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가 북중미 월드컵 1차전에서 반드시 막아야 할 경계 대상 1호는 체코 공격수 파트리크 시크(30)다. 시크는 2025~26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득점 4위(16골)에 올랐고, A매치 26골(53경기)을 터트렸다. 키 1m91㎝ ‘고공폭격기’ 시크는 타점 높은 머리 뿐만 아니라 발도 잘 쓴다. 지난 5일 과테말라와 평가전에서는 왼발슛을 간결하게 골문에 꽂았고 유로2020 공동 득점왕(5골) 당시 스코틀랜드전에서는 45m짜리 초장거리 원더골도 뽑아냈다.
군대 작전통제실의 엘리트 장교를 연상시키는 선 굵고 차가운 외모와 달리, 실제 성격은 그리 ‘시크(Chic)’하지 않다. 그는 미국 댈러스 베이스캠프에서 한국 취재진과 만나자마자 한국어로 “안녕하세요! 간장공장 공장장은 진짜 공장장이야”라는 잰말놀이로 주위를 웃겼다. 소속팀 레버쿠젠의 한국인 트레이너에게 특별 과외를 받은 덕분이다.
체코는 평균 신장 1m85㎝가 넘는 거인 군단이다. 베스트11 중 절반 이상이 1m90㎝에 육박한다. 시크의 백업 공격수 토마시 호리(슬라비아 프라하)도 1m99㎝의 압도적 피지컬을 앞세운 헤딩슛이 위력적이다.
두 팀 다 3-4-2-1 포메이션을 가동하는 만큼, 포지션별 일대일 싸움이 이뤄질 공산이 크다. 특히 한국 중앙수비 김민재(30)가 시크를 그라운드에서 ‘쉿!’ 하고 조용히 시킬 수가 있느냐 승부처다.
1996년생 동갑내기인 두 선수는 사각의 링 위에 오른 헤비급 복서처럼 페널티 박스 안에서 육탄전을 벌일 전망이다. 특히 이번 대회부터 엄격해진 블로킹 규정 탓에 세트피스 상황에서의 거친 몸싸움은 한층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1m90㎝, 87㎏의 탄탄한 체격을 갖춘 김민재는 시크와 비교해도 신체 조건에서 전혀 밀리지 않는다. 여기에 스피드까지 갖추고 있어 시크의 길목을 미리 차단하는 수비에 능하다. 좀처럼 뚫리지 않는 단단함 덕에 현지에서는 그를 ‘철기둥’이라 부른다.
둘은 각각 독일 바이에른 뮌헨, 레버쿠젠 소속으로 6차례 실제로 맞붙었는데, 대부분 소속팀이 좀 더 강한 김민재가 웃었다. 특히 지난해 3월 유럽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풀타임 맞대결 당시, 김민재가 시크를 유효슈팅 1개로 꽁꽁 묶으면서 팀의 2대0 승리를 지켜냈다. 김민재는 시크가 두렵지 않을 것이다.
체코 스리백의 왼쪽 스토퍼인 라디슬라프 크레이프(울버햄프턴·1m90㎝)가 농구 가드처럼 후방부터 볼배급을 한다. 반면 1m90㎝ 오른쪽 스토퍼 슈테판 찰루펙(슬라비아 프라하)은 다소 느리고 둔하다. 박지성 JTBC 해설위원은 “체코 왼쪽 스토퍼는 기량이 좋지만, 중앙과 오른쪽 스토퍼는 민첩성이 떨어지고 돌아가는 움직임이 취약하다”고 짚었다. 손흥민(LAFC)이 뒷공간을 노려볼 만하다.