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시간 전
가수 박상철 첫 시집 ‘허수아비’ 출간
2026.06.11 11:06
‘무조건’, ‘황진이’ 등의 히트곡으로 사랑을 받아온 삼척출신 가수 박상철(대한가수협회장)이 시인 ‘박출’이라는 이름으로 첫 시집 ‘허수아비’를 펴냈다.
이번 시집은 단순히 가수가 문학으로 활동 영역을 넓힌 것을 넘어, 대중가요의 폭발적인 감정을 낮고 단단한 절제된 언어로 벼려낸 결과물이다. 표제작인 ‘허수아비’는 시집을 관통하는 핵심 주제인 ‘비어 있음의 충만’과 ‘견딤의 미학’을 가장 잘 보여준다.
시 속의 허수아비는 바람에 찢기고 부러진 결핍의 존재처럼 보이지만, 오히려 새들에게 자신의 몸을 내어주며 고독 속에서도 무너지지 않고 굳건히 견뎌낸다. 정유지 문학평론가는 이를 두고 “울음을 드러내지 않는 대신, 내면에서 오래 견디는 구조”라고 평가했다.
이 시집에는 일상의 애환과 중년의 성찰을 담은 다채로운 작품들이 수록돼 있다.
금값이 폭등하는 현실 속에서 경제적 가치로 대체된 씁쓸한 현대인의 생존을 묘사한 ‘금값’, 은퇴 이후의 휴식을 정지가 아닌 새로운 ‘인생 학원’의 시작으로 풀어낸 ‘안식년’, 그리고 투박한 사투리로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하고픈 부부의 끈끈한 정을 그린 ‘임자 나랑 가요’ 등은 독자들에게 먹먹한 울림을 선사한다. 이 시집은 독자에게 거창한 위로를 건네지 않는다.
대신 삶의 자리에서 오랜 시간을 견뎌내며 묵묵히 서 있는 ‘허수아비’의 모습을 통해 감정을 배제한 채 견뎌내는 존재의 미학을 담담하게 제시하고 있을 뿐이다. 넥센미디어 刊, 176쪽, 1만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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