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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질주에도 게임주는 역주행… 소액주주 집단행동 확산

2026.06.11 06:01

韓 증시 활황에도 게임주는 약세
주주환원정책 확대 압박 커져
펄어비스, 소액주주 집회 예고에 첫 배당 결정
위메이드 본사 직접 찾아가기도


그래픽=손민균

올해 국내 증시가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거침없는 상승세를 이어왔지만, 게임주는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코스피 지수는 연초 4300선에서 출발해 지난달 7000을 돌파했고, 이달 초 한때 8000선도 넘어섰지만, 엔씨를 제외한 국내 게임사 주가는 대부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장기간 주가 부진에 지친 게임사 소액주주들은 주주환원 정책 등을 요구하면서 집단행동에 나서고 있다.

크래프톤·넥슨도 못 피한 게임주 부진

크래프톤의 주가는 지난 10일 전날보다 5.1% 내린 23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 1월 2일 종가 기준 24만8000원이었던 크래프톤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6.5% 하락했다. 대표작 ‘배틀그라운드’의 꾸준한 성과에 힘입어 견조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고, 인공지능(AI)·로봇·자율주행 등 신사업 확장 계획에도 불구하고 회사 주가는 20만~25만원대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신작 흥행 소식이나 빅테크 기업과의 협업 등의 호재도 주가를 끌어올리기엔 역부족이었다. 크래프톤 주가는 이달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의 회동 소식에 장중 급등했다가 상승분을 반납했고, 지난달 출시한 신작 ‘서브노티카 2’의 흥행 소식에 잠시 30만원까지 치솟았다가 다시 20만원대로 내려왔다.

그나마 크래프톤은 양호한 편이다. 다른 게임사들은 주가 하락폭이 더 컸다. 넷마블 주가는 올 들어 19% 이상 떨어졌고, 위메이드는 37% 내렸다. 펄어비스는 신작 ‘붉은사막’의 글로벌 흥행에 따른 1분기 실적 반등에도 주가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올해 3월 ‘붉은사막’을 출시한 이후 한때 주가가 7만7400원까지 치솟기도 했지만, 최근 신작 출시 이전 수준인 3만~4만원대로 되돌아왔다.

데브시스터즈도 지난 3월 출시한 쿠키런 지식재산권(IP) 기반 모바일 액션 게임 ‘쿠키런: 오븐스매시’가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를 내면서 올 들어 주가가 반토막 났다. 연초 3만3200원이었던 주가는 현재 1만4060원 수준이다. 이밖에 일본 라인야후에 인수될 예정인 카카오게임즈(-44.7%), 컴투스(-16.5%), 네오위즈(-23.8%), 시프트업(-12.7%) 등도 일제히 조정을 받았다.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넥슨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일본 증시 활황에도 넥슨 주가는 연초 3997엔에서 이달 10일 기준 2207엔으로 약 44.8% 하락했다. 넥슨이 올 1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2분기 중국 시장 내 주요 라이브 게임의 매출 둔화 전망이 투자 심리에 찬물을 끼얹은 것으로 분석된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게임업계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게임주에 대한 전반적인 기대 심리가 약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주요 게임사 중 엔씨 주가만 올 들어 18.7% 올랐다. 게임보다는 인공지능(AI) 자회사 NC AI를 중심으로 내세운 AI 사업 확대 전략이 투자 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AI와 클라우드 사업을 키우고 있는 NHN도 올 들어 주가가 31.4% 상승했다.

뿔난 소액주주, 본사 찾아가 주주환원 정책 요구

주가 부진이 장기화되자, 게임사 소액주주들은 보다 적극적으로 주주환원 정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펄어비스 소액주주들은 회사가 주주가치 제고와 주가 관리에 소홀하다면서 집회를 예고했다. 펄어비스는 지난 10일로 예정됐었던 집회를 하루 앞둔 9일 장 마감 이후 배당과 자사주 소각·매입을 포함한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했다.

펄어비스는 연간 100억원과 당기순이익의 10% 중 큰 금액을 배당으로 매년 지급하고,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보유 자사주(4.4%) 280만3945주의 중 50%에 해당하는 140만3945주를 소각하겠다고 밝혔다. 창사 이래 첫 배당 소식에 10일 펄어비스 주가는 전날보다 3.9% 오른 4만100원에 마감했다.

데브시스터즈도 소액주주들의 거센 항의에 오는 12일 임성택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주관하는 소규모 주주간담회를 열기로 했다. 지난달에는 신작 흥행 부진에 따른 실적 악화에 대응하기 위해 조길현 대표 등 경영진의 무보수 경영을 포함한 고강도 쇄신안을 발표했다.

위메이드 소액주주들은 지난 2일 경기 성남시 소재 위메이드 본사를 직접 찾아가 자사주 매입·소각과 경영진 보수 제한 등을 담은 ’12대 요구안’을 회사 측에 전달했다. 주주들은 발행주식의 3% 이상 자사주 매입·소각, 신작 ‘나이트 크로우2’ 개발 현황 공개, 2027년까지 임원 급여·상여 인상 제한 등을 요구했다.

업계에서는 소액주주들의 결집과 주주환원 압박이 거세지면서 게임사들도 향후 관련 정책을 강화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실제 일부 중견 게임사들은 선제 대응에 나서기도 했다.

웹젠은 올해 시가총액의 약 20%에 해당하는 900억원 규모의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했고, 10일에는 1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추가 매입하겠다고 공시했다. 컴투스는 연초 발행주식의 5.1%에 해당하는 자사주를 소각하고 148억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네오위즈는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에 따라 2025년부터 2027년까지 3년간 영업이익의 20%를 주주에게 환원한다고 했다. 시프트업은 올 하반기 주주환원 정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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