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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화천대유 무등록 자문’ 권순일 전 대법관 1심 공소 기각... “위법 수사 해당”

2026.06.11 10:54

서울중앙지법 형사21단독 김대규 부장판사는 11일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의 핵심인 김만배씨가 대주주인 화천대유자산관리에서 고문으로 재직하며 등록 없이 변호사 활동을 한 혐의를 받는 권순일(67·사법연수원 14기) 전 대법관의 1심에서 공소 기각 판결을 선고했다.

권순일 전 대법관이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선고 공판을 마치고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뉴스1

이 사건은 권 전 대법관이 2020년 9월 퇴임 후 대한변호사협회에 변호사 등록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2021년 1월~8월 화천대유 고문으로 활동하며 민사·행정소송 재판의 법률 문서를 작성해주고 대응 법리를 만들어주는 등 변호사 직무를 수행하고 그 대가로 1억5000만원을 수수했다는 게 핵심이다. 2021년 9월 시민단체들이 권 전 대법관을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했고, 사건을 넘겨받은 서울중앙지검은 권 전 대법관을 피의자로 소환해 조사하는 등 수사를 본격화했다. 검찰은 2022년 1월 사건을 경기남부경찰청으로 이송했고, 2023년 9월 “다른 대장동 개발 비리 관련 사건과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사건을 다시 넘겨받았다. 검찰은 한 차례 더 권 전 대법관을 소환 조사한 뒤 2024년 8월 기소했다.

그런데 1심은 이 같은 검찰의 수사가 위법하다고 본 것이다. 문재인 정부 시절 검경 수사권 조정이 검찰의 발목을 잡았다. 2021년 1월 시행된 검찰청법은 부패·경제 등 중요 범죄에 대해서만 검사가 직접 수사를 개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변호사법 위반 혐의는 이에 포함돼 있지 않아 검사가 직접 수사를 시작해서는 안됐다는 게 1심 판단이다. 1심은 “피고인이 고발된 이후 서울중앙지검 검사가 피고인을 피의자 신분으로 두 차례 소환해 조사하는 등 수사를 개시한 건 위법하다”며 “위법한 수사의 연장선인 이 사건 공소 제기는 무효인 경우에 해당한다”고 했다.

검찰은 재판 과정에서 권 전 대법관의 ‘대장동 50억 클럽’ 의혹의 관련 범죄로 변호사법 위반 혐의를 수사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1심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은 “검사가 수사를 개시할 수 있는 범죄는 수사 중인 혐의와 관련된 새로운 혐의를 인지한 경우에만 한정된다”며 “고발장에 포함돼 있던 변호사법 위반 혐의에 대한 검사의 수사권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권 전 대법관은 선고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법을 법대로 선언한 용기 있는 재판부에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정치적 목적을 위해서 법을 왜곡하고 증거를 조작하고 죄를 만들어낸 행태는 더 이상 용납해서는 안 된다. 당국의 진심 어린 사과가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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