을 준다.
레미콘은 생산 후 일정 시간 안에 운반과 타설을 마쳐야 하는 대표적인 시간 민감형 자재다. 믹서트럭 운행이 중단되면 콘크리트 타설 일정이 밀리고 이는 곧 공정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 주요 건설현장 곳곳에서 이번 휴업으로 레미콘 타설 일정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업계는 이번 사태가 단순한 운송 거부를 넘어 휴업에 참여하지 않은 차량의 출하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2024년에도 레미콘 출하 차량 진출입을 둘러싼 갈등이 업무방해 혐의로 형사처벌로 이어진 사례가 있어 법적 분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편 전국레미콘운송노조와 제조사 측은 수도권 레미콘 운송 1회당 단가를 4200원(5.5%) 인상하는 내용의 잠정합의안을 마련했지만 전날 진행한 조합원 투표에서 반대 68.3%, 찬성 30.6%로 부결됐다. 노조는 후속 협상을 이어가는 한편 협상이 타결될 때까지 휴업도 계속 이어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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