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시간 전
배그·아이온이 번 돈, AI에 건다…젠승 황 만난 K게임 두 거물
2026.06.11 10:30
배틀그라운드·아이온2·리니지 클래식이 실적 견인
게임 안 AI부터 AI PC까지…기존 IP 확장에 방점
[마이데일리 = 박성규 기자] 크래프톤과 엔씨가 기존 게임 지식재산권(IP)으로 벌어들인 현금을 바탕으로 인공지능(AI) 경쟁에 나선다.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에 이용자와 함께 싸우는 AI 캐릭터를 도입하고, 엔씨는 PC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의 부활을 발판으로 엔비디아와 게임·AI 협력 가능성을 넓히고 있다.
1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7일 서울 강남구 일대 PC방에서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과 김택진 엔씨 공동대표를 잇달아 만났다. 두 회사의 1분기 실적을 이끈 것은 AI가 아닌 배틀그라운드와 아이온2, 리니지 클래식이었다. 이번 회동은 검증된 IP의 생명주기와 활용 범위를 AI로 확장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 ‘배그·아이온’ PC MMORPG가 만든 실적
크래프톤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조3714억원, 영업이익 561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6.9%, 22.8% 증가한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이다.
핵심은 배틀그라운드였다. PC·콘솔과 모바일, 인도 서비스 BGMI, 중국 화평정영 관련 기술수수료를 포함한 PUBG IP 프랜차이즈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24% 증가하며 분기 최초로 1조원을 넘어섰다.
엔씨는 1분기 매출 5574억원, 영업이익 113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은 55%, 영업이익은 2070%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20.3%다.
엔씨의 반등은 PC 게임이 이끌었다. PC 게임 매출은 318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10% 증가했다. 아이온2가 1368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2월 출시된 리니지 클래식도 리니지 PC 매출 확대에 기여했다. 반면 모바일 게임 매출은 1828억원으로 14% 감소했다.
두 회사가 1분기에 거둔 영업이익은 총 6749억원이다. 다만 두 회사 모두 AI가 당장 실적에 기여한 것은 아니다. 크래프톤은 2017년 출시된 배틀그라운드, 엔씨는 아이온·리니지 계열 IP가 현금창출력을 입증했다.
◇ 배그에는 AI 동료…게임 안으로 들어간 AI
크래프톤은 AI를 배틀그라운드의 실제 플레이에 적용하고 있다. 대표 사례는 이용자의 음성을 이해하고 상황을 판단해 함께 전투하는 AI 캐릭터 ‘PUBG 앨라이’다.
크래프톤은 연내 배틀그라운드 아케이드 모드에서 PUBG 앨라이 베타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자체 게임 특화 멀티모달 모델 ‘라온’도 개발해 음성과 대화, 이미지 처리 기술을 게임별로 적용한다.
장 의장과 황 CEO의 회동에서도 배틀그라운드와 AI 기술이 핵심으로 다뤄졌다. 양측은 엔비디아의 AI PC 플랫폼 ‘RTX 스파크’에서 배틀그라운드와 PUBG 앨라이를 시연했다.
크래프톤의 목표는 배틀그라운드를 단일 배틀로열 게임에서 AI 캐릭터와 이용자 제작 콘텐츠가 결합된 플랫폼으로 확장하는 것이다. 새로운 IP로 배틀그라운드 의존도를 단기간에 낮추기보다 AI를 활용해 핵심 IP의 수명과 이용자 체류시간을 늘리는 전략에 가깝다.
◇ PC로 반등한 엔씨, 엔비디아와 접점 확대
엔씨와 엔비디아의 접점도 PC 게임이다. 황 CEO는 크래프톤 행사에 이어 인근 PC방에서 열린 엔씨의 아이온2 이용자 행사에 참석해 김 공동대표를 만났다.
아이온2는 엔씨의 1분기 최대 매출 게임으로 올라서며 모바일 중심이던 실적 구조를 PC 중심으로 돌려놓았다. 리니지 클래식도 기존 IP와 PC MMORPG에 대한 수요를 다시 확인시켰다.
엔씨는 AI 사업을 별도 법인 NC AI를 중심으로 추진하고 있다. 게임 개발과 운영에 축적한 AI 기술을 피지컬 AI와 산업 영역으로 확장하는 것이 목표다. 엔비디아와도 오랜 그래픽 기술 협력을 기반으로 게임과 AI 분야의 협력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다만 이번 만남에서 구체적인 공동 사업이나 투자 계약이 발표된 것은 아니다. 엔씨가 크래프톤의 PUBG 앨라이처럼 AI를 적용한 신규 게임 서비스를 공개한 것도 아니다. 현재로서는 PC 게임에서 이어온 양사의 협력 관계를 AI 영역으로 확대하려는 단계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만남은 게임사가 단순히 AI를 활용하는 수준을 넘어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는 흐름을 보여준다”며 “결국 관건은 기존 IP와 게임 개발 역량을 AI와 결합해 이용자가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와 수익모델을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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