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자폭드론, 최강 美 아파치 격추… 수상드론이 조종사 구출
2026.06.11 00:47
미 육군의 주력 아파치 공격 헬기가 이란 샤헤드 무인기(드론)에 의해 격추됐다. 최첨단 유인 공격 헬기가 대당 가격이 수천 분의 1에 불과한 무인기에 무력화된 것이다. 바다에 추락한 조종사들은 무인 수상정이 투입돼 구조됐다. 무인 수상정이 실전에서 수색 구조 임무에 나서 인명을 구조한 최초 사례다. 현대전에서 무인·비대칭 전력의 유용성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으로 평가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9일(현지 시각) 트루스소셜에서 “어젯밤 호르무즈 해협 상공을 순찰하고 있던 아파치 헬기 1대가 이란에 의해 격추됐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미국은 불가피하게 이 공격에 대응해야만 한다”고 했다. 이후 미 당국자들은 언론에 익명으로 이란제 샤헤드 드론이 이번 사건의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고, 트럼프도 10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를 확인했다. 트럼프에 따르면 이란의 무인 드론이 아파치 헬기에 충돌해 2명의 조종사 사이에 박혔고, 조종석 내부는 폭발 직전의 드론으로 인해 엄청난 열기에 휩싸였다. 이에 매우 낮은 고도로 비행 중이던 조종사들이 헬기를 몇 초만에 바다로 강하시켰다는 것이다. 미군 아파치가 격추된 것은 2003년 이라크전 이후 처음으로 알려졌다.
아파치는 미군 공격 헬기 전력의 상징과도 같은 무기다. 1991년 걸프전 이후 이라크전과 아프가니스탄전, 중동 대테러전에서 미군 지상 작전의 선봉에 섰다. 전차와 장갑차를 잡는 헬파이어 미사일, 로켓, 30㎜ 기관포를 탑재하고 저고도로 접근해 적 부대와 진지를 타격하는 ‘하늘의 전차 킬러’다. 특히 최신형 AH-64E 아파치는 정찰·감시·타격·지휘 통제 기능을 함께 수행하는 공중 전투 플랫폼에 가깝다. 기체 가격만 450억원에 달하고, 무장·정비 부품·교육 훈련 등을 포함한 실제 도입 가격은 10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이란의 샤헤드 드론은 이른바 ‘가미카제 드론’으로 알려진 자폭 무기로, 대당 가격은 3000만원에 불과하다. 이란은 이번 전쟁 국면에서 샤헤드 수천 대를 앞세워 ‘벌떼 전술’을 구사하고 있다. 샤헤드로 아파치 헬기를 격추한 것은 ‘가성비전(戰)’의 일대 사건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호르무즈 해협 인근 오만만 바다에 추락한 아파치의 승무원 2명은 모두 구조됐는데, 초기 구조에 투입된 장비는 ‘코세어’ 무인 수상정이라고 미 중부사령부는 밝혔다. 지난 3월 처음으로 중동에 배치된 코세어는 길이 약 7.3m, 항속거리 1852㎞ 이상, 최고 속도 시속 약 65㎞인 자율 수상함이다. 바다 위에서 원격 또는 자율 방식으로 운항하면서 감시·정찰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이번에는 바다에 빠진 조종사 2명을 무인 수상정이 먼저 수습한 뒤, 이후 유인 헬기와 합류해 이들을 육상 의료 시설로 이송했다. 추락한 시간이 해 질 녘이었고, 아파치 헬기에 비상 탈출구가 없어 급박한 상황이었지만 구조는 2시간 만에 이뤄졌다.
코세어는 바레인에 본부를 둔 미 해군 제59 태스크포스가 운용한다. 태스크포스 59는 2021년 미 해군 최초로 창설된 인공지능·드론 작전 부대다. 이 부대가 운용하는 무인 수상정 대부분은 정보·감시·정찰 임무에 투입되며, 일부는 기뢰 탐지나 통신 중계 같은 특수 임무도 맡는다. 트럼프는 “수상 드론에 의해 미군이 구조된 것은 역사상 처음”이라고 했다. 악시오스는 “인간과 지능형 군사 장비가 함께 작전을 수행하는 미래 전쟁의 단면을 볼 수 있게 해준다”고 평가했다.
이란 드론의 아파치 격추로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은 다시 시계 제로 상태로 빠져들고 있다. 트럼프는 폭스뉴스에 “이란이 협상 과정에서 미국을 계속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이란 발전소와 교량에 대한 새로운 공습을 지시하는 게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트루스소셜에도 “이란 군대는 완전히 엉망진창으로 중동의 깡패는 죽었다”며 “협상에 너무 오랜 시간을 끌어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썼다.
앞서 미국은 아파치 헬기 추락 직후 이란 방공 시설과 레이더, 통신탑 등을 겨냥해 세 차례 공습을 벌였고, 이란도 바레인 미 해군 제5함대 기지와 요르단 알아즈라크 공군기지, 쿠웨이트 내 미군 시설 등을 겨냥해 미사일과 드론을 발사하며 맞대응했다. 미 중부사령부는 이번 공습을 “아파치 헬기 격추에 대한 비례적 자위 조치”라고 밝혔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미국의 공격이 계속될 경우 더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위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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